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이 모였지만 어느 순간 그런 지식이 좀 공허하다는 느낌이들었다. 그리고 그 관점이나 대상이 달라졌다. 오래된 집문에 얼굴을 바짝 들이대면 코로 스르르 들어오는 오래된 문의 창호지냄새, 뚫어진 창호지 구멍에서 새어나오는 집 냄새와 흙벽 냄새, 마룻바닥이나 기둥을 손으로 쓸어볼 때 느껴지는 매끈하면서도 눅진한 오래된 나무의 결, 집의 틈으로 바람이 
들어오는 소리,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 소리 등 
오감을 자극하는 그 자극들이 주는 안온함, 마루에 
햇살이 슬그머니 들어서 기둥에 빛을 비춰주며 
나뭇결이 선명하게 드러날 때 가득 번지는 온기......

오래된 집이 나에게 주는 진정한 가르침은 
그런 것들이었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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