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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30분 회계 - 일생에 한 번은 재무제표를 만나라
박순웅 지음 / 라온북 / 2025년 8월
평점 :
스타트업 대표님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회계와 재무제표에 대한 중요성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아니다,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비용을 들여가면서 세무사에게 기장을 맡기지만, 거기서 끝난다는게 더 정확할 것 같다.
아무래도....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회계보다는 아이템 개발, 시장 개척, 투자 유치 등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에 비해 우선순위가 낮다고 생각할 것이고...
회계는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예 읽어볼 생각 자체를 갖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회계 특히 재무제표는 회사 밖의 이해관계자가 내 회사를 평가하는 기본 데이터로 활용되기 때문에...
대표자는 직접 작성까지는 할 줄 모르더라도, 읽고 이해할 줄은 알아야 한다.
내가 만났던 대표님의 경우, 자본잠식된 것도 확인하지 않고 정부지원사업에 지원했다가 지원조건 미달로 탈락한 사례도 있었다.
평소 재무제표를 살펴보고 분석하지 않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세무사는 주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법규에 맞게 기장을 대행하고 세금을 신고하는 역할 만을 수행하는 것이지,
회사의 문제를 예방하거나 경영 전략을 제시하는 역할은 대표자 스스로 챙겨야 하는 업무인데 이걸 놓친 것이다.
그리고 재무제표와 회계는 금융기관 대출이나 투자 유치 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금융기관 대출 심사 시 재무제표는 기업의 상환 능력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재무제표를 검토하여 현금 흐름이 안정적이고 부채 비율이 낮을수록 대출 승인 가능성과 대출 금액이 높아진다.
투자자도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사업 모델의 효율성을 평가한다.
매출 추이, 비용 구조 등을 분석하여 투자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고,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를 통해 사업의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검토한다.
회계가 마냥 어려운 것은 아니다.
회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을 진단하고 재무비율을 분석하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다.
나 또한 회계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재무제표와 재무비율을 통해 스타트업을 진단하고 컨설팅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기업의 숨겨진 문제점을 발견하고, 더 나은 의사결정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그리고 내가 회계를 공부하는 방법은 (읽기 쉽고, 간단하게 설명한) 책을 읽는 것이다.
공부한 내용을 슬라이드로 만들어 강의나 멘토링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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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이전에 읽었던 '스타트업 30분 회계 개정판'을 통해 저자에 대한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스타트업 30분 회계 개정판'에서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수 있는 회계원리와 재무제표를 쉽게 풀어냈고,
스타트업이 실제 겪을만한 이슈를 사례로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한 점이 내 취향에 맞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케일업'이란 제목이 성장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에게 적합한 회계 노하우 같은 내용이 담겨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은 내 예상과는 살짝 달랐다.
오히려 회계 입문서에 가까운 구성으로 되어있다.
물론 그 만큼 이해하기 쉽게 씌어진 책으로 보면 된다.
특히, 배경지식이 전혀 없어도 이해하기 쉽다.
저자의 내공이 보이는 책이다.
목차를 보면...
Part.1은 회계를 처음 접하는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위한 '입문편'으로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의 기본 원리를 소개한다
Part.2는 스타트업의 필수 지식인 '자본 조달'에 관련한 내용이다.
Part.3은 재무상태표와 관련한 회계 이슈를다룬다.
Part.4는 손익계산서와 관련한 회계 이슈를다룬다.
통상 재무제표는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를 말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를 중심으로 설명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현금흐름표'에 대한 내용은 적은 편이다.
아무래도 '현금흐름표'는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의 정보를 종합하여 작성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아서인 듯 하다.
즉, 복잡한 내용을 한 번에 모두 다루기 보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부터 쉽게 익히게 하려는 저자의 의도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만 충분히 이해해도, 기본적인 회계 원리와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즉,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가 회계를 공부하는데 있어서 가장 필수적이면서 실용적인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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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2에서는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자본에 대한 회계처리 이슈를 설명한다.
이 부분은 투자유치 전략 강의할 때, 반드시 설명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본은 단순히 재무상태표의 한 항목이 아니라, 기업의 재무적 건강과 지속 가능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은 '내 돈(자본)'과 '빌린 돈(부채)'을 합쳐 자산(현금, 제품, 비품 등)을 확보하고 사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당기순이익)은 자본을 증가시키고, 손실(당기순손실)은 자본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기업의 자본은 사업 활동에 따라 늘어나거나 줄어들게 된다.
지속적으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 기업의 자본은 점점 줄어들고 결국 자본잠이 때, 식 상태에 이르게 된다.
부분 자본잠식은 누적된 손실이 자본금보다 적지만, 자본금이 줄어들기 시작한 상태를 의미하고...
완전 자본잠식은 누적된 손실이 자본금보다 커져 자본총계가 마이너스가 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현실적으로 기업의 존속을 장담하기 어렵고, 청산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즉, 기업이 망할 수도 있다는 신호다.
대표자가 회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재무제표를 직접 분석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손실 발생 패턴을 조기에 발견해야만...
기업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 계산하고, 대출이나 투자 유치와 같은 자금 조달 방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오지 않지만, 재무제표는 위기를 알려주는 경고등 역할을 한다.
그리고 대표자가 이 경고등을 빨리 알아차릴수록 더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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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도식화가 많지 않는데...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의 유기적인 관계를 도식화한 이미지는 재무제표의 각 항목연 관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정리되어 있다.
재무상태표의 '자산' 항목은 기업이 소유한 모든 자원, 즉 '재산'을 나타내는데.
이 자산은 '부채(남의 돈)'와 '자본(내 돈)'으로 구성된다.
