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부모에게도 마땅히, 
자식이 부모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듯
 자식에 대한 기대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해보지도 못했을 만큼
 빨치산의 딸이라는 굴레가 무거웠다고,
 나는변명이라도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변명을 들을 아버지는 이미 갔고
 나에게는 변명의 기회조차 사라졌다. 
그 사실이 뼈아파 나는 처음으로 소리 내 울었다.
 아버지를 위한 울음이 아니라 
나를 위한 울음이었다. 
아버지 가는 길에까지 나는 고작
 그 정도의 딸인 것이다. 
그런 나를, 생판남인 주제에 친자식보다 더 자식 같았던 학수가 아버지처럼 무심한 눈으로,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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