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The Cat Edition)
손힘찬 지음 / 부크럼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지친 하루의 끝에는
누구나 듣고 싶은 말이
있지 않을까?

손에 들고 다니며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
이미 알음알음 유명세를 치르는 작가인 듯하다. 1년 남짓만에 20쇄를 발행하고 2판을 찍으며 새롭게 단장을 했다.
The Cat Edition 에 당첨~^^
포근한 파스텔톤의 일러스트가 작가의 글과 잘 어우러져서 편안한 느낌이다.

고양이가 소파에서 쉬고 있는 표지그림도 귀여운 느낌인데다가 책 속을 따뜻하게 채우는 삽화도 정감있다. 혼자 그네를 타고 있는 그림은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만난 내 모습과 겹쳐졌다. 가끔 동네 놀이터 그네에 앉아 별을 보며 앉아있는 시간을 즐기곤 했었다. 그림과 글을 보며 문득 문득 내 젊은 날이 떠올랐다.

작가는 20대 초반의 아주 젊은 청년이다. 내가 20대에 이런 글을 썼을까 싶을만큼 잔잔하고 공감되는 언어를 구사한다. 읽다보니 속으로 상처를 받은 시절을 보냈기에 아픔을 바라보고 치유하는 법을 터득하고 위로가 되는 말들을 나열하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글들은 진솔하고 마음을 움직인다.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인간의 고민은 전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그가 주장한 말에 대해 매일 생각한다.
"정말 사람들의 고민이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은 아직까지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하고 확실한 것은 인간관계는 영원한 과제라는 점이다.

인간관계의 어려움으로부터 책은 시작한다.
진실된 사람과 가짜를 거르는 계기는 반드시 온다. 대화를 해도 일방통행이고, 이해와 존중이 없는 사람에게 감정낭비 하는 일을 겪다보면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지 않아도 껄끄럽고 불편해진다. 스스로를 탓할 필요도 타인을 몰아세울 필요도 없다. 그냥 거기까지가 최선의 관계였을 것이다. 사람 마음은 언제든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나무처럼 할결같은 사람도 있다.

오랜 친구들을 10년정도 만나지 못했을 때가 있었다. 아이키우면서 각자 바빠서 혹은 기타의 이유 등으로 해서 멀어진 틈도 모를만큼 지났던 고등학교 4인방은 다시 만나자마자 어제 만난듯이 반가웠다. 이렇듯 관계란 변함없는 사람들도 있고, 많은 모습들 중에 한가지 모습만 보고 단정짓고 떠나는 사람도 생기게 마련이다.

어릴 때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었는데, 나이를 먹어 갈수록 쓴 것은 삼키려 한다. 그러나 살면서 겪은 스트레스, 감정 상하는 일들울 모두 참고 넘어가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자신에게 엄격해지면 나중에 스스로가 극복했다고 하지만, 실은 아픔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외면하고 있던 것에 불과하다.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솔직한 것이지 나약한 것이 아니다.

여러가지 이야기들 속에 자신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용기있는 작가였다. 일본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와서 살면서 예민했던 시절 겪어냈던 이야기를 읽으며 응원하게 되었다.
(중학교 때 한국에서 제일 먼저 배운 말은 욕이었고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쪽발이"였다고 한다. 가난했고 힘들었고 죽음도 생각했던 작가의 단단해진 내면의 이야기가 상처없던 사람처럼 따스하게 위로해 준다.)

그는 나와 다른 점이 불편하다면 비난을 하지말고 비판을 하라고 말한다. 어떤 사회문제든 강하게 주장을 펼치거나 모른다고 해도 인권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작가의 감성적인 글 속에 명확한 자기의 소신을 글로 엮어내는 모습이 흐뭇했다.

나의 20대에는 이런 가치관이 뚜렷하지 않았는데 젊은 작가들의 글을 만나면 많이 부끄러워진다. 좀 더 열심히 살아볼 걸..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짧지만 울림있는 글이 핑크색 표지처럼 따스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