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고 싶다”를 만드는 20가지 마케팅 기술 - 잘 팔리는 제품에는 공통된 전략이 있다
하쿠호도쇼핑연구소 외 지음, (주)애드리치 마케팅전략연구소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25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어떤 것을 세상에 내놓고, '팔아야 하는' 숙명을 가진 사람들은 단 하루도 '어떻게 하면 잘 팔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이 질문은 스타트업 대표의 간절함이며, 다음 달 매출 목표 달성에 목이 마른 마케팅과 영업 실무자의 스트레스다.
사실, 고민한다고 해서 딱히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마케팅 환경은 지속적으로, 때로는 급격하게 변화한다.
얼마 전만 해도 '핵심'이었던 플랫폼이나 메시지 전달 방식도 순식간에 '구닥다리'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국내외 수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때론 생존을 위해, 새로운 마케팅 메시지와 채널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성과와 실패를 통해 학습해왔다.
문제는 이 '인사이트'가 다양한 경로(강연, 뉴스레터, 보고서, 그리고 이제는 AI까지)를 통해 너무나 빠르게 전파된다는 것이다.
어제 막 발견한 것처럼 신선해 보였던 아이디어가 고객에게 도달할 때쯤이면...
이미 수많은 경쟁사가 한 번쯤 '시도해봤거나', 이미 시장에 '학습된'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한번 쓴 아이디어는 신선해 보이질 않는다'는 이유로 마케터는 쉽게 결정을 내릴 수도 없어 스트레스가 쌓인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새롭고, 남들이 하지 않았던 방법이 쉽게 떠오르지도 않는다.
유명한 성공 사례를 그대로 가져와서 '나도 한번 해볼까?' 생각하지만, 그 성공이 보장되리라는 확신도 없다.
만약 이 시도가 실패로 끝난다면? 경영진에게서 들어야 할 '엄청난 질타'는 그 자체로도 스트레스다.
더욱 짜증나고, 때로는 분노마저 유발하는 것은 책임 소재 문제다.
많은 조직에서 실무자가 경영진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밤낮없이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면 '경영진의 훌륭한 비전과 전략' 덕분이고, 실패하면 '실무자의 역량 부족으로 망쳤다'는 평가를 받는 불합리한 경우가 넘쳐난다.
이러한 조직 문화 속에서, 우리는 '뭔가 남들이 하진 않았지만, 성과를 확실히 보장할 수 있는 비결'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 '비결'은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를 넘어, 일종의 마케팅 수학 공식처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시장 환경의 변화와 복잡한 소비자 심리, 그리고 무수히 많은 변수들 속에서 과연 그런 '공식'이 존재할 수 있을까...
분명히 그런 것은 없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여전히 '한 방에 터지는 비법'이나 '경쟁사 따라잡는 만능 치트키'와 같은 환상 속의 공식을 찾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의 홍보 문구를 보게 되었는데...
책의 제목과 목차에서 어떤 '성공 공식'이나 '원칙'에 대한 힌트가 있을 것같은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바로 서평단을 신청했고 순식간에 읽어보게 되었다.
◈ ◈ ◈ ◈ ◈

