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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언어 - 평범한 생각을 비범한 기획으로 바꾸는 말의 힘
편은지 지음 / 빌리버튼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나는 첫 직장 신입사원 연수과정에서 '머천다이저(MD)'로 선택되었었다.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업무였는데, 그래도 뭔가 핵심 부서에서 일하게 된 것 같아 사실 좋았었다.
당시 TV나 영화에서 보던 기획자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높은 성과를 내고, 빠른 승진과 높은 연봉을 얻는 인재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경험한 기획 업무는 기대와 완전히 달랐다.
기획은 단순한 창의력이나 순발력의 영역이 아니라...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실행 가능한 최적의 답을 찾아내고 이를 논리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정신적 3D 업무'에 가까웠다.
무엇보다 짜증나는 것은 기획부서가 겪는 어려움을 유관부서에서는 모두 모른다는 것이었다.
시장에 내놓을 상품을 결정하고 생산과 마케팅, 영업 전략 등 모든 것을 결정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자로만 알고 있는 것이었다.
이렇다보니, 기획자(부서)들은 모든 일을 무척 조심스럽게 해야 했다.
국내외 시장조사를 나가면 외부에서 보기에는 단순히 놀러가는 것으로 오해받는 경우도 많았다.
게다가 깊은 고민 끝에 제출한 기획안도 '기존에 있던 방식과 무엇이 다르냐', '어디선가 본 아이디어를 그대로 가져온 것 아니냐'라는 냉정한 평가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진짜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갖은 이유로 안된다고 극구 거부하면서...)
이럴수록 기획자는 스스로 명확한 기준과 중심을 잡고 주도적으로 일해야한다.
내가 생각하는 기획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실행 가능한 구체적 방법을 설계하는 과정'이다.
기획 과정이라고 알려져 있는 문제 발굴, 시장 조사, 타당성 검토 등은 모두 이 방법을 설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일 뿐이다.
기획자의 가장 중요한 업무로 알고 있는 '기획서'는 의사결정자를 설득하는 도구일 뿐이다.
실제 기획의 실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기획서가 아니라...
기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유관부서와의 사전 협의 과정'과 '의사결정권자와의 중간 보고'에 달려있다.
기획서는 완전히 합의가 된 기획안을 문서로 남기고, 보고하는 퍼포먼스용일 뿐이다.
따라서 기획자의 진짜 업무는 정해진 시간 내, 정답이 없는 문제에서 최대한 근사치의 답을 찾아내는 것이다.
게다가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은 덤이다.
만약 내가 찾은 답에 오류가 있다면, 기업은 막대한 돈과 시간을 낭비고, 사업 자체를 접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신입 MD를 교육할 때, 기획자의 업무를 이렇게 정해줬다.
① 무엇이 문제(원인)인지 찾아내야 한다.
② 발견한 문제(원인)을 분석하고, 해석해야 한다.
③ 문제(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목표)을 할 것인지 선택한다.
④ 우리의 현장에서 실행가능한 방법을 찾는다.
⑤ 우리 만의 방법으로 의사결정자와 이해관계자를 설득한다.
+α 직접 실행하고, 증명한다. (나는 여기까지 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어떤 업무든지, 이 기획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실행하라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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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로 살아가다 보니, 기획이란 제목을 가진 책은 그냥 지나치치 못하는 습관이 생겼다.
아무래도 내가 생각하는 기획과 다른 전문가가 생각하는 기획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하는 궁금증 때문일 것이다.
내가 이 책 서평단 모집 포스팅을 보고 즉시 반응한 것도 '기획자의 언어'라는 제목 때문이었다.
'평범한 생각을 비범한 기획으로 바꾸는 기획의 힘'이라는 부제가 뭔가 있어 보였다.
다들 AI로 딸깍하는 세상에 저자는 어떤 인사이트를 가지고 책을 썼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이 책은 내가 생각했던 자기계발서나 경영서와는 좀 달랐다.
