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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스토밍에서 벗어나자! - 새로운 아이디어의 발상! 내일이 달라지는 9가지 사고 방법
노병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11월
평점 :
나는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상품기획자(MD)로 일해왔다.
그렇다보니...
항상, 상품 또는 프로세스 혁신에 관한 아이디어를 발굴해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다.
사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그리 쉽게 나오는 것도 아니고...
회사는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주지도 않는다.
공장에서는 분임조 토의네 뭐네 하면서 아이디어 경진대회도 하지만, 딱히 눈에 띄는 아이디어도 없다.
많은 아이디어 발상 방법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브레인 스토밍이다.
이해하기 쉽고, 간편하고, 준비물도 많지 않으니까...
실제 회의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이 책에 자세히 나온다. 소름끼치도록 정확히 내가 직장에서 겪은 사례와 똑같다...
① 모든 부서장들이 회의에 참석한다.
② 회의를 주재하는 임원이 브레인 스토밍 시작을 알린다.
③ 아이디어가 안나온다.
④ 모든 부서장들이 차례로 억지로 짜낸 아이디어를 말한다.
⑤ 그 중, 한 두가지 아이디어에 의견이 모인다.
⑥ 회의를 주재하는 임원에 의해 실행 아이디어가 결정된다.
⑦ 그 아이디어의 기안자가 등떠밀려 (뜬구름 같은 콘셉만 가지고...) 일단 실행한다.
항상 이러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물론 그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가장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긴 하다. (그러니까 매력적인 아이디어를 냈겠지...)
그런데, 그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한 업무량 조정이나 지원은 없다.
성공하면, 훌륭한 아이디어를 알아본 임원의 공(功)이고...
실패하면, 훌륭한 아이디어를 망친 부서장의 과(過)이다... ㅠㅜ
모든 조직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조직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브레인 스토밍을 벗어나자!"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가진 이 책의 대략적인 내용은...
브레인 스토밍을 하되, 체계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무작정 내뱉는 아이디어는 단순한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즉, 가치가 없다.
반면에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도출된 아이디어는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
이 책에선 "체계적인 프로세스"가 어떤 것인지를 이론과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사례 자체는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한 제품을 가지고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아이디어 발상에 관한 공부를 많이 한 독자들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체계적인 프로세스"가 어디선가 본 듯한 것이 많을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아이디어의 구성(Concept + How to)은 사이먼 시넥의 골든 써클(Why, How, What)을 생각나게 한다.
단순히 아이디어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실행방안까지 나와야만 올바른 아이디어란 의미이고...
골든 써클은 Why에서 시작하고, How는 Why를 실현시키는 행동이며, What은 실행의 결과물이란 의미다.
결국, 실행이 제품/서비스의 콘셉보다 중요시되고, 믿음/목적이 실행보다 중요하는 의미이다.

세분화의 원리는 디자인씽킹에서 고객을 관찰하고 공감하기 위한 툴인 고객여정지도와 의미가 유사하다.
고객 여정지도란, 고객이 어떤 일을 하는 모든 프로세스를 작게 잘라서 관찰하고, 그 중에서 불만족인 부분(고객의 문제)를 찾아내는 툴로
시간/공간/특성을 세분화하는 세분화의 원리와 개념면에선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벤치마킹의 원리는 크로스오버 아이디어라는 책에서 나오는 개념과 유사하다.
크로스오버 아이디어에서는 아이디어를 자신이 속해있는 산업이 아닌 다른 산업에서 차용해와서 자신에 맞게 적용하여 혁신하라는 내용이다.
자신이 속해있는 산업에서의 차용은 표절로 흐르기 쉽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다른 산업의 혁신을 벤치마킹하는 의미다.

파라미터의 원리는 개선방법을 찾는데 있어서 누락시키는 부분이 없게 하란 말인데...
이건 MECE와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문제 해결의 원리도 먼저 문제를 정의하고, 원인을 찾고,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인데...
디자인씽킹 5단계 중, 1~3단계와 정확히 일치한다.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아이디어 개발 방법론등이 있지만...
실제 자신의 사례에 활용하고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이 책은 저자만의 방법론으로 체계화시키고 실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친절한 사례를 들어 구성한 점에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책에 대한 내 생각은...
상당히 방대한 분량의 프로세스와 아이디어 개발 방법론을 한 권에 요약해놓은 느낌이다.
실제, 이 책에서 소개한 사례들의 경우도...
결과를 먼저 접했으니까 아이디어 개발 프로세스가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상당기간 관찰과 연구,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완성된 사례만 보고 쉽게 생각할 것만은 아니다.
이 책의 유용성을 검증해 보려면...
자그마한 개선(?) 프로젝트라도 실제 적용해봐야만 할 것이다.
오랜만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어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