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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쓰 비 위드 유 - 손안의 수학부터, 인류를 구원할 수학까지 수학하는 10대
염지현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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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너무 재미있었다.

다짜고짜 재미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데에는 일단 쉬웠다. 물론 중간중간 눈알 돌아가는 수식들이 몇몇 등장하긴 했지만 우리가 수학 공부하려고 이 책을 펼친 것은 아니니 눈알 돌아갈 것 같으면 적당히 눈 게슴츠레하게 뜨고 넘어가도 책을 이해하는 데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

세상은 수학으로 이루어져 있고 오늘도,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삶은 수학과 밀착되어 있다. 믿을 수 없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보면 이 말을 찰떡같이 이해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사실 이런 유의 책들은 많다. 우리의 삶 속에 녹아있는 수학적 원리를 설명하는 책들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쉽다. 수학을 가볍게 다루고 싶었다는 저자의 의도에 딱 들어맞았다고 할 수 있다.

5.

이 책에서는 어려운 수학 스위치는 잠시 끄고, 아주 쉽고 경쾌한 수학 스위치를 켜 보려고 해요.

한 번 시작하면 어지간한 의지력으로는 종료할 수 없는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듬이라든지, 머피의 법칙은 사실 기분 탓이라든지, 종이접기의 신비로운 능력, 레고 브릭이 얼마나 수학적으로 아름다운 장난감인지 등등 18가지의 생활밀착형 수학 지식을 아주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읽었지만 정말 운이 좋았다고 본다. 아마 서평단으로 선정되지 않았다면 내가 스스로 이 책을 골라 읽었을까 싶기 때문이다. 수학을 좋아하긴 해도 수학 책을 그리 자주 읽지는 않기 때문이다. 서평단에 뽑아주신 출판사 관계자님 감사합니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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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스페인어라고? - 모르고 쓰는 우리말 속 스페인어,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홍은 지음 / 이응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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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우연히 본 영화 한 편 때문에 남미로 떠나고, 그 여행길에서 스페인어라는 낯선 언어를 발견했다. 그 언어는 다시 그 언어가 생동하는 땅으로 안내하고, 그 땅에서 언어뿐 아니라 삶의 이면을 배웠다.

국민학교 5학년쯤이었나 보다. 내가 다니는 학원에 새로운 친구가 왔다. 단발머리에 마르고 까무잡잡한 피부에 눈이 커다란 아이였다. 그 아이는 스페인에서 왔다고 했다. 한국 아이였고 우리말도 아주 잘 했다. 함께 학원에 다녔던 동생과는 스페인 말로 대화를 했다. 그곳에서 태어났다고 했는지 어쨌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든 그 아이는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왔고 우리 학원에서 나를 만났다.

스페인.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곳이었다. 그건 알았다. 투우로 유명한 나라라는 것. 그래서 그 지겨운 질문을 나도 했다.

"너도 투우 봤어?"

그 친구는 역시나 지겨운 질문이란 듯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는 씨름 봤냐?"

명절날 티브이에서 하고, 할아버지들이나 좋아할 것 같은 스포츠. 스페인에 살았던 그 친구에게 투우도, 내게 씨름도 그런 것이었다. 어떻게 헤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친구는 내 삶에서 사라졌고 얼굴만 어렴풋이 기억날 뿐 이름도 잊었다.

이 책을 읽는데 그 친구가 생각이 났다. 몇 년 전 바르셀로나에도 다녀왔는데 여행의 기억보다 그 친구가 동생과 스페인어로 말하던 그때가 떠올랐다. 그 친구도 스페인에서 이 책에 나온 말들을 하고 살았겠지, 하는 생각. 왠지 모르게 멋졌다. 다른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그렇게 유창하게 한다는 것이 말이다. 영어는 억지로 배워야 하는 그런 것이었다면 스페인어는 살아있는 말 같았다. 그때 내가 이 책에 나온 단어나 말을 하나라도 알았다면 어땠을까 싶다.

