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족은 왜 ‘사람에 토대를 둔 가족‘으로
이행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우정의 조건에 대한 논의로 돌아가야 한다.
사람에 토대를 둔 가족, 혹은 관계 그
자체가 중요한 가족관계적가족‘의 구조는
우정의 구조와 비슷하다. 관계 속의 개인들이
서로를 도구화하지 않고
사람으로 대할 수 있는 것은
경제적인 관심을 관계 바깥으로 밀어냈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관심이 가운데 놓이자마자
관계는 복잡해지고 불안정해진다.
마음이 돈으로 환산되고,
돈이 마음을 대신하며,
함께했던 시간 전체가 투자, 기대, 이익, 손해, 청산 같은경제 용어로 기술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경제적인 약자들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보루가 가족이라면,
경제적인 관심을 가족의 바깥으로 밀어내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자본주의적 산업화는 무급가족종시자나
전업주부처럼 가족을 매개로
경제에 간접적으로 접속되어 있는
개인들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내는 경향이 있다.
비계약관계에서 계약관계로, 또는
선물경제 영역에서 화폐경제 영역으로의 이러한 이동은
개인들을 인격적 종속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주며,
노동의 가치를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