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와 제목이 살짝 마음에 들지않아 밀어낸 책이다. 첫인상처럼 겉표지가 책에도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선입견과 편견을 접어두고 일단 책을 잡으니 술술 재밌게 잘 읽어졌다. 보이는게 전부는 아닌거다~^^;;동네 언니가 말해주는 친근한 조카 녀석의 이야기처럼 흥미진진하면서 현실감이 느껴지는 자전적인 소설이다.내 친구 중에서도 유난스러운 헬리콥터맘이 있다. 종일 종종 걸음으로 영어 유치원부터 고3 과외에 학원들까지. 독서실에 픽업하러 다니고 보통 정성이 아니었다. 대학가서도 여전히 나르고 퍼다 주는 헬리콥터 맘.어릴 때부터 조금 특별함이 보이면 모든 엄마들은 자기 자식을 영재처럼 여기게 마련이다. 이런 저런 일들로 서울대 나라의 교주들이 되어 아이의 마음과 아랑곳없이 오직 한가지 목표만을 위해 내달린다.기다리고 기다리던 초등학교 입학!!누구보다 빼어나게 옷을 입고 입학식에 가고 싶던 마순영은 아들에게 입힐 옷을 사기위해 백화점에 간다. 당장 내일 입을 옷이니 신중하게 고르는데 벌써 입학식을 마치고 돌아다니는 아이를 만나 아연실색한다. 아뿔싸!!입학식 날짜를 착각하고 입학식 당일에 학교대신 쇼핑을 한 것이다. 이 때부터 너무 웃기기 시작했다. 정신없고 다혈질인 엄마가 성질을 죽여가며 아이를 위해 뒷바라지 하고 고생하며 함께 성장해간다. 사춘기를 겪고 전쟁을 치르고 공부! 오직 공부에 매달리고 생사를 넘나들며 투쟁하는 모습은 주변에서 익숙한 전쟁이다.마순영 씨는 거의 아동학대수준으로 아이를 공부로 몰아세우면서도 저신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너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이 아이의 장래를 위하는 것이라고. 아이에 대한 사랑이라고 굳게 믿었다. 사랑이 아니라 사육인 줄도 몰랐다. 받는 사람이 원하지 않는 사랑은 폭력임을 알지 못했다.내 아이는 무조건 남들보다 뛰어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앞서나가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이 있었다. 마순영 씨와 같은 부류의 엄마들은 자신이 낳은 아이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비교만 하지 않으면 모든 존재는 모든 아이는 그 자체로 완벽허며 그 자체로 완성되어 있으며, 존재 자체가 찬란한 빛이란 사실을 알지 못했다.유치원 시절부터 남달리 수학 학습만화를 꿰차고 보는 아이에게 온갖 기대를 걸어 버리는 엄마. 그 시작은 친구와의 경쟁에서 밀려난 마순영 자신의 복수에서 시작했다.학창시절 함께 공부를 잘했지만 잘난 친구는 서울대에 가고 본인이 지방대에 간 것을 자식으로 풀어내려는 보상심리가 작용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학교일부터 아이를 학습하는 일에 집중을 했다. 초1부터 고3까지 1년 단위로 각 장마다 리얼한 생활 이야기가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학년이 바뀌면서 생기는 변화들을 재밌는 에피소드로 엮어서 가독성도 좋고 진행이 빨라서 숨쉴틈 없이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결국은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해 하며 고등학교 생활과 성적관리 등을 통해 입시의 숨막힘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학종이니 수시니 정시니 하는 것들을 마치 속속들이 아는 컨설팅처럼 대단한 정보력을 가진 헬리콥터맘의 고충도 나타난다. 힘든 상황에서도 이사를 감행하며 오로지 아들의 서울대 입성을 부르짖는 엄마의 삶은 무엇일까? 금수저와 흙수저를 운운하며 생존 서바이벌같은 입시전쟁을 속속들이 알고나니 내 아이는 이렇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더 강해졌다. 홀로 자기주도 학습하는 아이를 들들 볶는 헬리콥터맘이 아니라 다행이다. 내 아이는 안녕하신가?^^ 친구와 잘 놀고 들어와 축제연습으로 고단한지 잠이 들어있다. 사랑스러운 내 아이의 미래가 오로지 서울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반짝 반짝 존재만으로도 빛나는 내 아이의 꿈을 응원해 본다.자신의 꿈이 아닌 엄마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를 했던 아들의 미래는 어찌 되었을까? 마지막까지 고군부투하는 엄마와 아들의 학습내용이 장차 다가올 나에게 약간의 긴장감을 주긴 했다. 어디까지나 소설이지만 소설같지 않은 한 아이의 성장일지같아 재밌게 읽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위대하다. 자식에게 혼신의 힘을 쏟아 붓는다. 그러나 아이와 별개로 얻어진 것에 따른 책임도 감당해야하는 심판대 앞에 서게 될 날은 분명 온다. 과연 서로가 행복한 날이었을까? 오직 한가지 서울대만을 목표로 달려온 엄마의 씁쓸함이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