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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종이들 - 사소하고 사적인 종이 연대기
유현정 지음 / 책과이음 / 2022년 5월
평점 :
정말 사소하고 사적인 종이 연대기는 처음 책을 들었을때 여백을 떠 올리게
했다. 각 종이가 가지고 있는 여백, 말 없음,침묵, 고요,
나의 종이들을 읽으면서 여백이 아닌 모든 종이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고
종이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쇄소를 운영하며 지금도 종이와 함께
하는 연대기를 기록하는 사람으로 만나 볼 수 있다.
세상이 많이 빨라졌다.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오히려 종이위에 글을 쓰면 아나로그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빠른 세상이라 우편물은 메일로, 다이어리는 스마트폰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 내용들은 이미 감정이 사라진 글들이 오고 가고 종이위에 사각거리며 쓰던 그 감촉은 이제 하나하나 글자를 눌러 키보드의 딱딱함이 손가락에 전달 될 뿐이다.
미미의 집이 갖고 싶었고 우표 수집을 위해 용돈을 쓰고 친구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고 받으며 성장해온 저자가 공감도 가면서 애틋하다. 아마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으로서 그때의 따뜻한 추억들이 많아서 인가 보다.
필기를 하는것이 귀찮아지고 메모도 흘려 써 나중에 어떤 글씨인지 알아보지도 못하는 정도가 되어서야 다시 마음을 다 잡게 된다. 저자는 좋은 어른들을 많이 만났다. 그림을 그리게 도와주고 글을 쓰게 해 주던 목사님 부부, 먼저 손을 내밀어 주시던 선생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던 서예 학원 등 종이와의 만남은 모두 달랐지만 가장 흥미로운 탐구 대상이 될수 있다는것은 빈 종이는 그것대로 활자화 되어있는것은 또 그 나름의 울림을 주는 것을 알수 있다.
종이와의 대화, 그로 인해 부정의 감정을 없애는 방법을 저자는 스스로
경험하며 알려준다.
종이 루틴중에 필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글을 쓰는 느낌, 정말 필요없다고 느껴지는것이 필사였는데 저자도 그런 생각을 한적이 있다 해서 감동을 받았다. 나만 그런것은 아니구나. 책을 처음 들었을때 이 책을 읽고 나면 문구점에 달려갈지도 모른다는 추천사 처럼 누군가에게 소중하게 쓰여진 글들이 독자들에게 까지 전달되어 오기까지 그 시간들이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이 깨우침을 주려고 왔던 것으로 느껴진다.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문구점에서 나의 종이들과 내 필기구들을 다시한번 종류별로 골라봐야 겠다.
책을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후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