이 책에서 '20가지 트리거'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유도하고 정당화하는 20가지의 구체적인 '마케팅 기술 또는 요소'를 의미합니다.
'트리거(Trigger)'는 방아쇠를 의미하는데...
이 책에선 소비자가 돈을 쓰도록 자극하고, 실제 지갑을 열게 만드는 심리적 에너지 스위치이자 마케팅 전략의 핵심 작동 요소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트리거는 2가지의 핵심 동인을 기반으로 작동하는데,
소비자의 잠재적 욕구(니즈, 원츠)를 자극하는 '구매 심리의 전환'과 실제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구매 여정을 설계하는 것이다.
목차를 살펴보면, 저자는 20개의 마케팅 기술(트리거)를 4개의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1. LOVE (감성) : 제품에 대한 심리적 유대감과 호감을 형성하여 구매를 자극하는 것
2. REASON (이성) : 구매해야 하는 논리적 근거와 합리성을 제공하여 구매를 정당화하는 것
3. BOOST (끌어올림) : 초기 구매 충동을 일으키고, 즐거움이나 욕구를 자극하여 신규 구매를 유도하는 것
4. KEEP (유지) : 구매 후에도 만족감과 연속적인 관계를 유지하여 재구매와 단골화를 촉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20가지의 접근법(트리거)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각 트리거를 소개하는 방식은 설득력을 높이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인 PREP 프레임워크를 적용하고 있는데..
Point (결론/주장) : 내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
Reason (이유/근거) : 결론이 타당한 논리적인 이유
Example (사례/데이터) : 주장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증거
Point (결론 재강조) : 처음에 제시한 결론/주장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논리적 말하기 기법이다.
따라서 각 챕터마다 1.개념정의(P) - 2.배경 설명(R) - 3. 사례(E) - 4. 성공 요인 - 5. 정리(P) 순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 ◈ ◈ ◈ ◈
20가지 마케팅 트리거 중에서 소비자의 '감성(LOVE)'을 자극하여 '구매 욕구를 끌어올리는(BOOST)' 핵심 전략 중 하나인...
'학습 의욕'은 소비자가 '똑똑한 소비'를 지향하고, 자기 계발에 높은 가치를 부여할 때 활요알 수 있는 트리거다.
그리고 '학습 의욕' 트리거는 단순히 제품의 기능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얻는 행위 자체에서 즐거움과 만족(LOVE)을 느끼게 만드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는 인간의 본능적인 지적 호기심과 자신이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감정(자기 계발)과 연결된다.
특히 고관여 제품이나 복잡한 B2B 솔루션 등 구매 리스크가 큰 경우, 제품 구매 전에 '학습 콘텐츠(웨비나, 전문가 칼럼, 백서 등)'를 제공하여
고객의 학습 의욕을 충족시켜야만 구매 전환율이 현저히 높아진다.
고객은 제품을 구매하기 전, 자신이 '이 분야에 대해 충분히 알게 되었다'는 지적 만족감을 얻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부쓰 47' (동물 비스킷) 사례를 소개하는데...
'도부쓰 47'은 단순히 맛있는 과자를 파는 것을 넘어, '동물 단어 공부'*는 교육적인 가치를 결합하여 '학습 의욕' 트리거를 만들어낸 성공 사례다.
국내 사례로는 '커피 테이스팅 키트'와 '커피 교육 콘텐츠'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커피 테이스팅 키트는 일반인에게 '커피 전문가처럼 맛을 감별하고 싶은'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구매의욕을 자극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 ◈ ◈ ◈ ◈
'희소가치'는 소비자의 '이성(REASON)'을 자극하여 '구매 욕구를 끌어올리는(BOOST)' 핵심 전략이다.
이는 인간의 '손실 회피 심리'를 자극하여, '지금 사지 않으면 손해'라는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게 함으로써 즉각적인 구매 행동을 유발하는 트리거다.
희소가치 트리거는 단순히 '제품이 좋다'는 감정적 호소(LOVE)를 넘어, 시간적/수량적 제약이라는 명확한 이유(REASON)를 제시하여 구매를 서두르게 만드는 전략이다.
이는 마케팅에서 흔히 사용되는 FOMO(Fear Of Missing Out,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책에서 사례를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는데...
'라이카 리미티드 베이프 에디션'은 희소가치 트리거의 완벽한 적용 사례로 보면 된다.
고가의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Leica, 기능성과 전문성)'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베이프(BAPE, 트렌드와 희소성)'의 이질적인 만남 자체가 '희소성'을 제공한다.
이 제품은 출시와 동시에 폭발적인 관심과 함께 정가를 훨씬 웃도는 프리미엄 가격에 거래되었고,
소비자들은 카메라의 이성적인 기능(REASON)에 '놓치면 다시는 가질 수 없는 한정판'이라는 희소가치가 결합되어 구매를 서두르게 된 결과로 보면 된다.
하지만 '희소가치' 트리거는 소비자 행동론 교재에도 나오는 익숙한 개념임에도 현실에 적용하는데는 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우리가 가장 자주 보는 '희소가치' 트리거 사례는 '할인행사'라고 할 수 있다.
'할인행사'의 목적은 지금 '특별히 싼 가격'으로 '한정된 시간'에만 판매하기 때문에 구매자들은 '득템'이라는 희열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 제품은 너무나 자주 '할인 판매'를 하거나, '구매 기간'이 제시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소비자들은 '득템'이 아니라 '속았다'라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즉, 소비자는 '할인행사'가 아니라 '가격인하'로 받아들이고, '속았다'는 배신감까지 느끼기 때문이다.

◈ ◈ ◈ ◈ ◈
'프릭션리스(Frictionless)'는 소비자의 '감성(LOVE)'을 자극하여 구매 욕구를 '유지(KEEP)'하는 트리거다.
프릭션리스는 '마찰이 없다'는 의미로, 고객 여정의 모든 단계에서 불필요한 노력, 스트레스, 시간을 제거하여,
고객이 '긍정적이고 즐거운 감정(LOVE)'을 지속적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장기적인 관계(KEEP)'를 유지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KEEP' 트리거는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인데...
이 과정에서 고객이 경험하는 '사소한 불편함(Friction)'을 제거함으로써 고객의 구매 여정 전 과정을 원활히 이어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그런데 프릭션리스 트리거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어야만 한다.
디자인씽킹이나 스타트업 창업 프로그램에서 반드시 수행하는 '고객 페르소나' 설계와 '고객 여정'을 분석하는 것이 바로 '고객의 불편함'을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솔루션(제품, 서비스)이어야만,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일본 다이소의 모바일 앱'을 성공 사례로 소개한다.
일본의 다이소 매장은 상품 종류가 방대하여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찾기 어렵다는 '수고'와 '시간 소모'라는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모바일 앱을 제공하여 스마트폰으로 재고를 쉽게 검색할 수 있게하고, 복잠한 회원가입 절차도 제거함으로써 고객의 편의를 개선한 사례다.
국내 사례는 쿠팡의 '로켓배송'과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를 들 수 있을 것같다.
긴 배송 시간과 복잡한 결제 절차를 제거함으로써, 고객의 '시간과 수고'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 쇼핑의 즐거움과 편리함을 제공함으로써, 타 경쟁 서비스로의 전환을 번거롭게 만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었다.