수긱으로는 '자산 = 부채 + 자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손익계산서에서는 맨 아래에 있는 '당기순이익(손실)'이 재무상태표의 '이익잉여금(결손금)'으로 연결되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정리하면....
손익계산서는 일정 기간(예: 1년) 동안 기업이 얼마나 벌고 썼는지를 보여주는데, 매출액에서 매출원가, 판매관리비, 법인세 등을 제외하여 최종적으로 당기순이익(손실)이 산출된다.
재무상태표는 특정 시점의 기업 재무 상태를 보여주는데, 손익계산서에서 발생한 당기순이익은 재무상태표의 이익잉여금 항목에 더해지고, 당기순손실은 결손금으로 기록되어 자본을 감소시키게 된다.
앞서 설명한 자본잠식은 이와 같이 결손금의 누적으로 발생하는 이벤트로 보면 된다.
이를 통해 재무제표는 분리된 개별 서류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기업 스토리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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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3는 재무상태표와 관련된 회계 이슈를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서 개인적으로 소개하고 싶은 부분이 매출채권에 대한 내용이다.
B2C와는 달리 B2B에서는 제품을 납품과 동시에 납품대금을 바로 주질 않는다.
대부분 일정 기간동안의 납품실적을 합산해서, 경영진 내부 결제를 받고 납품대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거래한 업체가 (일시적으로) 현금이 부족해서 제때 돈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경우 납품시점과 납품대금 지급시점에 시차가 발생하게되고, 우리 회사에서는 이는 매출채권으로 인식하게 된다.
즉, 매출채권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한 후, 아직 돈을 받지 못한 외상 매출금을 의미한다.
그런데 문제는 매출채권을 100% 회수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판매한 대금을 전부 받는게 원칙이지만, 여러 거래처와 거래하다 보면 대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보니...
매출은 발생했지만, 그 돈이 제때 들어오지 않아 운영 자금이 부족해지고 심지어 망하는 경우도 있다.
매출채권이 늦어져 현금흐름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결국은 흑자도산에 빠지는 것이다.
여기서 설명하는 '매출채권연령분석표'는 회수가능성과 현금흐름을 진단하기 위해 활용하는 도구다.
재무제표 분석 만으로는 나타나지 않는 숨겨진 리스크를 찾아내기 위한 도구로 보면 된다.
참고로 이 책에서 소개하는 '매출채권연령분석표'는 회계(재무) 담당자 기준에서 작성한 것이다.
실제 매출채권을 관리하는 영업(기획)부서에서는 이 양식에...
매출액, 입금액, 잔액, 회수율, 회전율 등을 추가해서 종합적으로 관리한다.
그리고 이 자료를 토대로 영업사원(대금회수 담당자)의 핵심성과지표(KPI)가 설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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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4는 손익계산서와 관련된 회계 이슈를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만은 대표자들이 헷갈리는 부분인 수익인식 기준에 대해 설명한다.
2024년 쿠팡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실적을 비교해보면....
쿠팡 : 거래액 추정치 - 약 55조 861억 원, 매출액 - 약 41조 2,901억 원
네이버 스카트스토어 : 거래액 추정치 - 약 50조 3,000억 원, 매출액 - 약 10조 7,377억 원
이렇게 거래액은 5조 차이인데, 매출액은 30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난다.
매출액의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은 쿠팡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비즈니스 모델 차이로 인한 수익 인식 기준 때문이다.
즉, 쿠팡은 직매입 기반의 '소매업' 모델(직접판매+오픈마켓 수수료)이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오픈마켓 기반의 '중개업' 모델(오픈마켓 수수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매입 비중이 높은 쿠팡은 거래액과 매출액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 것이다.
정부지원사업 심사를 가보면, 플랫폼 비즈니스의 중개수수료 모델임에도 거래액을 매출액으로 발표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이러면 아무래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워진다.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것은 준비가 부족한 대표자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스스로 수익인식 기준을 점검해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수록했다.
좋은 접근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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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 정부지원금 회계처리 방법이다.
이 회계처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재무제표가 완전히 바뀌게 되는데... 현실은 기장 세무사에게 그냥 맡긴다.
지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만, 어떻게 재무제표에 반영할지는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정부지원금 회계처리 방법에 대해 적용방법과 결과를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정부지원금은 통상 3가지 방법으로 회계처리를 한다.
① 영업외수익 반영 : 지원금을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과 무관한 '영업외수익'으로 처리하는 경우이고, 이때 영업이익은 그대로인 반면, 당기순이익은 지원금액 만큼 증가(+)한다.
② 영업비용(관리비)으로 차감 : 지원금을 R&D 비용 등 특정 영업비용에서 차감하는 경우이고, 비용이 줄어들면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하게 된다.
③ 매출에 반영 : 지원금을 매출로 인식하는 경우이고, 지원금 만큼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한다.
다만, 정부지원금을 매출로 인식하게 되면, 오히려 매출 외형을 부풀리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기업 '본업'의 영업 성과를 확인하길 원하는데 지원금이 매출에 포함되어 있으면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지원금의 회계 처리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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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회계와 재무제표는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고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핵심적인 경영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당장의 생존을 위해서 아이템 개발과 시장 진입에 모든 에너지를 쏟느라, 회계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마주해야 할 중요한 영역 중의 하나가 바로 회계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예비)창업가와 바쁜 스타트업 대표님들에게 특히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회계와 재무제표를 쉽게 풀어냈고, 스타트업이 반드시 알아야 할 회계 이슈들을 현실적인 사례를 통해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회계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스타트업 대표자가 직접 재무제표를 검토하고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느낄 수만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문제가 무엇인지 먼저 볼 줄 알아야, 전문가에게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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