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남의 '비밀 이야기'를 듣는 일을 하는 심리상담가이자 코칭심리 전문가 김윤나!! 작가의 섬세함과 자신의 묻어놓은 상처들을 쏟아내며 위로를 건넨다. <말그릇>과는 다르게 인간 김윤나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상처를 아는 사람이 남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것일까.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며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따스함과 위로의 힘이 가득하다. "상처때문에 더 멀리 나가지 못하는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을 때 그러나 적절한 말을 찾지 못할 때 내밀 수 있는 책이 되었음 한다." 누군가의 진심을 마음으로 이해한다 는 것. 그리고 그들의 감정에 충분히 공감해 준다는 일은 어찌보면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 그저 들어주는 것에서부터 사작해서 "그랬구나. 넌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어"라고 응원해는 긍정의 말이면 된다. 왜 그랬니?라는 반문은 후회와 원망을 싹튀우는 말이 된다. 과거의 시간에 머물러 미련을 갖고 헤어나오지 못하는 일은 도움이 되지않고, 반대로 너무 미래에 쫓기듯 앞으로만 달려나가는 일도 나를 지치게 한다. 지금 여기에 있는 나에게 집중하고 다독이기. 잃어버린 슬픔을 토해내고 그 시간을 견뎌온 자신을 다독이면 비로소 상처보다 좀 더 나은 내가 서 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상담사례를 통해 우리의 깊은 내면을 토닥인다. 인간 김윤나의 어린 시절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먹먹해졌다. 일곱살 어린 나이에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버림받은 상처, 아버지의 알콜 의존성과 병치레. 어느 날 맞이한 새엄마. 그리고 언젠가 연락된 생모의 존재와 키워준 엄마를 이해하고 감사하기. 죽도록 벗어나고 싶었고 원망했던 아버지의 임종 앞에서의 용서. 그리고 성장하는 독립된 나... 읽어내려가면서 어느 부분들에서는 내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코끝이 찡해지는 경험을 했다. 누구나 그런 상처들이 하나씩 묻혀있는데 툭툭 건들며 위로해 주는 느낌이다. 아빠가 돌아가신 후 심리상담을 시작했을 때, 상담사는 말한다. “당연히 그럴 수 있지요. 당신은 부모를 미워해도 되지요, 누구나 그렇죠.” 얼마나 듣고 싶었던 말이었을까!! 미워해도 된다는 말. 네 잘못이 아니라는 말. 그러면 안된다는 질책이 아니라 그럴 수 있다는 말. 미워할 수 없으면 사랑할 수도 없다. 감정을 쏟아내고 아픔과 상처를 걷어내는 과정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 남편이 아플 때 돌봄을 받아보지 못했기에 어떻게 간호해야 할지 몰라 울음을 쏟아낸 그녀ㅜㅜ .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남의 이야기라고 쉽게 훈계를 일삼을 수도 있다. 어리다고 감정을 모르는게 아닌데 존중받지 못하고 숨겨오던 상처가 나도 모르게 커져만 간다. 어른들로 인한 결과물을 그대로 수용하고 살며 아픔을 아프다고 못하고 괜찮다고 버텨왔던 시간들!! 담담하게 풀어내는 이야기와 한 사람의 살아온 삶의 곡선을 함께 따라가 본다. 나의 인생도 겹쳐지면서 아플 때 아프다고 말하지 못했고, 슬플 때 슬프다고 하지 못하고 이해한다고 어쩔수 없다고 채찍질해 온 나를 안아주게 되는 책이다. 더불어 타인의 고통에도 민감하게 손을 먼저 내밀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당신에게 상처를 넘어설 힘이 있음을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