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딘쿤츠라는 작가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책이다. 미국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로 스티븐 킹과 함께 서스펜스 소설계의 양대산맥으로 불린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몰입감과 강한 흡인력이 영화를 보는 듯 빠져들어 읽었다.

코로나 19를 예견한 소설답게 중국 우한 외곽 소재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바이러스 '우한-400'이라는 용어가 나올 때 섬찢했다.

"그녀는 이런 자신에게 화가 났다. 이제껏 스스로를 강인하고 유능하고 침착한 여자라고생각했다. 인생에 무슨 일이 생기든 잘 대처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대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함에 마음이 그저 착잡했다.
초반이 충격이 잦아들고 장례식이 끝난 뒤 티나는 어떻게든 트라우마를 극복해보려 했다.
그녀는 차츰차츰 대니를 떠나보냈다."

아무리 유능하고 침착하고 강인한 여자일지라도 자식의 죽음 앞에서는 오열하고 슬픔과 죄책감, 눈물과 쓰라린 마음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이것은 무능함과 다르다.
온 마음을 다해 아들 대니를 사랑했지만 대니는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티나는 언제부터인가 대니가 살아있는 악몽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티나는 마이클을 사랑했다.그래서 둘의 관계가 끝난다는 사실에 상처받고 슬퍼했다. 하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했다. 완전히 갈라섰을 때 그녀 역시 안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같은 해에 아이와 남편을 모두 잃었다. 남편을 먼저 잃었고, 그 다음엔 아들을 잃었다. 아들은 무덤으로, 남편은 변화의 바람으로 떠나갔다."

아들을 땅에 묻고 남편과 이별한 이후에 전문 댄서로서의 경력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안무가로 열심히 일을 해 나가는 티나의 모습이 멋졌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일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우울한 중에 꿈꿔오던 일을 하게 될 때 어쩌면 비통함 속에서 공허함과 무의미함을 상쇄할 수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남편과의 대화 속에서 이혼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의 능력과 재능을 과소평가하고 집에서 있는 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다른 곳에 점잖은 척하는 남자라니,,,정말 최악이었다.

"이제 제작자 일도 실컷 해봤으니 다시 얌전한 생활로 돌아올 때도 됐잖아. 티나"
'실컷 해봤다고?' 속에서 화가 치밀엇다.
그는 여전히 티나를 라스베이거스에서 제작자가 한번 되어보고 싶어 안달 난 변덕스러운 여자로 여기고 있었다. 저 재수없는 자식! 너무 화가 났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기 일에 전념하는 티나를못마땅하게 여기는 남편이라니 생각만해도 끔찌하다. 물론 티나는 남편과 대니에 소홀하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들 대니는 엄마를 이해했지만 남편 마이클은 그러지 못했다. 티나의 열정과 성공을 못마땅해 하는 것을 넘어서 질투까지하는 남자였다. 자기 옆에 예쁜 여자를 두고 자부심을 느끼고 다른 여자를 필요로 하는 남자라면 티나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상처를 받지 않고 자유를 얻은 것은 정말 박수쳐 주고 싶은 일이었다.

아들 대니의 방에서 악몽같은 일이 일어난다.
대니는 죽지 않았다.
대니는 살아있다.
도와달라...

"죽지 않았어
죽지 않았어
대니는 살아있어
대니는 살아있어"

얼마나 무서울까.
하지만 모성은 강하게 아들을 향해 가고있다. 대니의 음성에 마음을 움직이며 불안해하기 시작한다. 산악에서 일어난 사고로 형체를 알아보지 못하는 충격에 시신을 확인하지않고 무덤에 묻은 사실을 알고나서,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한 티나를 도와주는 엘리엇과 갑자기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하며 아들의 생사를 확인해가는 여정이 스릴넘치고 흥미진진했다.

거기에 다정하고 든든한 엘리엇의 달달한 로맨스는 아주 부드럽고 서정적이기까지 했다. 중년의 로맨스는 이런 중후한 매력이 있을까?
사랑하게 된 티나를 위해 목숨을 걸고 함께 하며 지켜주는 모습도 마지막까지 응원하게 되었다.

"괜찮아요?"
엘리엇의 물음에 티나는 멍하니 고개만 끄덕였다.
"그래도 우린 아직 살아 있습니다."
엘리엇은 총부리가 티나의 반대편 문 쪽을 향하게끔 권총을 자기 무릎에 올려놓았다.
차 키는 그대로 꽂혀 있었다.
그는 시동을 걸었다.
손이 덜덜 떨렸다.
티나는 차창 밖으로 눈을 돌렸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처참하게 부서진 차고 지붕에서 집 지붕으로 불길이 퍼져가고 있었다.
늦은 오후의 주홍빛 햇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넘실대는 불꽃이 길고 새빨간 혀로 그녀의 집을 게걸스레 핥고 또 핥아대고 있는 것만 같았다.


서서히 떠오르는 <어둠의 눈>의 정체..
생명에 위협을 받고 위험에 처해질수록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들이 놀라웠다. 어떤 어려운 일에 타협하지 않고 오직 아들 대니의 마음을 읽어가는 엄마의 눈물겨운 탐험같은 이야기는 스릴러와 액션이 가미된 영화처럼 짜릿했다.
스토리나 서스펜스가 다양하게 독자의 마음을 훔친다.

도입부에서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는 티나로부터 도움을 받게 되는 절묘한 타이밍까지 읽는 동안 여러가지 감정이 오갔다.
과연 권력이란 어디까지 깊숙히 관여할 수 있는 것일까?

군사기밀이라는 통제아래에서 가족과 생명을 담보로 얼마나 많은 음모가 진행되고 있을지 상상을 할 수 있는 소설이었다.

로맨스로 시작해서 슬릴러와 액션이 가미된 이야기에 더불어 초자연적인 현상과 과학과 군사적인 요소까지 결합한 음모 등이 강렬한 공포를 주면서도 결말을 알고 싶어서 순식간에 읽게 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