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 악함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순자 - 악함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ㅣ EBS 오늘 읽는 클래식
배기호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6월

동양사상가들중 맹자, 공자에 비해 덜 알려진 '순자'

주입식 교육의 산물로 성선설에 대비되는 성악설을 주장한 학자정도로만 알려졌던 순자. 왜 지금 '순자'인가에 대한 이유를 작가는 현대의 혼란스러운 세태를 혼란의 절정시기를 거치며 온몸으로 겪었던 순자의 눈을 통해 찾고자 한다.

크게 3장으로 구분된 이책에서 작가는 순자가 그동안 다른 학자들에 대해 덜 알려진 이유와 그 배경을 설명하는데 꽤 공을 들였다. 순자의 사상과 철학에 설명하기에 앞서 1장에서는 꽤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여 순자의 생애를 다루고 있는데, 이 부분의 설명을 듣고나서야 순자라는 인물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저자가 소개한 순자의 생애와 책의 집필과정을 보면, 순자는 당시 사회적으로도 학계에서도 '이단아'적인 면모를 많이 보여주고 있고 그래서 후대에 인정을 받지 못해 공자나 맹자에 대해 많이 폄하되어 있어 보인다. (심지어 '순자'가 한때 금기서적이었다고 하니 당시에 얼마나 평가절하 되었는지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작가는 공자의 논어와 비교하여 '순자'의 책이 가지는 차이점으로 가장 먼저 집필자에 대한 점을 꼽는데, 논어는 공자의 제자들이 썼고, 순자는 본인이 직접 저술했음이 가지는 의미를 강조한다.

저자는 순자의 '성악설'의 진정한 의미를 깊이 있게 설명하고 이를 현대인들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접접을 파헤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배운 순자의 사상은 현대를 사는 나의 눈으로 봤을 때, 대단히 이성적이고, 과학적이며, 현실적인 사상이었다. 논어를 읽었을 때 '그래그래 좋은 말인거 다 알아...하지만 성인이나 가능한 이야기 아니겠어?' 라고 한다면, 순자의 사상은 꽤나 현실감이 있다. 이 시대에 '순자 다시보기' 가 필요한건 아닐까?

고등학교 교육을 말하다

고등학교 교육을 말하다
송영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5월

이 책은 마치 대한민국 입시에 대한 백서 혹은 논문과 같은 책이다. 고교 교사를 비롯 40년 넘게 교육현장의 다양한 분야에 몸담고 있는 저자가 변경되는 교육정책과 입시제도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자칫 이론에만 치우치기 쉬운 다양한 정책과 제도를 현장의 중심에 서서 이해하고 이를 어떻데 접목시켜야 하는지 큰 방향을 전달하고자 한다.

목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CHAPTER 1 특별한 열정, 부모들의 자녀교육

CHAPTER 2 프로슈머(Prosumer) 교육론

CHAPTER 3 긍정적 교육가치와 쟁점들

CHAPTER 4 학교교육 범주의 미래 교육

CHAPTER 5 진화하는 교육 현장, 그 방향의 모색

목차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책은 마치 교육학 논문과 그 주제와 형식이 유사하다. 자녀가 좋은대학 입시에 성공한 부모, 인기 입시강사, 교육 유투버, 근원을 알수 없는 입시전략가 등의 '입시기술'에 대한 책이 그야 말로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이 책은 여타의 책들과 그 맥을 달리하고 있다. 철저하게 교육정책과 입시제도에 중점을 두고 그것들이 의미하는 바와 방향성을 해석하고 있다. 만일 입시전략이나, 고득점 비결을 얻고자 이 책을 펼쳤다면 분명 실망할 것이지만,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정작 교육정책에 본질을 모른채로 사교육 시장의 '입시기술'에 아이를 맡겨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은 많지만, 사실 정책에 담은 의도와 방향성을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교육자로서 본 현 입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부분인데, 앞으로 아이의 진로를 결정할 때 다시 한번 되새겨 볼만 한 점인것 같다.

초등학부모로 아직 고등학교 진학은 먼 일이나, 전반적인 교육정책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책이라 어느 시기에 읽어도 도움이 될것 같다는 생각이다.

디즈니 기묘한 소원1

디즈니 기묘한 소원 1 : 새로운 친구들 ㅣ 디즈니 기묘한 소원 1
베라 스트레인지 지음, 김미선 옮김 / 라곰 / 2022년 5월

'어떤 소원이든 다 들어줄께! 단, 절대 무르기 없기!'

만약 어느날 소원은 뭐든 들어준다는 제안을 받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하지만 '절대 무르기없기' 란 말에 주춤 하게 됩니다. 음 왠지 하면 안될것 같은데....라는 긴장감이 엄습해 오죠? ^^

디즈니 기묘한 소원의 주인공 셸리의 가족은 수족관을 운영합니다. 셸리는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고, 학교에서 빨리 친구들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앞섭니다. 하지만 교내 인기쟁이들만 있는 친구 그룹은 만만치 않습니다. 친구들은 셸리와는 코드가 잘 맞지 않았고, 과학과 수중생물에 박식한 셸리를 시샘하고 미워하게 되죠. 셸리는 학교 수영부에서 활동하던 중 자기의 기록때문에 팀이 수영 경기에 지게되면서 위기감을 느낍니다.

