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스페인어라고? - 모르고 쓰는 우리말 속 스페인어,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홍은 지음 / 이응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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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우연히 본 영화 한 편 때문에 남미로 떠나고, 그 여행길에서 스페인어라는 낯선 언어를 발견했다. 그 언어는 다시 그 언어가 생동하는 땅으로 안내하고, 그 땅에서 언어뿐 아니라 삶의 이면을 배웠다.

국민학교 5학년쯤이었나 보다. 내가 다니는 학원에 새로운 친구가 왔다. 단발머리에 마르고 까무잡잡한 피부에 눈이 커다란 아이였다. 그 아이는 스페인에서 왔다고 했다. 한국 아이였고 우리말도 아주 잘 했다. 함께 학원에 다녔던 동생과는 스페인 말로 대화를 했다. 그곳에서 태어났다고 했는지 어쨌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든 그 아이는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왔고 우리 학원에서 나를 만났다.

스페인.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곳이었다. 그건 알았다. 투우로 유명한 나라라는 것. 그래서 그 지겨운 질문을 나도 했다.

"너도 투우 봤어?"

그 친구는 역시나 지겨운 질문이란 듯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는 씨름 봤냐?"

명절날 티브이에서 하고, 할아버지들이나 좋아할 것 같은 스포츠. 스페인에 살았던 그 친구에게 투우도, 내게 씨름도 그런 것이었다. 어떻게 헤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친구는 내 삶에서 사라졌고 얼굴만 어렴풋이 기억날 뿐 이름도 잊었다.

이 책을 읽는데 그 친구가 생각이 났다. 몇 년 전 바르셀로나에도 다녀왔는데 여행의 기억보다 그 친구가 동생과 스페인어로 말하던 그때가 떠올랐다. 그 친구도 스페인에서 이 책에 나온 말들을 하고 살았겠지, 하는 생각. 왠지 모르게 멋졌다. 다른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그렇게 유창하게 한다는 것이 말이다. 영어는 억지로 배워야 하는 그런 것이었다면 스페인어는 살아있는 말 같았다. 그때 내가 이 책에 나온 단어나 말을 하나라도 알았다면 어땠을까 싶다.

나 스페인어로 이거 알아.

와! 그걸 어떻게 알아?

이 책에서 봤어.

OOOO은 스페인어로 어떻게 말하니?

이런 대화를 주고받으며 스페인어를 몇 마디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럼 영화 한 편에서 시작된 이 책의 작가님의 삶처럼 나의 삶도 지금과는 다르게 흘렀을까 그런 생각들을 했다.

이 책은 일상어, 상표, 곡명, 관용어 이렇게 4장으로 되어있다. 놀랍게도 익숙한 단어들이 많았다. 실제 가지고 있는 단어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는 단어들도 있었지만 그 익숙함에 반가웠다.

작가님이 풀어주는 단어마다 담긴 뜻과 작가님의 스토리도 빼놓을 곳이 없게 재밌었다. 특히 4장이 가장 흥미로웠다. 한국 사람 못지않게 빈말을 하는 스페인 사람들의 이야기도 어디든 낙하산이 있다는 것도 수 천 km 떨어진 그곳도 사람 사는 모양은 비슷하구나 했다.

얇고 가독성도 무척 좋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다시 스페인에 가고 싶어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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