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빛나는 순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윤예지 그림, 박태옥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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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책을 읽고 기름 두방울의 의미를 오래도록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책들은 제목만 연금술사가 아니라 '언어의 연금술사'처럼 마음에 와닿는 문장으로 읽는 사람들의 영혼을 흔들어 놓는다.
소설 외에도 파울로 코엘료 작가의 책들은
짧지만 쉽게 지나칠 수 없고,
동화처럼 쉽게 써진 이야기지만 읽다보면 어느 새 속이 시원해진다.

날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짭지만 자기의 생각과 나누고 싶은 마음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일.
어쩌면 나도 이런 일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새로운 나를 만나는 일이다.
매일 같은 일상같지만
매일 같은 날은 우리에게 없다.
자연도 다르고, 어제의 식물도 한뼘은 자라고
어제 피었던 꽃은 지고
새로운 꽃이 피어난다.
공기도 다르고 하늘도 다른데
하물며 나의 생각과 마음은 어떨까.
순간순간 떠오르는 말과 글들을 모으고
고르고 적고 다듬는 일들과 기억들이
책으로 만들어지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 시간이 내가 빛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나는 잘 웃는다.
잘 웃는 만큼 우는 것도 잘한다.
아무 때나 우는 것은 아니고
꼭 울어야할 때가 아니어도
그냥 슬퍼지면 울어야지 마음 먹지 않아도
눈물이 흐르고 있다.
아마 내 눈물샘은 마르지 않는 샘인게 틀림없다.
그런데, 제대로 잘 울고 나면
얼마나 개운해지는지 모른다.
찔끔찔끔 훌쩍훌쩍 남의 눈치보며 우는 것보다
한번에 왕~~하고 울어버리는 것이
누구에게든지 필요한 작업이다.
감정에 너무 충실해도 안되지만
어느 정도 솔직하게 살아가도 된다는 것을
알아간다.
좀 무너지고 기대며 살아도 되는거였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깨닫는 시간 역시
내가 빛나는 순간이다.

세상이 무너지는 일 같은 것 없다.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던 그 순간에도
삶은 끝나지 않고
작가의 말처럼 세상의 별별 일을 다 겪어도
또 남아 있는 일들이 있다.
내가 주워 들었던 제비뽑기 하나가
당첨이 아니었다고 해서
다음에도, 또 그 다음에도 꽝이었다고 해도
나빴던 것만은 아니다.
그로 인해 나는 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내 아이가 나처럼 고통을 폭격맞듯이
쏟아지는 삶을 산다고 한다면
허락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다.
피해가라고 하고 싶다.
그러나 믿는다.
때로는 태풍이 우리에게 좋은 일을 주고 간다는 것을...

"폭풍이 꼭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때로는 내가 가야 할 길을
말끔히 치워놓기도 합니다."

"평소와는 다른 삶의 속도로 즐거움을 찾도록 해보세요. 습관을 바꾸면 사람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만사 자기 하기 나름이긴 하지만 말아죠. "

누구나 멋진 계획을 세우는 일은 쉽다.
하지만 좋은 습관을 들이는 일은 쉽지 않다. 계획을 행동과 습관으로 만들어가는 일,
늘 하던 습관을 바꾸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일,
다른 삶의 속도에서 찾는 즐거움...
내가 요즘 해보는 일이라서 달라지는 습관이 사람을 변하게 만든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늘 하던 습관을 바꾸는 일은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하지만 매일 작은 노력을 하고 하루에 1도라도
시선과 방향을 다르게 할 때
서서히 우리의 삶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더 나은 삶으로 가고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제시한다.

"불행한 사람은 만족이란 것을 모릅니다.
가진 것이 적으면 많이 갖기를 원합니다.
가진 것이 많으면 더 많이 갖기를 원하죠.
많이 갖고 나서는 이제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딱 그때뿐입니다.
거거서 그칠 리가 없으니까요."

책의 다양한 종류는 작가와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하게 소유하고 싶었다.
식물도 마찬가지로 그 세계에 들어가고 보니
얼마나 많고 다양한 종류가 기다리고 있는지
스멀스멀 욕심이란 것이 생긴다.
더 많이, 더 다양하게 모으고 싶어지는 것.
그것은 사람이기에 당연한 욕망일지 모른다.
그것을 제한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
좋아하는 일을 오래도록 지속해 나가려면
나의 힘에 부치지않게 적절한 조절이 필요해진다.
살다보면 생기는 요령이랄까. 연륜이랄까...

나에게 없는 것을 갖고 싶고
나에게 많은 것은 나누고 싶고....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알아간다.
어떤 사람이 정말 없어서 갖고 싶은 건지
많이 있는데도 욕심내어 가지려고 하는 건지,
정말 많아서 나누는 건지
나에게도 없는 귀한 거지만 누군가를 위해 나누고 싶어하는 건지....^^

"배의 목적
배가 항구에 안전하게 정박해 잇다고 해서,
그것이 배가 존재하는 이유는 아닙니다."

안전하고 평안한 삶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안전을 보장해 줄 수는 있으나 우리의 앞길에 쌓을 수 있는 경험과 삶의 지혜를 겪을 기회가 사라진다.
실패나 좌절, 고통이 지나고나면 한껏 성숙해지는 것을 느낀다.
물론, 아픔이 없이 깨닫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간은 미련해서 자신이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공감하는 것 같다.

모든 것에는 존재의 이유와 가치가 있다.
소금은 짠 맛을 내는 중요한 조미료지만
너무 지나치면 음식을 망치게 된다.
추억이나 사랑이나 모든 것이 적당한 거리와
양을 지켜야 제맛을 낼 수 있다는 말이 와닿는다.
내가 가장 빛나던 순간은 언제일까.
지금 현재를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채우고 싶다는
생각들을 가지런히 정리해본다.
단순하고도 짤막한 말로 가득한 지혜의 책.
그림과 함께라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인생의 등대가 되어주는 탈무드같은 그림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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