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3 :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 불타는 사막에 피어난 꽃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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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를 독서 정체기에 빠뜨렸던 책이다. 워낙 방대한 이야기와 광활한 대륙에 얽힌 이야기를 하다보니 내용은 많고, 내가 알아야 할 중국의 숱한 나라와 민족들의 흥망성쇠에 따른 갖가지 문화유산의 이야기들을 따라가기 벅찼다. 조금씩 나눠 읽다보니 보통 하루이틀정도에 끝나는 책을 일주일 가량 붙들고 읽었던 것 같다.

사실 읽어도 전부를 읽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역사 무지랭이가 읽기에는 내용이 방대했다. 중국편을 전부 읽은 것도 아니고 이번 실크로드 답사는 오아시스 도시마다 약간씩 다른 도시의 이야기들이다. 유홍준 작가님께서도 실크로드 답사기는 여러 가지로 부담이 되었다고 한다. 역사가 많이 낯설기도 했지만 한두차례의 답사만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이유이다. 보통의 답사기를 쓸 때는 대여섯차례를 다녀온 뒤 집필하셨다고 한다.
작가님조차 낯설고 버거운 실크로드의 답사를 내가 한번 읽어서 뭔가 알아내기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누란의 미인 발굴 이야기가 흥미롭다. 중화민국이 들어서고 한참 뒤에 발굴조사를 실시했고 누란의 미녀는 완벽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었다고 한다. 시신은 모직물과 양피로 된 옷을 입고 가죽 신발을 신고 짚으로 만든 바구니가 뚜껑에 덮여있을 정도로 복구가 가능했다. 무려 3900년 전의 시신이었고 사망 당시 나이는 40~45세로 추정한다고 하는데 몇 천 년동안 사라지니 않은 미라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랍고 너무 신기했다.

"이 쿰타크 사막은 두 가지로 이름높다. 첫째는 신선 시내 중심가에서 불과 1킬로미터 밖에 덜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세계에서 도심과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사막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모래 입자가 아주 고와서 바람에 이동하는 유동사막으로 모래 언덕이 바람결따라 굽이치는 물결무늬를 그리며 무한대로 펼쳐진다는 점이다.

모래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녹음은 뒤로 물러나지 않으며 사람은 옮기지 않고 산다."

어느 답사나 마찬가지지만 가장 필수적인 것은 유적지에 대한 설명보다 그 곳의 역사를 아는 것이다. 중국의 오랜 역사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너무 많은 장소의 유적지와 쇠퇴하고 번성했던 나라들의 역사 이야기가 읽어나가기 벅찼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역사 속에 중국의 역사를 배제할 수 없기에 공존했던 나라의 역사를 알아가는 여정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은 작가님은 한두장 넘길 때마다 화려한 곳곳의 사진을 남겨서 유적지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었고 환상적인 공간과 시간을 넘나들며 다양한 볼거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가 특히 주목해볼 만한 것은 각종 나무인형인데, 훙미롭게도 당시엔 페지의 재활용이 성행해서 페지로 망자에게 옷을 입히고 모자와 신발을 만들어주었으며, 나무 인형의 팔을 보면 종이를 꼬아서 만든 경우가 많다. 이것4이 오늘날에 와서는 페품이 아니라 엄청나게 중요한 생활사 자료가 되었다고 한다."

중국의 다양한 문화재와 더불어 비숫한 예로 우리 나라 고구려나 통일신라에 있었던 문서와 문화재 이야기를 함께 곁들여 호기심을 자아낸다.

중국은 학자와 시인을 기리는 일에 끔찍할 정도로 지극해서 유작을 빛내는 동시에 위업을 기리고 있다는 점이 부러웠다. 우리는 조상들의 학문적 위업을 기리는 데 너무 무심하고 새로운 것들과 유행에 너무 바삐 움직이느라 소중한 것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나는 어디를 가든 유적지 입구에 당도하기 전에 멀리 떨어져서 주변 경관과 함께 바라보기를 좋아한다. 내가 천수산석굴을 가면서 석굴이 홀연히 나타나기를 벼르고 별렀던 것은 바로 유적지 전체를 바라보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었다."

답사와 기행문의 섞어 유적지와 문화, 역사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작가의 감성적인 분위기가 곳곳에 묻어나서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책을 무난하게 넘길 수 있었다.

여행이나 유적지 답사의 즁요한 이유는 인간의 경험을 확대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크고작은 여행에서 여러가지를 보고 배울 수 있다. 문화유산 답사는 특히 인류의 역사와 인문정신을 가르쳐주고, 도시여행은 인간 삶의 다양한 면모를 엿보게 하며, 자연관광은 대자연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다. 광할한 중국 대륙의 땅에서 바라보는 일은 생각보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경이로운 장면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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