본문은 저자 에피소드 중심의 에세이처럼 보이는데...
각 챕터의 마지막 부분(요약?)에는 기획자로써 가져야할 마인드셋(?)을 정리해 두었다.
본문의 저자 에피소드는 읽기 쉽고 간결하게 씌여졌는데,
챕터 마지막 부분(요약?)은 은유적 표현과 수식어가 많아서 그 의미를 잠깐 생각해야 했다.
흠...... 뭐 그랬다.
목차를 살펴보면, 이 책은 크게 4개의 챕터로 구분되어 있다.
첫 번째 챕터는 기획자 자신 만의 명확한 관점을 담은 '자기 말'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다.
두 번째 챕터는 설득의 대상이 가지고 있는 숨겨진 니즈(욕망)를 발견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세 번째 챕터는 대상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먼저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네 번째 챕터는 앞선 3개 챕터의 종합편으로 성공하는 기획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은 저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 중심으로 쉽게 읽히는 책이다.
그리고 각 에피소드 안에는 기획의 본질과 실전 노하우가 담겨 있다.
겉으로는 저자의 직업인 PD의 관점에서 정리한 기획 방식으로 보이지만,
이 책에서 소개한 기획 노하우는 어떤 분야나 산업에서도 통할 수 있는 진리하고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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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챕터에서는 성공하는 기획자가 가져야 할 '자기 말'에 대해 설명한다.
여기에서 설명하는 '자기 말'은 기획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 만이 할 수 있는 말'을 의미한다.
저자는 '자기 말'이라고 표현했는데, 나는 이것을 '콘셉트'이라고 생각한다.
콘셉트은 ‘무엇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어떤 의미로 전달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콘셉트은 업종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표현될 수 있다.
패션 : 콘셉트 맵
영상/영화 : 시놉시스
캐릭터 : 캐릭터 가이드
브랜드 : 브랜드 가이드
광고 : 크리에이티브 브리프 등이 있다.
추상적인 콘셉트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으로 보면 된다.
이렇듯 기획자가 자기 말이 필요한 이유는 설득의 대상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AI시대가 되다 보니 설득의 대상은 이미 수많은 정보와 기존 경험에 노출되어 고정관념과 선입견이 강하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고객(설득 대상)은 이미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이제 더 이상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뻔한 기획으로는 설득 대상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제 기획자 스스로 검증하고 해석한, 독자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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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챕터에서는 설득 대상이 감추고 있는 진짜 욕망(니즈와 원츠)를 발견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결핍이야말로 '최고의 기획 소재'라고 주장한다.
우리 앞에 나타나는 기획의 대상들은 대부분 결핍을 감추고 행복한 것처럼 위장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기획자는 이들이 숨기고 있는 결핍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결핍을 찾아 내는 것으로 그치면 안되고, 치유하는 과정을 설계하라는 것이다.
즉, 기획의 대상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담는 것은 차별점 없는 대중적이고 익숙해서 거부감은 낮지만,
이런 콘텐츠가 반드시 오래 기억되는 것은 아니며 다른 콘텐츠로 쉽게 대체될 수 있다.
반면에 기획의 대상이 가지고 있는 결핍은 사람마다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숨겨진 이야기는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따라서 저자는 기획자를 사람들이 말하지 못했던 욕망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서 말하는 결핍은 고객의 문제(Pain Point)이고 치유하는 과정은 솔루션(제품,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기획 노하우는 어디든 통한다는 예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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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챕터에서는 설득 대상을 이해하는 노하우에 대해 소개한다.
여기에서 저자의 커뮤니케이션 노하우를 공개했는데...
상대의 신뢰를 끌어내는 저자만의 노하우, 즉 속 터놓고 이야기하는 방법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이 책에서 소개한 5개의 질문 만으로 원하는 것을 즉각 얻을 수 는 없겠지만....
