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문제가 아닌데 내가 죽겠습니다 - 가족만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한 당신을 위한 생존 심리학
유드 세메리아 지음, 이선민 옮김 / 생각의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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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이유로 헤어질 수도, 멀어질 수도 없는 사람들, 가족에게서 건강한 거리를 만들어 줄 심리학의 해법이라는 소개부터 마음에 와 닿았다.

*서른이 넘었는데 엄마가 내 메시지를 다 확인하려고 하고 안보여주면 화를 내요.
*사고 치는 동생이 그게 내 탓이래요. 나 때문에 자기는 손해만 봤대요.
*매사에 죄책감이 많이 들어요. 실제론 잘못한 것도 없는데요.
*엄마의 불행을 내가 보상해줘야 할 것 같아요.

주변에서 종종 가족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보상심리가 강해서 해 준만큼 받지 않으면 서운해 하신다는 엄마 이야기, 가족들이 한 말로 인해 상처받은 언어 폭력, 가족의 불행이 내 탓인듯 자책감을 갖는 사람, 내가 다 해 줘야 할 것처럼 가족을 책임지는 사람, 이혼한 자식의 아이를 돌보느라 울 지경이라는 할머니(아이가 셋인데 코로나로 개학이 미뤄지니 우셨다는 할머니 이야기는 엄마 친구분 이야기)

가족으로 인해 다양하게 이어지는 상호의존적인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 나라의 특성상 밀접한 가족의 관계성에서 나오는 심리적 불안감이려나 생각했는데 프랑스의 심리학자의 책이라니 놀라웠다.

실질적으로 가족 간의 도가 넘치는 사생활 침해 문제라든지 모든 것을 해결하고 지시하려는 부모들의 문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심각한 심리불안을 만들고 있는 모양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의존적 괴롭힘을 당하고, 서로가 피해자라고 우기는 사람들은 서로를 완전히 소진시키게 되어 관계에서도 좋지 않은 영항을 끼친다.
이런 상황에서 절실하게 벗어나기 위한 상담 사례들을 통해 가족간의 근본적인 변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가족이라서 모든 것을 참아내고 충성해야하는 상황의 지속이라든지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 일종의 암묵적인 약속처럼 정해진 존재가 집안의 모든 대소사를 떠맡기도 한다.

친구의 경우에도 삼남매가 있지만, 모든 일을 장녀인 내 친구가 일처리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긴다. 친구의 성격탓도 있겠지만, 어머님이 혼자 되시면서 가까운 딸에게 의존성이 커진 이유가 크다. 나이가 드실 수록 서운함도 커져서 멀리있는 자식보다 가까운 딸에게 더욱 의존하므로 내 친구가 지치는 모습을 보았다.
정서적 의존도가 높다보니 종종 놀러가면 입으로도 이러다 독거노인으로 죽어도 아무도 모른다'는 말로 주변을 불안하게 만든다.

"우리 흔들림의 근본을 짚다
:실존주의 심리학

실존주의 심리학에서의 상담치료는다른 종류의 심리치료와 달리, 다음과 같은 젠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불안과 심리적 고통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마주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죽음과 비존재/ 실존적 고립/ 삶의 무의미성/ 자유와 책임"

여러가지 심리적 발달에 따른 불가피한 불안을 스스로 지키려고 애쓰게 된다. 방어기제라고 부르는 것들을 작동시켜 엉뚱한 생각이나 대상에 집착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심리적 불안감이 있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은 자신을 불쌍하게 만들어 동정심을 유발한다.
의존적 어른은 타인에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파악하기 어려운 존재입니다. 의존적 어른은 명백히 '어디에도'소속되어 있지 않고, '아무도' 아닙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공허함을 느끼며, 어디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지요.

가스파르는 이렇게 말했다.
"항상 가면을 써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요. 그리고 벽안에 완전히 갇혀 있는 느낌이에요. 이 곳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찾아 가면을 벗어 던진 뒤에 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어요"

책의 내용에 어려가지 욕구들을 살펴보면 의존적 어른은 거리낌없이 가족들에게 비밀을 털어놓고, 자기가 살아가면서 겪는 사소한 일들까지도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더불어 투명성 강요는 상대방에게도 유효하게 이어진다. 자신이 말해준만큼 이야기하지 않으면 언짢아하는 심리이다.

심리학 도서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는 숨은 자아를 발견하게 될 때가 있다. 정확하게 심리학에 근거한 해답을 찾는 것은 무리지만 내 안에 상처받거나 숨겨놓은 불안 등이 무의식 중에 사랑받기 위한 행동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생긴 것 아닐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심리학과는 조금 다른 실존주의 심리학이라는 용어를 접하면서 사르트르의 말을 인용해 본다.

"인간은 먼저 존재한 뒤 서로의 만남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드러내며.(중략)최종적으로 내가 누구인지를 규정짓는다. 실존주의자는 인간을 이렇게 바라본다. 인간이 정의할 수 없는 존재라면, 본질적으로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이다. 아무것도 아니었다가 나중에 자신이 스스로 만드는 대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사르트르

실존주의 심리학은 실질적 경험에 대해 간단하지만 본질적인 질문들은 던지며 치료하는 과정인 것 같다.

어떻게 진짜 내가 될 수 있을까?
나는 과연 참된 나로 변화할 수 있을까?
내가 가진 창의성을 어떻게 제대로 발휘할 것인가?
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

만약 삶이 미리 졀정지어진 것이 아니라면, 각자가 자신의 모습그대로를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실존적 자유가 우리에게 놀라운 기회와 미래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어떻든지 언제든 이런 상황을 변화시키고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만드는 것은 내 안에서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내 문제가 아닌데 나를 괴롭히는 것들이 있디면 적당한 거리를 두고 경계를 지키는 관계를 확고히 하는 것, 의존적인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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