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백년 가게
이인우 지음 / 꼼지락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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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2013년 까지 KBS에서 "100년의 가게"라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방영한 적이 있었다.

첫 편을 보고 뭔가 배울게 있는 듯 해서... 전편을 본방 시청을 했고,

"백년의 가게"라는 책도 시리즈로 구매해서 읽어 봤었다.


당시는 직장생활을 할 당시인데, 모든 회사가 마찬가지겠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기 였다.

경영진으로 부터 정체되어 있는 매출, 브랜드 파워 등등...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해야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을 때 였다.

특히, 나름 핵심이라는 상품기획부서를 맡고 있다보니, 새로운 기획이 항상 필요했었다.

그러던 중에 "백년의 가게"를 보면서,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결론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란 당연한 이야기였다.



이번에 읽어보게 된 "서울 백년 가게"는...


제목을 보자마자 예전에 봤던 "백년의 가게"가 떠올라서 서평단 신청을 했고, 읽어보게 되었다.

경영지도사로써 소상공인 컨설팅을 하게 되면, 뭔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듯 했고...

가까운 곳에 백년이나 된 노포가 있었다니... 그것도 궁금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역시나 100년까지는 아니고... (1920년대 ~ 1990년대 설립한...)

"100년을 지향하는 가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 안에 숨은 이야기들은 범상치 않았다.

아무래도 격동의 세월을 지나왔던 우리 현대사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가게였고,

언제라도 맘만 먹으면 가볼 수 있는 곳이라 친숙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책엔 총 24개의 노포가 소개되어 있는데... 나는 "낙원악기상가"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 이유는 작고하신 아버지와 나, 단 둘이서 함께 가 본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당시, 나의 아버지는 당시 전북 익산에서 악기점을 운영하셨었다.

이따금 주문이 들어오면 낙원상가에서 악기를 들여오곤 하셨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그 날은 일요일이었다.

갑자기 전화를 하셔서, 낙원악기상가에 같이 가자고 하셨다.

악기 구매를 한 후, 미아리 인근에서 아버지 친구분과 저녁을 같이 하고, 여관에서 아버지와 같이 묵었다.

지금 생각하면... 집 떠나서 아버지와 나, 단 둘이 자본 것은 그 때가 유일했던 것 같다.

아버지는 오랜만에 만난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셨던 것 같은데... 당시 나는 그걸 몰랐었다.

거의 모든 아들 들이 그렇듯이 나 또한 무뚝뚝했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버지를 혼자 남겨 두고, 회사로 출근을 했었다.

그 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니, 아버지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이 지금은 후회가 된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을까...

나 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다보면, 많은 독자들도 가게에 얽힌 추억이 떠오를 것이다.

그 만큼 우리 곁에 있는 친숙한 가게들이 소개되어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들어가는 말을 보면...

이 책은 "한겨레 신문" 금요 섹션 <서울&>에 연재된 기사를 다듬어서 단행본으로 엮은 책이라고 한다.

구글에서 검색해 보니... "이인우의 서울 백년 가게"가 검색이 되었다.

그리고... 책을 읽은 후, 여기 나온 가게들을 한 번쯤은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내가 살고 있는 서울에 가까이 있는 역사적인 의미있는 장소들이란 생각에...

"구글 내 지도"에 소개된 가게들을 모아봤다.

근처에 갈 기회가 있으면, 한 번 씩은 들러 볼 계획이다.

특히, "낙원악기상가"는 꼭 가 볼 생각이다.


나는 주로 경영서 내지는 자기계발서를 주로 읽는다.

뭔가 배울 것이 있거나 매뉴얼처럼 비법을 가르쳐 주는 책들을 위주로 읽었는데...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에세이를 읽은 것 같다.

아마도... "한 번은 가본 곳"이었고... "누군가의 추억"이 남아 있는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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