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밤중의 아이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3월
평점 :
'냉정과 열정사이' 로 한국에서 이미 너무 유명한 츠지 히토나리의 2018년도 작품 '한밤중의 아이'가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책도 책이지만 작가 자체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신작이 나올때 마다 놓치지 않고 보는 팬덤이 꽤 크게 형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츠지 히토나리는 작가이면서, 영화감독, 음악활동도 하는 정말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입니다.
사실 저는 일본 작가 작품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라, 무라카미 하루키, 에쿠니 가오리, 히가시노 게이코 등 정말 많이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들만 읽는 편인것 같아요. 하지만 작년인가 즈음에 이 작가의 다른 책을 볼 기회가 있었어요. 유명 영화배우였던 부인과 이혼후 싱글대디로 파리에서 혼자 아이를 키우며 지낸 10년간의 소회를 담아, 요리 에세이를 낸 걸 보고 정말 감탄했던 기억이 있어요. 애끓는 부정이 곳곳에 녹아 있어서 뭉클했던 책이었어요. 정말 대단한 부정이 아닐수 없다며.......
이번에 읽게된 한밤중의 아이는 정말 기존과는 또 사뭇 다르네요. 우리 나라에도 요즘 심심찮게 아동 학대에 관한 뉴스들이 나오고 있지요. 그런 뉴스를 마주하면 참 기사를 읽기가 힘듭니다. 한밤중의 아이도 부모로 부터 버려지다 시피해 돌봄을 받지 못하는 주인공을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이름난 유흥가가 밀집한 나카스에서 태어난 렌지. 호스티스 엄마 아카네는 렌지가 태어난 후 출생신고도 하지 않고 무적자로 키웁니다. 사실 키운다기 보다는 그냥 버려둔 것이나 다름없이, 보호를 받지 못한 채로 살고 있어요. 하지만 렌지는 어릴 때 부터 익숙해진 나카스에서 나름의 방법을 터득해 살고 있습니다. 험한 동네이지만 나카스에는 렌지를 딱하게 여겨 이것저것 챙겨주는 주변 사람들이 있어요.
파출소에 근무하는 히비키는 한밤중에 혼자 돌아다니는 다섯살 꼬마 렌지를 데려다 돌봐주고, 호적이 없어 학교도 다닐수 없는 렌지를 어떻게든 돕기 위해 힘씁니다. 또 형처럼 옆에서 렌지를 도와주는 이시마, 그리고 이시마의 소개로 만난 야스코 등등 부모복은 없었지만 렌지는 주변에 따뜻한 어른들이 고비고비 마다 있어요. (정말 이 복 마저 없었으면 전혀 새로운 소설이 되었을 듯요. ) 특히 나카시마 공원에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는 겐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겐타는 항상 렌지를 믿어주고 바라봐주는 든든한 마음의 조력자인데, 알고보면 겐타는 고층 맨션 팬트하우스를 소유한 어마어마한 부자였어요.
그러다 또래친구 쓰토무를 만나 렌지의 세계관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데요....이 소설 굉장히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배경이 되는 유흥환락가, 버려진 아이, 싱글맘, 기타등등 굉장히 어둡고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희망의 빛을 놓치지 않고 유려하게 풀어내고 있네요.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소설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