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할 권리 책고래숲 8
최준영 지음 / 책고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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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책추천♡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가난할 권리>
결핍이 쏘아올린 기적의 인문학


사람이 사는 것은 자기 자신 때문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고, 스스로를 위하여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마음곁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음으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사람들 사이에 사랑과 정을 나누지 못하고 산다면 삶의 의미를 잃고 사는 것이 된다.


<가난할 권리>최준영의 낮은 곳의 인문학
결국은 사람이다. 사람이 남는다


최준영 작가의 별명은 '거지교수'부터 시작해서 '거리의 인문학자'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결핍으로 시작했지만 꿈과 희망을 품었기에 <가난할 권리>에서 마음껏 쏟아낸 숱한 사연들이 생겼으리라.


이 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빌어 '사람 최준영'의 녹진한 사람냄새를 풍긴다.
그야말로 결핍이 쏘아올린 기적의 인문학이 폭죽처럼 빛을 발하는 중이다


궁핍함 속에서 더 어려운 사람들의 사정을 모른척 할 수 없는 선한 심지때문에 홀로 감당해야 했던 그의 삶, 남들이 가지 않는 진흙같은 길에 발을 성큼 담그는 성정 때문에 겪었을 경제적인 고통, 지름길도 있었겠으나 언제나 사람이 있는 곳을 돌고 도는 에움길의 고요함, 수많은 외로움의 시간들이 진솔하고 뭉근하게 다가온다.


열심히 일하던 가장들이 일자리를 잃고 가정을 등지고 거리에 나서 노숙인이 되거나, 성숙하지 못한 청춘의 덫에 걸려 사회로 나오는 기회마저 박탈당하는 탈선 청소년, 미혼모들에게 인문학을 오랜시간 전해 온 최준영 작가님.

<가난할 권리> 이야기들은 지금도 어디선가 일어나는, 누군가 겪고있는 현재진행형의 사연들이다.
아픈 속내를 작가님 특유의 눙치는 말로 풀어냈지만 소외된 이들에게 마음 곁을 기꺼이 내어주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 보기 드물게 반짝이는 눈물처럼 소중한 사람의 손길이기에 낮은 곳의 인문학<가난할 권리> 이야기들이 따스한 동화처럼 다가오는 것일까.


말로 꺼낼 수 없는 내면의 슬픔과, 고통받는 사회로부터 마음의 문을 닫은 사람들과의 소통은 쉽지 않다. 학교에 부적응하고 힘을 얻지못하는 학생들과 문제있는 아이들을 모아놓은 곳에서 강의를 하면서 겪은 이야기, 사회에 부적응하고 마음을 닫은 아이들을 다독인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기에 더욱 어렵다.

버텼다.버티고 버텨야만했다. 집나간 아이가집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는 부모의 심정으로, 한껏 싸우고 토라진 아이들이 마음 돌릴 때까지 참아주는 삼촌의 마음으로, 마음 터놓을 수 있는 친구의 마음으로_<가난할 권리> 중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는 나만 아프고 힘든게 아니었다는 안도감이 위로가 되기도하고 상처를 쉽게 꺼내지 못하고 두려운 사람들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들어주는 귀가 되어주는 것 또한 인문학의 실천이었다


5~6년전 북수원 도서관 인문학 강의에서 최준영 작가님을 처음 만났다. 드러내고 힘들다고 말할 수 없는 처지에 홀로 딸아이를 키우면서 버텨낼 힘이 바닥을 치고 있을 즈음, 작가님의 강의를 통해 내가 접해보지 못한 책에서 나오는 방대한 지식의 향연이 나를 사로 잡았다.
도서관 밴드에 글을 쓰기 시작하고 댓글로 첨삭해 주시면서 인연이 시작되어 <책고집>을 설립하는 일에 동참하게 된 것은 나를 지금까지 단단하게 성장시킨 키워드이다


[책고집]은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 작가님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수원 북문 행궁동에 만든 작은 도서관이자 인문공동체로서, 나에게는 인문학의 둥지와 같은 곳이다
언제나 그 곳에 가면 만날 수 있는 분이 최고집, 바로 최준영 작가님이다.

많은 작가들을 만나 경험하지 못한 삶의 여정을 함께 했고, 은유작가의 첫 강의를 듣고나서 글쓰기를 위한 꿈을 위한 도전으로 곧바로 블로그를 개설했으니, 책고집 최고집 최준영 작가님에게 조금은 인문학의 빚을 진 사람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누구나 어릴 때 잠시나마 간직했던 소중한 꿈이 있다. 사느라 바빠서 펼쳐보지 못한 꿈, '사랑한다'는 고백을 꺼내놓고 기뻐하는 사람들,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던 사람들, 글을 마주하고 인문학을 들으면서 자신의 삶을 마주하는 일은 두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가난하기에 찾아내야 할 것들, 잃지 말아야 하는 것들을 스며들게 하는 것은 한결같이 변함없는 진심이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아파본 사람, 울어본 사람, 삶의 바닥에서 무너진 사람, 그들과 함께 견져 올리는 행복과 희망의 소리를 듣고 나누는 글이 빼곡하게 살아있다.
결핍이 쏘아올린 기적의 인문학이 <가난할 권리>가 아닐까.


"세상에는 욕망할 권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살아가야 할 권리가 있다. 가난할 권리다"_ <가난할 권리>중에서


밥을 지어도 뜸이 들어야 깊은 맛을 낸다.
최준영 작가<가난할 권리>에서 읽었듯이 밥은 이미 차고 넘치도록 지었다.
오랜 시간만큼 뜸도 충분히 들였다
이제 맛나게 뜸 들인 밥으로 사람이 고픈이들의 배를 채우고 마음의 허기와 생각을 풍성하게 채워질 일만 남았다.


공부하는 노동자, 최준영 작가는 고집있게 지켜온 인문학 강의를 통해 세번째 꿈을 이루고 싶어한다
교도소 대학 설립이 그가 이루고 싶은 또 하나의 희망이다.

최준영 작가님의 결핍이 쏘아올린 기적의 인문학, 사람의 손을 잡는 연대가 점차 거리를 지나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길까지 번져나가기를 응원한다.


"노동이 곧 공부이고, 공부가 다시 노동이 되는 삶, 지나온 나의 삶이 그러했고 앞으로의 삶 또한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_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가난할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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