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선인장
원태연 지음, 아메바피쉬 그림 / 꼼지락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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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너무 이뻐서 받자마자 
어린아이가 된 듯 기분이 날아가는 것 같이 정말 기뻤다.
역시 원태연 시인의 감성에 잘 어울리는 글과 일러스트♥아메바피쉬 그림이라는데 연애세포가 되살아나는 것처럼 촉촉해지는 소녀감성의 그림이 한가득이다.
 
<도둑고양이 외로워​>
길고양이는 친구를 만나기 전에 이름이 없었다. 처음 만나는 친구 선인장은 고양이에게 속마음을 외롭다고 말했을 뿐인데 고양이는 덥썩 이름으로 받아들인다.

"어떻게 알았지?
나는 외로우니까
내 이름은 외로워.​"
친구가 생겨 더 이상 외롭지 않은
고양이 외로워의 사랑이 시작된다.♥

"세상에 착한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어.
그럼 네가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잖아."

<선인장 땡큐​>
꽃집 구석에 있던 작은 선인장은 아무도 봐 주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철이는 선인장의 가시를 신기해하며 엄마에게 부탁해서 집으로 갖고 온다. 철이가 지어준 선인장의 이름은 땡큐.
철이는 땡큐를 남기고 사라진 보고싶은 친구.
지금 땡큐는 철이를 그리워하며 한 남자의 컴퓨터 옆에서 전자파를 흡수하는 일을 하고 있다.
다시 아무도 봐주지 않는날이 계속 되는 외롭던 어느 날 고양이가 찾아왔다.

<비누 쓸쓸이​>
책상 위엔 그 남자가 손을 씻을 때마다 만지는 비누가 있다. 만져줄수록 향기도 나고 거품도 나서 좋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꾸만 자기 몸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비누 쓸쓸이는 선인장 땡큐와 고양이 외로워가 서로를 그리워하고 보고싶어서 기다리는 것을 마냥 지켜본다.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을 싫어한다. 
비누  쓸쓸이는 그 둘의 사랑을 지켜보는 것이 참 부럽다"

식물은 움직일 수 없다.
사랑하는 외로워 곁으로 가고 싶지만 갈 수 없고 안아주고 싶지만 자기 몸의 뾰족한 가시 때문에 안아줄 수도 없다.

선인장 땡큐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게 없다. 초라한 자신이 싫어 먼저 다가가지 않는 소심한 고양이.

"두근거려..라고 말하고 싶지만
내마음 들킬까 봐

보고싶어..라고 말하고 싶지만
네가 떠나갈까 봐

좋아해..라고 말하고 싶지만
또 다시 상처입을까 봐"

서로 다른 외로움에 깃든 상처를 안아주는 모습을 통해 메마른 사람들 가슴 속에 숨은 감정을 하나씩 들춰준다. 정반대인 둘이 '우리'가 되어가는 따뜻한 이야기

사물에게도 이름이 필요할까?
자신만의 이름을 갖고 싶은 것.
그리고 관심과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 공통된 욕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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