상대의 경계심을 허물기 위한 방법, 칭찬을 통해 환심을 얻는 방법, 그리고 개인사에 대한 답변을 끌어내는 방법 등
상대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빌드업으로 충분히 응용할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비즈니스 현장에서 사용하는 인터뷰 질문은 좀 다르다.
최근 이 문제를 언제 경험하셨나요?
그 상황에서 가장 불편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이런 문제는 얼마나 자주 발생하나요?
현재는 어떻게 해결하고 계신가요?
현재 사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무엇인가요?
현재 방법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이나 비용을 사용해 본 적이 있나요?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가장 기대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최근 이 문제 때문에 불편했던 사례를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비슷한 상황이 다시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실 것 같나요?
비즈니스 현장에서 사용하는 질문은 문제를 검증하기 위한 질문이다.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이 책에서 소개한 질문으로 고객의 마음을 발견하고, 인터뷰 질문으로 발견한 문제를 검증하는데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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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자는 '당신의 기획은 타인을 움직이는가?'라고 반문하라고 조언한다.
대부분의 경우, 기획자는 설계자이다.
직접 실무를 뛴다고 해도, 프로덕트 오너 또는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수행하면서...
각 업무 영역별 실무자를 내가 설계한 기획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프로덕트 오너와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을 약간 다르지만,
둘 다 목표를 실제 결과물로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 : 고객과 비즈니스에 가장 큰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만들도록 제품의 방향과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사람
프로젝트 매니저(Project Manager) : 정해진 목표를 정해진 기간과 자원 안에서 달성하도록 프로젝트의 실행을 관리하는 사람
저자는 기획자를 위한 기획이 아니라, 상대를 위한 기획을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설득 대상이 가진 숨겨진 욕망과 가능성을 파악하고,
그들이 무엇을 해결하고, 어떤 성과를 원하는지를 분석하여 전체 판을 설계한 후,
타인을 움직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 기획자의 역할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타인이 목표를 달성하고 성과를 내는 과정' 자체가 성공하는 기획의 기준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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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챕터는 이 책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 오래 사랑받는 기획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일관되게 좋은 기획자는 '자기 말'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기획자가 가진 '자기 말'은 명확한 경쟁력과 차별점이 된다.
기획자 본인의 명확한 관점과 철학이 담긴 '자기 말'을 가질 수 있을때 좋은 기획을 설계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된다.
다음 기획자는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설득의 대상을 이해해야 한다.
그들이 가진 결핍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치유하는 방법을 발견해야 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 진정성 있는 기획이 바로 성공하는 기획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람을 움직이고 오랜 기간 생존하는 기획은 진정성과 명확한 철학이 담긴 자기 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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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기획은 잘 만들어진 기획서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자의 철학을 바탕으로 설득 대상의 결핍을 치유하는 실현가능한 방법을 담고 있는가로 결정된다.
이 원칙은 창업자나 실무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사업계획서나 IR Deck을 작성할 때, 시장 규모와 경쟁사, 제품의 기능을 아무리 많이 설명해도...
왜 이 사업을 해야 하는지 전달되지 않는다면 좋은 기획서라고 할 수 없다.
페르소나 고객을 오래 관찰하고, 직접 만나고, 경쟁 솔루션과 비교하면서 내가 무엇을 다르게 봐야 하는지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계속 검증해야 한다.
처음부터 좋은 솔루션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지속적으로 검증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은 점점 분명해진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기획 업무에 관심있는 학생과 직장인에게 추천하고 싶다.
기획서를 잘 작성하는 방법이나 업무 기술을 공부하기에 앞서, 기획자가 가져야 할 '마인드셋'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기획 업무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이 책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기획의 본질을 다시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스타트업 대표님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가이드를 했는지 뒤돌아 볼 수 있었다.
내가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위해 작성한 강의 교안이나 템플릿 등이 내 기준으로만 작성했던 것은 아닌지...
기획의 본질을 이해하기 쉽게 담고 있었는지...
업데이트를 고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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