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인생응원가 - 스승의 글과 말씀으로 명상한 이야기
정찬주 지음, 정윤경 그림 / 다연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행복할 때 행복에 매달리지 말라
불행할 때 불행을 회피하지 말라
자기 삶을 순간순간 살피어 보라
멈추어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릴 때부터 교회는 가까이 했지만 그 외의 종교는 접해 볼 기회가 드물었다. 친구가 학창시절에 성당 문학의 밤 행사에 초청해서 처음 가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 정도이다. 절은 수학여행이나 산행길에 잠시 둘러보고 나오면 그만이었다. 폐쇄적이고 협소했던 나의 종교관이 차츰 열리게 된 것은 40대 이후에 생긴 관대함 때문일까?^^ 혜민스님과 정목스님의 책을 거부감없이 읽으면서 종교를 막론하고 좋은 글은 가리지 않게 되었다. 법정스님의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는 소장하고 좋아하는 책이 된 것은 예전의 기독교관념으로서는 의아했을 일이다.

작가 정찬주님은 십수년간 샘터사 편집자로 법정스님 책을 만들면서 스님과 각별한 재가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법정스님의 말씀을 귀한 글로 담아내어 한 장, 한 문장을 읽을 때마다 조용한 산사에서 자연을 벗삼아 차 한잔 마시는 듯 안온해진다.

정호승 시인의 추천사처럼 우리 시대 영혼의 스승같은 법정스님의 말씀을 읽으며 혼탁한 마음이 잠시나마 쉼을 얻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은 어제의 연속이 아닌 새 날이다. 겉으로 보면 같은 달력에 박힌 비슷한 날 같지만
어제는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사이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이렇게 살아 있음이다.
어제나 내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이 자리에 있음이다.

삶을 소유물로 생각하기에 우리는 그 소멸을 두려워한다.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이니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나눔의 삶을 살아야 한다.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고 따뜻한 말을 나눈다든가, 눈매를 나눈다든가, 일을 나눈다든가, 시간을 함께 나눈다든가.
나누는 기쁨이 없다면 사는 기쁨도 없다.

산다는 것에 대한 말씀들을 음미해 보았다.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 나대로 살아가되 지금 이 순간에 소중한 시간과 삶을 함께 나누어 가는 것. 그리고 어제보다 조금씩 새롭게 달라지는 나의 모습으로 최선을 다 할때 두려움없이 살아가는 것이 될까?

결국 삶이든 행복이든 내가 만들어가는 것임을 생각했다.
고인물이 굳어지고 생기를 잃듯이 틀에 갇혀 안주하지 말고 새로움으로 하나의 흐름이 되도록..
큰 한걸음이 아니라도 조금씩 나아가는 용기를 조용히 불어 넣는다.

또 한가지!! 무엇이든 나눌게 있으면 나누고 사는 기쁨이 바로 사는 것이라는 말씀에 공감이 된다. 물건도 나누고 정도 나누고 관심도 나누면서 사는 것이 정말 사람사는 냄새 풍겨대는 삶이다. 우리 집엔 항상 사람이 들끓었다. 청년들 먹이고 재우고 놀고... 가진건 없어도 갈곳 없는 아이들 재우고 배고픈 애들 먹이고 김치국수라도 해서 함께 먹으면 밤이고 낮이고 행복했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

너무 뛰지 말라.
조급하게 서둘지 말라.
우리가 가야 할 곳은 그 어디도 아닌 우리들 자신의 자리다.

고독할 수는 있어도 고립되어서는 안된다.
고독에는 관계가 따르지만
고립에는 관계가 따르지 않는다.

사람은 어느 때 가장 맑을까?
산에 사는 사람들운 가을에 귀가 밝다.
가을 바람에 감성의 줄이 팽팽해져서 창밖에 곤충이 기어가는 소리까지도 다 잡힌다.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안으로 충만해지는 일은
밖으로 부자가 되는 일 못지않게 인생의 중요한 몫이다.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도 만족할 줄 모른다.
더 가지고 싶은 욕망에 허덕이고, 남과 비교하며 늘 허기지고 목이 마른 상태이다. 겉으로는 번쩍이는 옷과 집을 가지고도 정신적으로는 초라하고 궁핍하다.
크고 눈에 보이는 것만을 원하는 삶이 아니라 작고 사랑스럽고 고마운 것들을 잃어버리지 말아야 겠다. 어느 한 장, 한 말씀 조차 허투루 다룰 수 없는 말씀들을 오래오래 되새김하고 싶은 귀한 책이다. 삶을 한 걸음 뒤에서 성찰하며 자연에서 얻는 생명의 가치를 몸소 실천해 나가신 법정스님의 말씀에 귀기울이며 숙연해지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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