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도 싫고, 보수도 싫은데요 - 청년 정치인의 현실 정치 브리핑
이동수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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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만으로는 얼핏 정치를 두고 패를 가르는 기존의 정치와 별다를게 있을까싶어 읽어야할지 말지 잠시 꺼려했다.
젊은 청년의 시절에 나는 정치에 둔감하고 끼어들고 싶지않아 외면하던 사람이었다.
사실 지금도 정치에는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점점 멀어지고 외면할수록 정치가 하는 역할이 제대로 되지 않고 우리의 일상이 망가진다. 몰라도 듣고, 나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줄 알아야 정치인들이 긴장을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기 시작한다.

진보도 싫고 보수도 싫다!

사실 진보인지 보수인지 여당인지 야당인지조차 구분 못하던 우리는 언제나 선거때마다 고민을 한다. 찍고 싶은 정당도 없고 누구를 선택해도 결과는 만족할 수 없기에 더더욱 비참해진다.

이 책을 읽으며 잠시 나의 시간을 돌아보았다. 정치랍시고 아는척하면 위험했던 시절에 학교를 다녀서 그런지 어떤 주장을 하기도 쉽지 않아 웅크렸던 터에 지금껏 정치적인 이야기는 여전히 나에게 쉽지않은 난제이다.

이동수 작가와 같이 나도 대학을 선택할 때
글을 쓰는 것이 좋아 무작정 언론학도 대학생이 되었지만 기자가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동기들은 보도사진도 찍고 열심이었는데 정치 쪽에 관심이 없다보니 나의 길이 아닌 것 같아 힘들었던 시기가 떠오른다.

광고나 카피쪽에 그나마 관심을 가지며 가까스로 학교를 다니던 중에 노래패 민중가요 동아리에서 신디 주자를 찾는 선배에게 발탁되어 알게모르게 정치가 노출되는 곳에서 이야기를 듣고 대자보와 현수막을 쓰는 일이 나의 젊은 날 정치에 대한 기억 전부였다.

나의 동년배로 살아온 사람들의 생각의 차이는 사소한 것으로 시작되었지만 감정에 충실하게, 그리고 좀 더 삶을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을 보아온 기억이 떠올랐다.

운동권 선배들 덕분에 이념교육을 받을 기회도 있었지만 나는 무서웠다. 진실을 아는 것이 두려웠던 비겁하고 나약한 청년이었던 것이다.
그 결과 나는 정치에 문외한이라는게 자랑처럼 모르쇠로 일관한 채 어른이 되었다.

정치에 대한 반감은 언제나 싸우는 국회의원들을 비추는 국회모습이 싫기도 했고 결국 대통령제를 통해 대의 정치를 위임한 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을 볼 때 너무도 한심하기 그지 없었다.

"정치의 역할이란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다. 열정 페이하나 해결하지 못했던 국회는 현재진행형이다."

담담하지만 분명한 청년 청치인이 전하는 솔직한 정치 입문서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으로 길러진 2030세대들이 추구하는 '합리성'을 엿볼 수 있다.

"진보도 보수도 싫다는 건 대안없는 양비론, 이기주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의 말이 아니다. 과거의 잣대로 규졍된 진보와 보수의 경계가 앞으로 얼마나 무의미해질 것인지를 예고하는 말이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모두가 촛불을 들었던 건 정치적 성향이 아닌, 불합리와 부조리에 대한 비판의식 때문이었다. 정치권만 모른다.
우리 사회를 이끌 젊은 국민들의 시민의식은 이미 여기까지 왔다. 구시대적 담론에서 벗어나기 못하면 남은 것은 도태뿐이다."
<백상경 매일경제 기자>

그때 촛불을 들고 탄핵을 외치며 정치적 효능감을 느꼈던 친구들은 이제 대부분 정치를 혐오한다. 상대편의 실수에는 크게 분노하면서도 자기편의 잘못에는 눈 감는 정치, 조금만 달라도 악으로 낙인찍는 정치, 국민의 이익보다 내 편의 이익이 더 중요한 정치. 이런 정치에 실망한 것이다.

