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 - 내 감정의 주인이 되는 자기결정권 연습
정정엽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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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책은
많지만 정작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드물다.
심리학이라는 것이 알수록 복잡미묘한 경계에 부딪히기도 한다. 결국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마주하게 되는 작업이다.
심리학을 길잡이 삼아 안개에 휩싸여 있던 자신의 마음에 가닿는 길을 자세히 안내해 준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용기있게 선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나의 인생이 자유로워진다. 이론적으로 알면서 실천이 부족할 때 읽게 된 책이다.

심리학 책들이 말하는 공통적인 부분은 나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라는 것이다.

"나라는 음악에 가사를 붙여 주는 일​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 심리학적인 시선을 새로이 추가하면 삶이 자유로워진다. 심리학적인 시선이란 곧 내 마음을 바라보고 돌봐주는 자세다. "

참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결국 나의 삶을 사는 것이다. 나 자신을 만나고, 가면 쓴 감정을 벗어 나의 감정을 속이지 않는 것,
그런 일들을 내 안에 있는 음악소리를 잘 듣고 가사를 붙여 주는 일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다.
좋아하는 노래를 그대로 따라부르기 보다는 나만의 스타일로 해석해서 불러보는 일처럼
요즘 말로 스웩~~^^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언어로 표현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자기 마음이 있다는 것 자체도 잘 모른다. 자기 마음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대로 움직이는 편이 차라리 익숙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바라는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그것을 충족시키는데 집중했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고 표현하는 일에 서툴다.
사회와 보폭을 맞추는 것도 좋지만 지나치게 주변의 눈치를 살피느라 나의 욕구를 포기하는 일은 결국 나의 행복을 해치게 된다.

책에서 소개한 <스페인 하숙>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나도 본 적이 있다. 산티아노 순례길을 걷는 순례자들이 잠시 머물다 가는 숙소에서 한끼 식사를 해 주는 차승원과 유해진의 케미가 삼시세끼 어촌편부터 편안하고 좋다.
"저는 제때 밥먹고 잘 자기만 해도 행복한 사람인데 왜 한국에 있을 땐 이것만 가지고는 행복하지 못했을까요?"

순례의 길을 걸으며 청년이 하는 말 속에는
나 자신이 원하는 것은 그저 작은 행복인데 그것을 놓치고 산다는 이야기를 짚어내고 있다.
사회에 소속되어 집단의 기준에 맞추다보니 정작 나 자신에게는 소홀하게 된다.

"미디어는 끊임없이 행복하고 이상적인 삶의 모습을 제시하고 이 정도로는 살아야 남들만큼 사는 것이라고 유혹한다. 당신이 선택해야 할 삶의 모습은 바로 이런 것이라며 모범 답안을 제시한다. 삶의 정답을 사회가 정해주고 있다."

기준을 보이는 것으로 삼고 비교하다 보면 자신의 가치가 하락된다. 내가 원하는 것을 먼저 살피고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성공과 인정이 아닌, 내가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는 것.

아직도 모르고 살아가거나
여전히 찾아 가고 있는 중인데
10대 아이들에게 무엇을 정하라고 하기엔 어불성설이다.
찾아가는 과정에서 실패하면 다시 도전하고
또 찾아가면서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 진짜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빨리 급하게 찾을 필요는 없다.^^

느즈막한 나이에 이제서야 제대로 나를 챙기고 돌볼 수 마음을 찾았다는 것에 감사한다.
나의 감정을 숨기고, 뭐든 괜찮은 양 착한 여자 컴플렉스에 걸린 듯이 무조건 좋게 이해하며 살아야한다는 고정관점을 버리고 나의 생각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서운하면 서운하다고, 아니면 아니라고...

"좋고 나쁘고, 옳고 그르고를 판단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래로의 사실만을 바라보는 연습 필요하다. 사람들은 객관적인 세상을 똑같이 바라보고, 느끼며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자신만의 주관적인 세상을 산다. "

세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 상황을 나중에 개개인에게 물어보면 서로 다르게 기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각자 자기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습관을 멈추고 객관적인 사실 자체만을 보려 노력해야 한다.

나도 소심하게 남의 눈치를 보며 살았다. 아이를 혼자 키우며 초등학교 입학시키면서 웬지 주눅이 들고 주변의 시선이 신경쓰였다. 일어나지도 않을 이야기를 나홀로 소설을 쓰며 괴로워했다.
모두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사람들은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없듯이, 모두에게 미움을 받는 것도 아니다. 나를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의 말을 듣고 힘을 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일의 결과가 나의 탓이라고 자기 비난을 속으로 많이 해왔다. 모든게 내탓인 것 같아 힘들었다.
바보같이 살았어.
멍청해서 속았어..

지난 시간동안 나를 괴롭혔던 자기 비난이나 남들의 삶과 견주어 나를 비교하고 판단했던 것은 결국 나 자신이었다.
각자의 다른 삶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름대로 나는 언제나 최선을 다 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를 보살펴주기 시작했다.
온전히 내편은 나 뿐이라는 것도 알았다.

다른 사람의 섣부른 위로와 조언이 오히려 마음의 상처가 되기도 했다.
누구나 어떤 해결책을 주고 나를 판단하고 자기 기준에서 평가하기 때문이었다.

이젠 나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삶의 결정을 누구도 아닌 내가 하기로 마음 먹고 살다보니 한결 수월해졌다.
모든 결정은 내가 하고 그에 따른 결과와 책임도 나의 것이므로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상관없이 자유로워졌다.


내 마음부터 돌보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것도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래도 잘 하고 있구나 싶었다.
오랜시간 아픈 만큼 내 마음을 많이 들여다 보며 치료해 나갈 방법을 홀로 터득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나의 마음은 스스로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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