그러던 어느날 전설속의 바다 마녀를 만나게 되고 바다마녀는 달콤한 제안을 합니다.

'어떤 소원이든 다 들어줄께, 단 절대 무르기 없기. 그리고 내부탁도 하나 들어주기'

누구보다 빠른 수영선수가 되어 친구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싶은 셸리는 갈등합니다.....

이후 셸리는 결국 소원을 빌게 되고 이후 엄청난 일들이 셸리에게 일어납니다....

'반지의 제왕' '황금나침반'등의 영화 작업에 참여했던 작가가 쓴 스토리라 그런지 책만 봐도 눈앞에 장면이 그려지는 생생한 장면 묘사가 눈길을 끕니다. 전 사실 책을 읽으면서 놀란부분이 책에는 이렇다할 삽화하나 없이 줄글로만 되어 있는데, 왠지 읽으면 마치 영화를 보는듯이 장면이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문해력을 강조하는 교사들이 추천하는 책에는 다 이유가 있구나~~를 실감했네요. 아이들도 순식간에 빠져들게 만드는 그런책이네요~!

소원을 들어주는 빌런과의 위험한 거래라는 어찌보면 흔한 설정과 전개이지만, 그럼에도 항상 실망시키지 않는 디즈니의 많은 작품들처럼 디즈니의 색이 잘 드러나면서도 스토리를 끌고 가는 힘이 있네요. 정말 영화화하기 안성맞춤이 스토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음편 너무 궁금해서 얼른 구매하러 갑니다~

세상의 모든 답은 우주에 있다.

세상의 모든 답은 우주에 있다
사지 하루오 지음, 홍성민 옮김, 전국과학교사모임 감수 / 공명 / 2022년 4월

'세상의 모든 답은 우주에 있다' - 음....정말일까? 라는 호기심이 앞서는 제목이다.

지은이 사지 하루오는 이론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하고 천문대 대장, 일본의 NASA격인 JAXA 우주연시 편찬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며, 음악대학 객원교수이기도 하다는 이색적인 경력을 자랑한다. 음악에서 부터 천체 물리학 까지 두루 학문적 깊이가 있는 저자가 '세상의 모든 답은 우주에 있다'라고 하니 뭔가 이 작가만의 특색이 잘 드러나는 논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책의 감수를 맡은 전국 과학교사모임의 교사들은 책머리에서 일상에서 과학과 관련한 토론문화가 쉬이 만들어지지 않는 현상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생활과 밀접한 과학적 사실, 현상에 대한 폭넓은 토론에 대한 가치를 역설적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저자는 이 책을 교수와 학생의 대화 형식을 빌어 풀어가고 있다. 교수실을 찾아와 고민상담, 질문을 하는 학생들은 소소한 연애 고민에서부터 천체물리학 까지 다양한 질문을 한다.

여자친구와 싸운 김우주에게 인간관계와 양자역학의 원리를 끌어오는 기발함....그 기발함에 감탄했다.

'사람과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반드시 어떤 영향을 준다는거군요.' 라는 결론.

이 책은 어렵게 느껴지는 천체물리학 우주, 생명의 기원등에 관한 교양과학의 유쾌하고 훌륭한 입문서가 되어주는 책이다.

과학으로 생각하기

과학으로 생각하기 - 생각의 그릇을 키우는 42가지 과학 이야기
임두원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5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화제가 되었던 임두원 박사의 책, 과학으로 생각하기입니다.

요즈음 1인 방송 채널이 많아 지면서 과학 커뮤니케이터 혹은 과학 스토리텔러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긴것 같습니다. 말그대로 어려운 과학을 일반인이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과학의 대중화와 보편적 지식의 확대라는 순기능이 있는것 같습니다. 임두원 박사 역시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이미 인지도가 높은 과학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작가는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창으로서의 과학에 대해 아래와 같이 생각을 밝히고 있다.

'관점은 마치 창과도 같습니다. 우리가 창을 통해 밖을 내다보듯 관점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죠'

(중략) 물론 저는 과학이라는 창을 가장 좋아합니다.'

이 책은 일반적으로 많은 궁금해하고 가장 많이 받는 과학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4개의 챕터로 나뉘어서 각 챕터별로 큰 주제로 분류하여 세부 질문을 다루고 있는데, 챕터간 유기적 연결도 돋보이네요.

가장 마지막 챕터의 '존재의 비밀, 과학으로 상상하기'에서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대해 과학적 상상력을 더해 여러 질문에 답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우리는 어디서 왔을까?' 라는 꼭지를 소개해봅니다.

과학의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모든 과학이라는 세계의 정점에 있는 저자가 결국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과학적 질문에 대해 비록 과학적으로 우리가 답을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의식있는 존재로서 우리의 숙명' 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질문해야 한다는 철학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저자의 세계관과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