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날개에 써진 작가 소개글부터 가을감성에 제대로 꽂혀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작가처럼 멋진 말로 내 소개를 하고 싶어진다. 시인감성을 입은 에세이.정한경자주 머무른다.자세히 들여다본다.천천히 걷는다.자꾸만 돌아본다.내내 그리워한다.어떤 종류의 흔적이라도 남았다면그것으로 족하다.그렇게 믿는다.글을 읽다가 생각해보니, 진정한 위로를 한답시고 힘든 사람에게 자꾸만 힘을 내라며 일어서는 방법을 알려주려 했던 젊은 날이 있었다. 살아가면서 내가 힘들 때 제대로 된 공감과 위로를 받아보고, 사람들의 입바른 소리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섣부른 위로를 하지않으려 노력한다. 아프고 힘든 사람이 제대로 바른 길과 방법을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저 잠시 쉬는 중이라는 것을 알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입바른말이 반드시 좋은 말이거나 옳은 것이 아닌데 가르치는 직업병인지 종종 가르쳐 주려 애쓴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힘들고 아팠을지를 생각한다면 따스한 온기를 전해준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기로 한다.일어설 힘조차 없는 사람에게 일어서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주저앉아 울고 싶은 사람에게 울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보다 진심어린 마음으로 손을 잡아주고 곁에 있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내 곁에 있어주는 그 한사람으로 살아갈 힘을 얻는다.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책임져야 할 것은 많아지고 고민은 늘어간다. 진정한 위로와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울음을 삼키는 법이 아니라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주저앉는 게 아니라 오히려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것이기에..지금의 상태만을 판단하고 조언하는 사람들의 말이 힘들었다. 지금 잠시 아파하고 나면 나아질텐데 그 시간을 기다려주지 못하고 진단하고 처방까지 내리는 사람들은 공감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해결책은 아픈 사람을 잠시 안아주고 난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자신의 아픔을 그 모습 그대로 바라봐 주는 사람이야말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다.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섣부른 충고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충고는 공감의 뒷자리에 어울린다."사람이든 사랑이든 잃고 나서야 배우는 것들이 생겨난다. 그것이 나쁜 일만은 아니다. 잃고 나서야 배우는 것들의 소중함에 대해서, 그리고 나와 우리, 살아가면서 맺는 사람들간의 사랑과 이별의 감정과 상처에 대해 위로하는 잔잔한 에세이다.보통의 하루가 지나면서 그런 일들이 따분했을 때 올 한해 코로나19로 인해 잃어버린 시간의 그 무료함마저 소중해지고 그리웠다. 모든 순간들이 당연한 것은 없었고, 그런 순간들이 기적이었음을 잊고 살아간다. 풍경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아름다움을 알지 못한다. 꽃은 가까이에서 보아야하지만 멋진 풍경은 그 안에 속해 있을 때에 제대로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 한걸음 멀리 내 인생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바라볼 수 있다면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며 이해하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지금 당장에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급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힘을 내라고 한걸음 갈 수 있는 용기를 전한다. 아팠던 마음을 알아주고 진심어린 위로와 공감으로 소중한 나와 우리를 지켜나가는 마음가짐에 대한 사랑스런 속삭임이다."살아간다는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는 순간이 있다.무엇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없고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새벽이 있다.삶의 무게가 감당할수 없을만큼 가슴을 짓눌러전부 놓아버리고 싶은 그런 날.누구에게도 보이지 못한 숨겨 둔 마음을 끌어안고,토해내는 한숨으로 긴 새벽을 간신히 버텨내는 당신에게특별하진 않더라도 한결같은 사람으로작은 온기라도 전할 수 있는,당신에게 나는 그런 의미이고 싶다그러니까 도망 와, 나에게."어떤 고백*가을 이맘때가 되면 약해지는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