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에서
스티븐 킹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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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이라는 작가를 잘 몰랐다는 것이 적잖은 충격이었다. 작가 소개를 보니 내가 마땅히 알아야 할 이름이었다. <미저리>와 <쇼생크 탈출>을 쓴 작가라니...!!
나는 사람 이름을 정말 잘 외우는 편인데 희한하게 외국 사람들 이름은 기억을 잘 못하는 편이다^^;;
그러고보니 어렴풋이 들어본 것 같기도하다. 어쨌든 너무도 유명한 작가의 책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표지도 이쁜데 속표지는 더 근사했다^^
사람에게도 첫인상이 있듯이 책을 처음 만나는 그 느낌도 독서할 때 적절한 동기를 부여한다. 궁금해지는 멋진 창공의 사진 디자인으로 소설을 만났다. 사실, 책으로 만난 적이 없는 스티븐 킹의 작품이라서 그런지 겉표지 띠지에 두른 설명이 와닿지 않는다. (아시는 분 계시면 부연추가 설명 좀 부탁드림☞☜)

"스티븐 킹의 작품에서 전에 없던 상냥함"

사전 정보없이 읽게 된 책이 궁금해서 작품에 대한 설명을 잠시 알아보니 ‘나는 전설이다’로 잘 알려진 SF 작가 리처드 매드슨의 ‘줄어드는 남자’(1956)를 오마주해서 나온 작품이라고 한다. 물론 이 소설도 읽지 못했으니 다른 설명은 미루어 놓는다. 소설은 점차 몸무게가 줄어드는 남자와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124킬로 나가는 거구의 남자는 점차 체중이 감소하는 것을 느낀다. 하루에 0.5킬로씩 매일 빠지는 설정이 특이했다. 처음엔 가벼워진 몸이 만족스럽겠지만 매일매일 줄어서 0이 되는 그 시간을 맞이하게 될 때 어찌할 것인가ㅜ

기이한 상황에 처한 어느 평범한 남자 스콧은 삶의 재치와 존엄을 지키며 사는 법을 배워 나간다. 스콧의 체중이 0에 가까이 근접할수록 점차 걱정이 된다. 몸이 가벼워지는 무중력 상태처럼 걷게 되는 사내의 일상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

중량도 시간처럼 기본적으로는 한낱 인간이 만든 생각 아닌가? 시계의 바늘, 욕실 체중계의 숫자, 그것들도 가시적인 영향력이 있는 비가시적 힘을 측량하려는 노력의 수단에 불과하지 않나? 미천한 우리 인간들이 실재라고 여기는 것을 초월한 보다 높은 실재를 손안에 넣어보겠다고 애쓰는 미미한 노력 아닐까?
p.33

여기서 돋보이는 것이 하루하루 몸무게가 바닥나 사라질 날을 앞두고 있는 스콧의 삶의 방식이다. 그 와중에도 스콧은 인생을 만끽하기로 했고, 그게 자기 자신에 대한 도리라고 여겼다.

"과거는 역사이고 미래는 불가사의다"

그가 불가사의한 미래를 역사적인 과거로 만드는 방법은 가슴 뭉클하다. 디어드리가 출전하는 지역 마라톤 대회에 같이 나간 스콧은 자신의 줄어든 몸무게를 적극 활용해 디어드리를 우승자로 만든다. 그 덕에 회생 불가이던 이들 부부의 레스토랑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스콧은 자신의 소망대로 부부를 집에 초대해 식사 대접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하며 고도를 향해 움직인다...

뿌리깊은 차별과 혐오를 넘어 화해와 포용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통찰을 담아낸 작가의 마음에 따스해고 뭉클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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