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맥주 한잔, 유럽 여행
권경민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와인 소믈리에처럼 비어 소믈리에가 있는지 몰랐다. 그러고보면 세상일에 너무 문외한인가 싶다.
저자 권경민은 한국 비어 소믈리에 협회 상임고문으로 독일 되멘스 비어 소믈리에, 대한민국 주류대상 맥주부문 심사위원, 국내 최대 커뮤니티 네이버 (맥주야 놀자) 운영자 등으로 활동하며 '맥'빠지지 않는 길을 걸어 왔다. 나는 맥주보다는 소주를 마시는 편이라 맥주 맛은 잘 모르지만 맥주에 대한 상식도 많이 알게 되었다.
맥 빠지지 않는 여행을 꿈꾸는
아주 평범한 여행자를 위한
맥주 한잔, 유럽 여행--글 사진 권경민
독일의 클로스터 호프는 관광객들은 찾지 않고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독일 요리와 맥주를 즐기는 곳이다. 유럽에서는 안주없이 맥주만 마시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어 우리의 음주문화와 다소 차이가 있었다. 인터넷의 글을 보면 외국에서 마시는 맥주가 차갑지 않다는 불만아닌 불만을 종종 본다.
사실 외국에서는 우리 나라만만큼 맥주를 차게 마시지 않는다.
맥주를 너무 차게 마시면 맥주 본연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 대형 양조장의 경우 특별한 풍미나 향이 없기에 오로지 빨리, 차갑게 마실 수 있는 마케팅을 오랫동안 펼쳐온 탓이다.
마케팅의 페해였다니..
탄산을 강하게 주입하여 톡쏘는 맛을 강조하고 밋밋한 맛을 감추기 위해 더 차갑게, 더 빨리 마시게끔하는 마케팅을 한 탓에 맥주 본연의 맛을 느껴볼 기회조차 없었다는 사실은 안타까웠다.
유럽에서 우리나라에서 상상할 수 없는 미지근한 온도의 맥주 맛을 느껴보면 소맥을 말아왔던 수많은 이들이 맥주에도 맛이 있다는 걸 절실히 느끼게 된다고 한다.
외국에서 마시는 제대로 된 맥주 맛이 궁금하지만 어차피 나는 배불러서 맥주는 한 캔을 다 못마신다. ^^;;
독일맥주의 자존심 바이에른의 뮌헨에 가면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양조장인 바이엔슈테판 양조장이 있다. 이 곳은 독일 국영 앙조장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이다.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있는 개방된 음주문화는 부럽다. 근무중 점심시간에도 맥주 한잔 즐길 수 있는 생활의 활력소, 부어라 마셔라 죽어보자고 덤비지 않는 느린 음주가 하루의 비타민같은 존재처럼 느껴진다.
우리 나라의 잘못된 맥주시음 하나 더 추가요~^^
"맥주잔을 냉장고나 냉동실에 넣어 맥주를 따랐을 때 살얼음이 얼 정도로 아주 차갑게 마실 수있게 잔을 보관한다. 하지만 맥주가 얼 정도로 잔을 차게하면 맥주가 얼면서 수분과 맥주의 다른 성분이 분리되어 맛의 밸런스가 깨져 맥주의 참맛을 느낄 수가 없다. 맥주잔을 수돗물로 헹구어 적당히 차가운 온도로 식혀주고, 또한 잔의 내부에 물을 묻혀서 맥주를 따를 때 과도하게 거품이 생기는 것을 막기위한 것이다. 맥주의 거품은 맛있게 즐기기 위한 아주 중요한 요소이지만 과한 거품은 맥주 내부의 탄산을 너무 많이 기회시켜서 탄산감이 떨어지는 김빠진 맥주가 될 수 있기에 이를 조절하기 위해서 잔을 물로 헹구는 것이다."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로 넘어가 유럽 전통이 있는 곳에서는 최상의 모트와 홉을 사용한다. 현대의 양조설비를 이용하여 전통적인 방식으로 다른 첨가물 없이 발효시 발생되는 탄산가스만으로 인위적인 탄산주입없이 맥주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리고 충분한 발효와 숙성시간을 거쳐 더욱 안정적인 맥주 맛을 유지한다. 오랜 기다림으로 만들어낸 거칠고 투박한 식감은 기본에 충실한 조화가 주는 감동이다.
누구나 꿈꾸는 유럽여행에 맛난 음식과 맥주가 함께 한다면 색다른 기억이 될 것 같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네덜란드, 벨기에 등의 다양한 안주와 여러 가지 맥주들을 소개하고 경치까지 곁들여 지루하지 않은 책이다.
맥주에 대한 상식까지 얻게 되었지만 우리 나라 양조방식으로는 여전히 차가운 맥주를 먹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아쉽다. 어디를 여행하든 현지인들의 정서가 녹아든 문화는 색다른 감동을 준다.
비어 소믈리에가 전하는 세계의 맥주 맛에 기분좋게 취하는 느낌!! 눈까지 즐거운 여행 에세이였다. che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