◈ ◈ ◈ ◈ ◈
'선택권'은 소비자의 '이성(REASON)'을 자극하여 구매 욕구를 '유지(KEEP)'하는 트리거다.
고객이 자신의 구매 결정이 가장 합리적이고 현명한 선택이었음을 지속적으로 확신하게 하여,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재구매를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둔다.
따라서, '선택권' 트리거가 작동하려면 고객에게 '내가 스스로 결정했다'는 통제감과 '가장 좋은 것을 골랐다'는 합리적인 만족감을 제공해야 한다.
이 '선택권' 트리거도 머리로 이해하기는 간단하지만 현실에서 실행하기는 좀 어려운 전략이기도 하다.
고객에게 선택하는 자유를 주면서도, 선택지의 숫자에 압도되지 않도록 제안해야하기 때문에 고객의 심리를 꿰뚫는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책에서는 일본의 '다이코부쓰 간장'을 '선택권' 트리거를 전통적인 제품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로 소개한다.
다이코부쓰 간장은 각 음식에 잘 어울리는 다양한 간장을 소량씩 패키지로 묶어 판매한다.
좋아하는 음식을 고르는 즐거움에 더해 간장 마다의 특징과 사용법을 제공하여 소비자가 스스로 선택하는 즐거움을 제공한 사례로 보면 된다.
한국 사례로는 패션 커머스 플랫폼의 추천 서비스를 들 수 있을 것같다.
소비자의 취향을 분석해서 명확한 콘셉트(트렌드, 분위기, 스타일)의 제품을 추천함으로써, 빠르고 즐거운 쇼핑 경험을 유도한다.
'내 취향에 맞는 선택지'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다른 플랫폼에서 쇼핑할 필요성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다.

◈ ◈ ◈ ◈ ◈
저자는 책의 마지막 챕터에서 20개의 트리거를 하나만 충실히 실행해도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2개의 트리거를 결합하여 사용하면 각각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에 3개 이상의 트리거를 동시에 화룡해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3개 이상의 트리거를 사용하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선 오히려 혼란을 준게 아닐까 한다.
앞서 설명한 '선택권' 트리거에서 너무 많은 선택지는 소비자가 망설이게 한다고 했는데, 유사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실행한다면 결과가 다를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러면 우리는 20개의 트리거 중 우리에게 적합한 트리거는 어떤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다.
저자는 책 말미에 특정 상품 카테고리 또는 판매 채널에 따라 어떤 트리거가 가장 높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지 상위 7개를 정리한 표를 소개했다.
이를 통해 마케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함으로써 성과를 극대화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같다.
다만 이 책의 기준은 일본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검증한 내용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 적용할 때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것이다.

◈ ◈ ◈ ◈ ◈
이 책은 '마케팅 기법 모음집'이 아니라,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체계적으로 해부하고 재조립한 '구매 행동 설계 매뉴얼'로 보면 될 것 같다.
즉,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소비자 행동론'에 가까운 책으로 보인다
이제 마케팅 환경은 '데이터와 알고리즘, 그리고 심리학'이 서로 융합되어 발전하고 있다.
복잡해져만 가는 환경에서 선도기업의 성공 사례를 따라 하는 것만으로 성장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뭔가 획기적인 비법을 찾기 마련인데....
결국, 마케팅의 기본 원칙인 소비자를 이해하고, 소비자의 니즈/원츠를 충족시키는 제품/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20가지 마케팅 기술'을 제대로 실행하기 위해선 소비자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스타트업 창업자, 기업의 마케팅 리더, 상품기획자, 고객 경험(CX)을 설계하는 담당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어떻게 소비자의 심리를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상품기획부터 마케팅까지 폭 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항상 보던 패턴의 마케팅 책이 아니라, 뭔가 새롭게 접근한 방식의 책이라선지 재미있게 읽었던 것같다.
하쿠호도쇼핑연구소의 다른 책도 찾아봐야 겠다.

#마케팅 #마케팅전략 #마케팅기술 #사고싶다를만드는20가지마케팅기술 #하쿠호도쇼핑연구소 #한울 #애드리치마케팅전략연구소 #기획 #경영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