나 스페인어로 이거 알아.

와! 그걸 어떻게 알아?

이 책에서 봤어.

OOOO은 스페인어로 어떻게 말하니?

이런 대화를 주고받으며 스페인어를 몇 마디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럼 영화 한 편에서 시작된 이 책의 작가님의 삶처럼 나의 삶도 지금과는 다르게 흘렀을까 그런 생각들을 했다.

이 책은 일상어, 상표, 곡명, 관용어 이렇게 4장으로 되어있다. 놀랍게도 익숙한 단어들이 많았다. 실제 가지고 있는 단어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는 단어들도 있었지만 그 익숙함에 반가웠다.

작가님이 풀어주는 단어마다 담긴 뜻과 작가님의 스토리도 빼놓을 곳이 없게 재밌었다. 특히 4장이 가장 흥미로웠다. 한국 사람 못지않게 빈말을 하는 스페인 사람들의 이야기도 어디든 낙하산이 있다는 것도 수 천 km 떨어진 그곳도 사람 사는 모양은 비슷하구나 했다.

얇고 가독성도 무척 좋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다시 스페인에 가고 싶어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책 #독서 #BOOK

#책리뷰 #책추천 #책을읽읍시다

#이게스페인어라고 #홍은

#이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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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 슈퍼 이야기 걷는사람 에세이 21
황종권 지음 / 걷는사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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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시리즈 중 나는 1988을 제일 좋아한다. 내게는 1997이 더 맞을 거다. 그래도 나는 1988을 가장 좋아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그 드라마를 보는 것으로 겨울을 맞이한다. 그 시절이 내가 행복했고 즐거웠고 그립기 때문일 거다.

어릴 때 시골에 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는 곳에 점빵이라고 불렀던 그 동네에서 유일한 구멍가게가 있었다. 한쪽 다리를 약간 절둑거리던 슈퍼집 할머니는 방학을 맞아 시골을 찾은 나와 오빠에게 또 왔냐며 사탕을 하나씩 주시곤 했다. 지금은 점빵도 할머니도 모두 세월에 사라져버렸다. 어릴 때 살던 집 앞에 있던 작은 구멍가게에 50원짜리 하나 들고가서 딸기가 나란히 그려진 쭈쭈바를 사먹곤 했다. 50원이면 충분하고 100원이면 넘치던 시절이었다. 얼마 전 집 앞에 있던 대성슈퍼가 문을 닫았다. 골목마다 편의점이 들어찬 동네에 유일하게 존재했던 슈퍼가 동네 재개발로 아주 사라졌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에겐 마지막으로 기억될 동네 수퍼이지 않을까.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기억 속에 내가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던 동네 수퍼에 대한 이야기들이 하나씩 하나씩 떠올랐다.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다가도 어딘가 모르게 아쉽고 속상한 마음도 들었다. 지나간 추억이란 늘 그렇게 아련하고도 아픈 것인가 싶다.

시를 가르치는 분이 쓰신 글이라 그런지 시를 쓰다가 글이 길어진 것인가 하는 순간들을 자주 만났다. 시라고 하면 어렵기만 한데 이런 시라면 얼마든지 읽겠다 싶었다. 모두 4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서 방울 수퍼에 대한 이야기는 1부에 그치고 2~4부는 에세이가 이어진다. 우리 모두가 수퍼 집 아들 딸이 아니라 수퍼 집 아들로 사는 게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 수퍼 집 아들만이 가질 수 있는 경험과 감상을 더 듣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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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인티N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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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재출간 되었다. 어쩌다 보니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코너에 꼭 있던 박웅현 작가의 책을 처음 읽어보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책'이라고 했다. 아, 그럴만 하구나 했다.

