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과 모음 출판사에서 두툼한 시집을 냈다. 릴케, 니체, 괴테, 게오르게, 하임,하이네, 뫼리케,리스트,뮐러,..등등 독일시인들의 시를 김정환님이 옮기고 엮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소장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기분 좋은 가을이다. 

독일시집



책 표지를 벗기니 요런 속표지~

시를 읽고 필사하면서 느낀 것은 시인이 표현해 놓은 감성이 곧 우리의 공유된 정서라는 점이다. 사랑과 이별, 그리움과 기다림, 아픔과 슬픔. 그런 일상들이 시가 되어 저마다의 색채로 질감을 갖고 태어난다.

우리의 정서와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읽게 된 독일 시인들의 시는 길기도 했지만, 독일의 문화인지 모르겠으나 철학적인 사고와 질문의 시가 의외로 다수였다. 작가마다의 성향이 조금씩 달리 표현되기는 하지만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시, 민요적인 시, 장편 서사시,..이렇게 많은 독일시인의 시들 모음은 아마도 처음일 듯 싶었다.

어린 시절 뜻도 모르고 릴케와 괴테의 시를 적어 코팅해서 선물을 주던 학창시절이 기억난다. 
그 때 우리가 아는 시인들이라고 해봐야 학교 교과서에서 배우던 시 속의 작가들의 이름이 전부였다. 박목월, 김소월, 김영랑, 그리고 윤동주와 한용운..
많은 책을 더구나 시집을 접하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도종환 <접시꽃 당신>이 나오고 서정윤의 <홀로서기>라는 시가 여고생들에게 엽서와  연습장으로 휩쓸며 "시"라는 것을 가까이하고 외우게 되었다.^

<독일 시집>

읽은 시들도 보이지만 생소한 시와 시인들이 더 많았다. 하루에 몇 장씩 읽어 가면서 천천히 책장을 더디 넘겼다. 시라는 장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언어로 자연과 사상과 감정들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시들의 향연과 축제같은 책이다. 다양한 시인들의 시를 엮어 놓은 만큼 다채로운 소재의 시를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오랜만에 릴케와 괴테. 하이네의 이름의 시를 읽으니 학창시절이 떠올라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연장선에서 만나는 기분이었다.

48인 320편의 시를 소개하기엔 지면과 시간이 짧아서 아쉽다~^^





너무나 내가 슬퍼-게오르게

너무나 내가 슬퍼

아는 것 오직 한가지다.

내가 생각한다 나 네 곁에 있다고

그리고 부른다 네게 노래 한 곡을



거의 듣는다 내가 그 때

네 목소리 울림을.

멀리서 따라 부른다  그것이

그리고 줄어든다 나의 비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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