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엄마가 가끔 어떤 구절을
계좌번호 등등이 쓰인 수첩 뒤쪽
같은 곳에 적어두었다가 내게 읽어줄
때가 있었는데 어떤 것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것은 좋은 일이었소. 좋은 일은 사라지지 않는다오."
로자문드 펼처의 《조개 줍는 아이들』 》속의 구절인데
지금원문과 한국어 번역본 문장을 찾아보니 이렇다.
"It was good, and nothing good is truly lost.
It stays part of a person,
becomes part of their character.
(인생에서 진정으로 좋은 것은
사라지지 않는 법이오.
그것은 한 인간의 부분으로 남아
그 사람 인격의 일부가 되는 것이오."
엄마가 평생 읽어온 그 숱한 문장들도 기억에서 가물거릴수는 있겠으나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엄마의부분으로 남아 인격의 일부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 삼성판세계문학전집 60권의 작가들은 엄마를 통해 나에게도 말을걸어왔을 것이다. - P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