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우리는 똑같이 지상에 잠깐
목숨을 얻어와 살다 가는 유한한 생명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밥을 해 먹고 설거지하고 더러운 옷을 빨래하고 방바닥의 먼지를 훔쳐야 하는 하찮은 일상을 어쩔 수 없이 반복하지만동시에 마음 바닥엔 일순에 우주를 덮을 듯한 서러움을 지닌 존재라는 점이었다. 아니 서러움으로 규정할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이 분명있었다. 그건 제 몸을 열어 세상에다 자식을 낳아놓은 에미의 이 땅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책임과 애정인 것도 같다. 계향의 친정어머니권씨에게서 흘러나와 계향에게로 이어지고 다시 이름과 나이조차가늠해 볼 수 없는 계향이 낳은 딸들에게로 흘러내려와 마침내 내게까지 닿아 있는 그것, 그것은 사랑이라고 부르기엔 가슴께가 저려오 - P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