생각만으로 있는 갑갑하고 가려운 부분을 말로 표현하는 정치기자와 같은 글이 담담하게 현실을 직시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5년이 임기인 단기 사장직같은데 그 직위에 있을 때에는 종신토록 대통령의 자리에 있을 것처럼 한다.

국민을 위해 유익한 정책들을 자리잡고 정권이 바뀌면 무조건 컴퓨터 프로그램을 포맷하듯 지워버린다.
대통령이 바뀜에 따라 일어나는 변화는 조직 개편이나 추진 사업 뿐 모든 면에서 급변한다. 하다못해 교육정책도 자주 바뀌니 한 정권에서 열심히 일했던 정치인도 집권자가 바뀌면 찬밥신세가 되듯이 추진하던 모든 일들도 모두 사라진다. 전임자와의 차별성만을 원하기 때문이다.

유독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사이가 안 좋은건지 정당의 가치와 신념이 달라서인지 모르지만 무조건 다시 시작하다보니 기반을 잡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불필요한 비용들은 모두 국민의 혼란을 야기시킬 뿐이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해 놓기에는 5년이 짧다는 것을 모르는 걸까?

"'전임자 성과 지우기'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더욱 빈번하게 일어난다. 국민 입장에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시작한 일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페기되고 하니 혼란만 가중된다. 정권 역시 장기 플랜을 내놓는 일은 꿈도 꿀 수 없다. 전임자가 강력히 추진했더라고 괜찮은 정책이 있다면 이어갈 수 없는 것일까?
보통 사람이면 "왜 못해?"인데 정치인들은 "절대 못 해!"인것 같아 씁쓸하다."

5년의임기는 생각보다 짧고 권력은 또 바뀌기 마련이다. 제발 좋은 장기 플랜을 세우고 차기 집권도 인정하고 이어가는 정치, 국민들의 안정을 위한 정치가 되길 바란다.
들어는 보았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는 선거권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준다.

"2004년 제17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법이크게 바뀌어 비례대표제가 시행되었다. ​
이전까지는 유권자가 지역구 후보에게 투표하면 그가 소속된 정당의 전국 득표에 따라 비례대표를 배분했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유권자에게는 2개의 투표용지가 주어졌다.

지역구 투표와 정당 투표를 위한 것이다. 진보정당을 지지하더라도 우리 동네 후보자는 보수정당의 사람이 마음에 든다면 비례표와 지역구 의원을 따로따로 투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례대표 제도는 이처럼 소선거구제로 인해 발생하는 사표를 보완하는 쪽으로 개선되어 왔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통과되면서 소수정당들은 한껏 기대감 부풀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으로 한국 정치가 바뀌고 청년정치의 새지형이 열리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그동안 발생해 온 사표를 보완한다는 측면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정치 개혁, 청년정치와는 별개다. 정치의 기득권은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에서 나온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퉁칠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정치개혁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다.
내가 뽑은 국회의원이 진영에 얽매이지 않고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도록 하려면 우선 정당 문화를 바꿔야 한다.
정당이 '국민의 대표'에게 공천권으로 협박하면서 당론을 강요하는지, 아니면 방향은 함께 하되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정치권이 상대방의 작은 허물을 물고 늘어지며 싸우는 동안 우리의 일상은 외면되었다. 오늘날 정치 뉴스는 민생이 아닌 막말과 삿대질, 단식, 삭발과 같은 것들과 가짜인지 진짜인지 구분도 안되는 것들로 채워지고 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지난 정치의 답습으로 지역갈등에 야당도 싫고 여당도 싫고 제3의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다.
정치적 공약들을 보고 제대로된 정치인을 가려내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다.

진보든 보수든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지켜주는 상식적인 정치
안되는 건가요?

**이담북스 서포터즈 활동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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