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서 머릿 속을 들락거렸던 수많은 생각들을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그시절을 살아간 사람들의 삶과 사상을 오롯이 마주하며 자신을 면면히 이어가고 작품을 읽고 가슴이 요동친다. 현실인지 허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첨예한 정치적인 그의 필력은 우리 역사속에서 대립하고 은밀하게 거래하는 세계의 정보 전쟁과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갈등과 음모를 실감나게 그려낸다. 김진명 작가의 30년 전 소설<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재출간했다. 읽는 재미와 깨닫는 기쁨을 함께 하는 베스트셀러 김진명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여전히 한반도의 정세와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적상황은 지금이나 그때나 변한 것이 없는 듯하면서도 급박하게 변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와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없이 오히려 가상의 소설의 세계보다 더 예측하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이 책에서 굵직하게 던지고 있는 내용은 결국 평화로운 통일로 가기 위한 노력과 그 이후에 북한을 어떻게 할 것이냐하는 것이다. 또한 언제까지 미국의 등에 기대어 정치적인 세력을 보장받지 못하고 살것이며, 우리 민족만의 중요한 생각과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우리는 북한과 하나라는 사실을 잊고 불필요한 관계를 청산하고 우리만 잘 살고 싶은 이기적인 생각이 팽배해져 있는 세대이다. 오히려 통일이 되는 것을 꺼리고 세계 강국과의 충돌이나 외교적 불화를 두려워하는 안타까운 나라에 살고 있다.소설 속의 주인공들처럼 작은 일에도 나라를 생각하며 내재된 통일에 대한 염원을 불태웠던 기억이 언제인지 가물거릴 정도로 잊혀지고 있는 실정이다. 순범은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말할 수 없는 울분이 솟아 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런 천재가 우리 땅에서 외국의 앞잡이들 손에 목숨을 잃도록 수수방관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는 미약한 민족에 불과한 것인가? 아니 그 존재조차도 모르고 있을 정도였다면 우리는 무엇을 하면서 살아오고 있었던 것인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아끼지 않았던 천재 물리학자 이용후 박사와 대통령의 긴밀한 핵발명에 관련한 흥미진진한 이야기. 거대한 음모와 배후에 포진한 검은 세력 뒤엔 강대국과 손을 잡은 국가 정보기관이 있었고 그 하수인의 죽음을 캐던 권순범 형사 주변의 이야기들이 지루할 틈없이 긴박함을 더해간다.힘이 없는 민족이기에 속에서 솟아나는 울분을 참기만 했고, 평화를 원하는 민족이지만 분명히 죄를 지은 상대에게는 죗값을 당당히 치르라고 요구하지 못했다. 죄지은 자들은 용서를 구하고 그에 합당한 일을 하도록 했어야 마땅하다. 숨겨서 되는 일이 아니었고 같은 민족의 아픔을 함께 나눠야 하는 일이었다. 힘이 없이 당했던 것은 민족으로서도 개인으로서도 힘든 역사이다. 억울하고 힘든 일을 당했을 때 쉽게 용서를 했더니 다른 곳에서 불안감을 조성하고 다니는 일을 보았다. 쉽게 용서해주는 것이 착하고 평화로운 처사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미치자 후회가 일어났다. 좀 더 강하게 사과를 요구하고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책장을 덮고 조국을 생각하는 애국자가 단숨에 될 수는 없었지만 30년 전에 쓰여진 소설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의 치밀한 구성과 현실적인 외교 문제들이 속시원하게 풀리고 있었다.역사는 재해석되기도 하고 후대에 의해 평가받게 된다. 이 소설은 오랜 시간 속에 가리워진 역사를 통째로 갖다놓은 것처럼 지금의 현실과도 동떨어지지 않아 현실감이 넘쳤다. 소설처럼 그대로만 현실에서 이루어졌다면 우리는 강대국이 떨만큼 강한 나라가 될 수 있었을까?평화로운 통일로 가는 길에 북한이 좀 더 적극적인 수용을 하고 우리가 그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노력을 했을까?지난 역사 속의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는 앞으로 나라의 흥망성쇠를 위해 육중한 책임감과 선명한 윤곽을 잡아나갔으면 좋겠다. 과연 누가 이것을 이루어야하는 것일까? 역량있고 능력있는 사람을 시기하고 무너뜨리는 역사를 반복하지 말고 함께 가는 나라가 되어 아름다운 무궁화 꽃을 피우고 가꾸는 민족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