살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며 마음속에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엉기고 엉겨 덩어리지며 도드라지게 된다. 그런데 그것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말이나 글이라는 뜰채로 깔끔하게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마음속에 엉긴 덩어리들을 더 단단히 뭉쳐서 건져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존 : 당신 안의 별을 찾아서

본질 :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고전 : Classic, 그 견고한 영혼의 성

견(見) : 이 단어의 대단함에 관하여

현재 : 개처럼 살자

귄위 : 동의 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불합리한 권위에 복종하지 말자

소통 : 마음을 움직이는 말의 힘

인생 : 바람에 실려 가다 닿은 곳에 싹 틔우는 민들레 씨앗처럼

최근 살다 살다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싶게 힘든 일을 겪은 친구가 있다. 몇 달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왔고 지난 주말 그 순간을 지났다. 내가 잘 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우는 친구에게 이 책에서 보았던 글을 전했다.

161.

완벽한 선택이란 없습니다. 절대 옳은 선택은 없는 겁니다. 선택하고 옳게 만드는 과정이 있을 뿐입니다.

앞으로 잘 살면, 그게 옳은 선택이 되는 거라는 말을 해주었다. 친구에게 위로가 되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기가 막히고 말문이 막히는 순간 전해줄 말 한 줄을 건질 수 있어서 또 한 번 이 책에 고마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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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사춘기 - 제19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174
오늘 지음, 노인경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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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오랜 시간 잊고 지냈던 단어 중 하나가 '사춘기'다. 사춘기. '난 특별할 거 없이 그냥 지나간 것 같은데. 오히려 엄마 갱년기가 더 지독했어.'라고 자주 생각했다. 물론 나 혼자만의 생각이겠지만. 나의 사춘기는 그렇게 오래전에 지나가버려 기억도 가물가물해졌지만 다가오는 사춘기가 있다. 크고 있는 두 아들 녀석들의 사춘기는 어떨까, 지독할까 아님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훌쩍 어른이 되어버리는 것일까 궁금하다. 이제 사춘기라는 단어가 아주 남의 일이 아닌 것이 되었다.

초등학교 4학년 현우가 있다. 어느 날 같은 반이 된 하나한테서 손 편지가 도착했다. 요즘 시대에 손 편지라니. 아무 생각이 없다가도 "같은 반 남자애한테 처음 손 편지 쓰는 거야."로 시작하는 편지는 마음을 울렁거리게 만든다.

'그 애는 왜 나한테 손 편지를 보냈을까?'

혼자 가만히 이 문제를 풀고 싶은데 사촌 동생과 엄마, 아빠는 한 편이 되어 현우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친구 같은 부모님을 원했을 뿐인데 몸이 15센티미터로 작아져 버린 현우다. 어떻게 하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이 적으로만 여겼던 사촌동생 수장이의 마음도 알게 되고, 몸이 작아지고 싶은 친구 고호수의 사정도 알게 된다. 무엇보다 사촌동생만 감싸고도는 엄마 아빠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가족이란 어떤 존재인지도 느끼게 된다.

천사들도 사춘기를 겪다니. 사춘기를 겪고 있는 왕천사, 킹천사 이 두 천사의 실수로 현우의 몸이 작아져 버렸지만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줄 수는 없다고 말한다. 뻔뻔하기 그지없지만 어쩌랴. 다시 몸이 커지려면 현우에게 필요한 건 뭘까.

길지 않은 이야기 속에 아이들이 자라면서 겪을 수 있는 대부분의 이슈가 다 담긴 책이었다. 친구관계, 이성친구, 부모님과의 관계, 학교생활 등등. 처음에는 손 편지 이야기로 시작되었다가 현우가 작아지는 장면에서 으엥?? 갑자기?? 하며 의아했지만 다시 몸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순간 나도 같이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현실과 판타지가 맛있게 잘 버무려져 모든 에피소드들이 오밀조밀 촘촘히 잘 짜여 한 줌의 지루함도 없는 이야기였다. 아, 귀엽다. 모든 것이 귀엽고 예쁘다.


#나혼자사춘기

#나혼자사춘기_서평단

#마해송문학상

#문지아이들

#문학과지성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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