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는 그래서
대문을 잠글 때 아직도 숟가락을쓰는가
자물쇠 대신 숟가락을 꽂고 마실을 가는가
들은 바는 없지만, 그 지엄하신 신조대로라면
변변찮은 살림살이에도
집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한 그릇의
따순 공기밥이어야 한다
그것도 꾹꾹 눌러 퍼담은
고봉밥이어야 한다
빈털터리가 되어 십년 만에 찾은 외갓집
상보처럼 덮여 있는 양철대문 앞에 서니
시장기부터 먼저 몰려온다
나도먼길 오시느라 얼마나 출출하겠는가
마실간 주인 대신
집이 쥐여주는 숟가락을 들고 문을 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