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정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뇌과학이 뒤바꾼 자폐의 삶
존 엘더 로비슨 지음, 이현정 옮김 / 동아엠앤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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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스릴러처럼 다음 장면을 갈구하게 만드는 놀랍고도 용감한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표지에 써있는 그대로이다. 일반적으로 자폐의 삶이 변화되지 않는다는 단정으로 살아왔기에 이런 실험적인 도서가 궁금했다.
"아스퍼거 증후근"을 가진 자동차 전문가이며 음향 엔지니어로 이름을 날린 그의 이야기는 뇌과학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알게 만든다.

자폐나 아스퍼거 증후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만큼 전문적인 내용을 최대한 자세히 묘사하고 설명하려 애쓴 흔적이 보인다. 여러 실험과 인생 이야기 그리고 TMS라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와 희망 등 책을 통해 그가 느낀 것들을 자세하게 풀어 놓았다.
감정적인 부분이 미숙하고 상대에 대한 공감 능력이 부족해서 사회생활이 어려웠던 인생이,
기계적이고 로봇과 같이 감정표현이 없는 한 사람이 뇌과학을 통해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를 감동적으로 말하고 있다. 본인이 겪은 내용이기에 감동이 극대화되는 느낌이다.

처음 등장하는 TMS라고 불리는 새로운 기술을 실험대상자로 선정되었을 때 관심과 불안이 덮쳤을 것이다. TMS란 경두개자기자극술의 약자이고 전자기장을 이용해 뇌 피질에 신호를 유도해서 자폐에게 부족한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을 기르도록 돕는 것이다.장애를 얻은 대신 기술적이고 논리적인 마음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감정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타인과 섞이지 못하고 겉도는 외부 관찰자처럼 살면서 행복을 몰랐다고 회고하는 부분이 맘에 걸렸다. 마치 외로운 늑대 한 마리처럼 중심에서 멀어져 떠돌아 다니고 혼자 일하는 것이 사람들을 대하는 것보다 편해진 삶. 남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별개의 삶이란 외로운 것이다.

TMS를 실험하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환상처럼 날것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p.135
음악의 멜로디도 비슷하게 내 감정을 자극했다. 처음에는 노래의 가사때문에 동요한다고 생걱했다. 하지만 가사가 없는 클래식 음악을 들어도 역시 강렬한 감정에 휩싸였다.

p.206
뇌의 한 부위를 억제하는 것은 다른 부위가 소통할 기회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뇌에 새로운 길이 닦이는 것이다. 이 과정을 신경학자들은 '뇌 가소성'이라 명명했다. TMS는 바로 이 과정을 돕는다. 새로운 길, 그리고 타깃 부위의 억제를 통해 접근성을 갖는 오래된 길은 여러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나는 인간의 마음 한편에는 매우 논리적 사고가. 다른 한쪽에는 감정적 반응이 자리잡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외로운 아이로 지내고 기계 애호가로서의 직업을 갖고 자폐라는 장애로 사람을 들여다 볼 때 기계를 들여다보듯 했던 삶이 조금씩 감정을 느끼게 될 때 그 느낌이 궁금하다. 가슴뛰는 희열일 듯하다.

타인과 따뜻한 공감을 해 나갈수 있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타고난 자질을 펼칠 수 있도록 자폐인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는 책이다.

모든 차이점이 장애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뛰어난 능력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결국 문제는 모든 차이점을 장애로 단정짓는데서 온다. 세계적인 가장 뛰어나고 창의적인 몇몇 인물들이 자폐적 특성을 지녔다는 증거가 나오는 추세이다. 이들은 사물을 특이한 관점으로 바라보기에 일반인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를 풀어내곤 한다.
뇌자극은 뇌를 재정비함으로써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뇌의 문제점들을 고칠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인간의 감정은 상호간에 소통을 위해 중요하다고 느꼈다. 내가 가진 인간으로서의 고유한 감정에 대한 본질을 생각하고 감사해보는 시간이다.

덧붙임...

사실 나는 젊은 시절 특수교육과 자폐에 관심이 많아 실제로 청각장애 아이와 자폐 아이들을 돌보는 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다.
옆에서 바라보는 자폐 아이들의 삶과 그의 부모의 삶은 피폐하게 망가진다. 소통이 되지않는 어려움과 치료 그리고 지침과 포기..그러면서 아이들은 커가고 부모는 나이를 먹는다ㅡ 그 불안감을 몸소 느꼈기에 치료법이 있다면 꽤 권장해볼 만하지않나싶다.
어린 아이가 교육을 통해 말한마디 하고 소통이 될때의 기쁨은 이루 말로 표현을 못한다. 그 기쁨을 나눌 수 있다면 이런 치료법이 많이 소개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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