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개의 초대장 - 죽음이 가르쳐 주는 온전한 삶의 의미
프랭크 오스타세스키 지음, 주민아 옮김 / 판미동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섯개의 초대장>은 죽음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다. 호스피스 경험과 오랜시간 죽음을 앞에 둔 사람들과 마음챙김 수양을 통한 깨달은 지혜들은 오히려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 지를 알려준다.

언젠가 다가올 죽음에 대한 막연한 이야기가 아니라 제대로 죽기 위해 '지금 바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누구에게나 다가서는 죽음이 있기에 그것을 받아들이는 일은 지금, 나를 더 지키고 더 잘 살기 위해 필요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삶의 유한함이 없다면 삶은 찬란한 빛을 내지 않을 것이다.
불확실한 죽음을 받아들이고 수용하면서
온전히 삶을 살아가라는 뜻을 전하는
다섯개의 초대장으로 진행된다. "사랑과 죽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위대한 선물.
대개 그 선물은 개봉되지 않은 채
전달되곤 하지"
마리아 라이너 릴케

삶과 죽음은 일종의 패키지 상품처럼 그 둘을 분리할 수 없다. 머나 먼 길의 끝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찰나와 같이 지나는 매 순간마다 우리의 동반자로 항상 곁에 머무르고 있다.

죽음이라는 알림이 없으면 우리는 주어진 삶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끝없이 자기만족만을 추구하는 생활에 빠져버리고 만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이 클레이토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똑같은 강에 두 번 뛰어들 수 없다.
그 강은 어제의 강이 아니고,
그 사람도 어제의 그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매 순간 모든 것이 새로 생성되고 사멸한다. 우리도 그 순간과 더불어 태어났다가 사라진다.

매년 봄마다 짧지만 아름답고 풍성한 벚꽃놀이를 즐긴다. 짧고 일시적이기에 누리는 아름다운 요소가 있다.
매일매일 벚꽃을 볼 수 있다면 봄을 기다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덧없이 잠시 피었다가 지는 모습...
그 생명의 불확실성이 경이로움으로 우리를 이끈다.

바로 지금, 여기를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 선물인 것이다.
삶의 일시성을 불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우아한 품위와 빛나는 시간이 우리 삶으로 들어온다.

슬픔이건 즐거움이건 화살처럼 지나가는 매순간의 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우리 대부분은 진실보다 안락함을 택한다.
하지만 안전지대에서 성장과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과거에 대한 집착과 터무니 없는 바람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우리는 바로 이 순간 속에 존재하는 진실을 자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다"

용서란 자기 자신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나의 경우에도 나 자신과의 화해와 원망이 풀리지 않아 힘들었다. 누군가를 용서하고 원망을 풀어야 내가 살텐데 마음에 담아 놓고 홧병이 되어 내 몸과 맘을 망가뜨리고 있었다.

어느 순간에 나의 과거와 화해를 하고 원망을 풀어내는 시간이 생겼다.
마음이 가볍고 홀가분해졌다. 분노와 원한, 왜 나만 힘들고 아픈건지 억울하다는 생각들이 남이 아닌 나를 향해 찌르고 있었다.
결국 남을 용서하는 것은 나를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다.

젊을 때는 결혼하고 출산한 친구들의 백일이나 돌잔치 초대장을 많이 받게 되었다면 지금 중년이 넘어가니,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픔과 죽음의 순간들을 만나게 되는 기회가 늘어났다.

피할 수 없는 시간을 정해 놓은 우리는 모두 지금을 산다.
죽는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삶을 의미없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유한하기에 더욱 가치있게 반짝거리는 오늘을 만들어가기 위한 초대장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