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은 펭귄의 길을 간다 - 수십 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그만
이원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펭귄을 떠올리면 뒤뚱거리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짧은 날개와 다리로 둥근 몸을 지탱하며 위태하게 서 있는 펭귄은 사실상 걷기 힘든 몸의 구조를 가졌다. 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자신의길을 가며 이웃과 함께 어우러져 살고 있는 모습이 감동적이고 사랑스럽다. 
겨울 눈을 보기 힘들었는데 남극 펭귄 덕분에 남극의 눈을 실컷 보게 되었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지만
펭귄은 결국 바다를 건널테니까"
펭귄은 펭귄의 길을 간다​-이원영 글•사진

 눈을 살짝 위로 부릅뜬 펭귄모습은 
심술부리는 모습같아 너무 귀엽다. 어쩔?^^;;;
집에 오는 아이들이랑 딸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함께 많이도 웃은 사진 중의 하나~~
이건 어디에서 뿜어져 나오는 당당함일까?

이 사진은 마치 춤이라도 추는 듯한 느낌이다.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생겼니??^^
룰루랄라~~♬♪♪
 
보기만해도 시원한 눈밭이 펼쳐진다. 
거기에 시원한 남극의 바닷 속으로 풍덩~~!!
우왕..부럽당^^

 이 아이들 어쩔거냐며..ㅎ
어느 것이 눈이고 어느 것이 펭귄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온통 희고 하얀 풍경 속이다. 
다들 같은 포즈로 어디를 가는거니??^^

남극에서 극지 동물의 생태를 연구하는 직업이라면 어떨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잠시동안 바라보는 일이라면 흥미롭고 경이롭겠지만, 추운 남국에서 온통 눈밭과 펭귄과 물범 뿐인 세상이라면 문득 외로움에 젖어들 것 같다. 작가는 펭귄과 물범 등을 관찰하면서 처음에는 잘 그려진 풍경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한다. 정말 나 같아도 처음에는 흠뻑 빠져 들었을 것 같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막막할 땐 펭귄을 떠올린다. 하루하루 묵묵히 걷고 또 걷다보면 어딘가에 다다르는 날이 오겠지. 그러다보면 뭐라도 되어있지 않을까 싶다."

펭귄은 대체로 암수의 외형이 비슷하다고 한다. 겉으로 봐서는 알을 품고 있는 녀석이 엄마인지 아빠인지 구분은 잘되지 않지만 흰 가슴에 잔뜩 묻은 얼룩으로 보아 꽤 오랫동안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었다고 짐작할 뿐이다. 알을 낳는 건 엄마지만, 그 뒤로 알을 품는 일은 엄마와 아빠가 교대로 한다. 참 따뜻해 보이고 묵묵하고 믿음직한 책임감이 느껴진다.

"사람들은 동물에게서 보고 싶은 면만을 골라서 본다. 그리고 인간의 관점에서 그럴 듯한 의미를 찾는다. 하지만 동물은 사람에게 교훈을 줄 생각 따위는 없다. 그저 자기들의 방식으로 살아갈 뿐이다."

얼마 전 극장에서 <해치지않아>라는 가족 영화를 딸과 함께 보았다. 그 곳에서 갇혀 지낸 북극곰을 캐나다의 좋은 환경으로 보내주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실내체험 동물원이라는 명목으로 각종 희귀 야생동물을 가둬두는 것도 모자라 만지고 품에 안고 사진을 찍는 체험을 한다. 실제로 서울의 한 쇼핑몰에 칠레나 페루 해안에 서식하는 홈볼트 펭귄이 갇혀 있다고 한다. 어쩌다가 한국에까지 오게 되었을까? 우리도 펭귄을 원래 살던 환경과 비슷한 곳으로 돌려 보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하지 않을까?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하다. 이제는 점점 이런 겨울이 더 많아질텐데 남극의 겨울 눈도 얼마나 지켜낼 수 있을지 갑자기 걱정이 된다.

최승호 시인의 시집 <펭귄> 중에서 [벌]이라는 동시의 구절을 함께 나누고 싶다.

손 들어!
손이 없는데요.
그럼 날개 들어!
알았습니다. 선생님

펭귄의 짧막한 손은 팔일까 날개일까?^^
지느러미일까?^^
신체적 특징을 잘 나타낸 귀여운 시에 싱글벙글 미소가 만개한다. 
펭귄이 실제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이 아니니 날개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해 보인다. 
물 속에서 만큼은 신나게 날듯이 헤엄을 칠수 있으니 지느러미 팔일까?
날개지느러미일까?^^

펭귄의 삶을 보며 쉬엄쉬엄 걷기도 하고 때론 멈춰서 눈보라를 피하기도 하고 스윽 지나치는 펭귄의 모습. 쉬지 않고 길을 가는 펭귄에게 삶의 묵묵함을 배운다는 작가의 말처럼 눈밭에  쓰러지더라도 다시 일어나는 힘을 펭귄에게서 얻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