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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로 만든 정글 ㅣ 하늘파란상상 4
크리스티안 두다 글, 율리아 프리제 그림, 지영은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3년 4월
평점 :
예전과 다르게 핵가족화가 되면서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으로 부모는 부모대로 집안일과 돈 버느라 서로 얼굴 맞대고 이야기못하는 날들이 점점 많아지는것 같아요
특히나 초등생만 되어도 학교에서 돌아와 간식 챙겨먹고 학원 다녀오면 저녁이고 운동하는 아이들은 저녁에도 가야하니 집에 돌아오면 씻고 자는게 전부인 날이 많아요
큰 아이가 고학년이라 운동을 저녁에 가서 10시 무렵에 오다보니 낮에 잠깐 짬이 나지 않으면 아빠는
아이 얼굴 보기도 힘들죠
이 동화는 가족간 대화가 없어 외로운 아이의 모습을 다루고 있어요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텔레비젼 소리가 들리고 엄마 아빠의 목소리가 들려요
평소 이집에는 텔레비젼 소리만이 들리는데 이 소리마저 없다면 아마 아주 조용할거라고 하네요
아이가 말하는 식으로 전개되는 동화책이라 아이의 심리를 그려내고 있는데
어쩌면 텔레비젼을 중심으로 모여있는 우리 가족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건지도 모르겠어요
가끔 텔레비젼을 끄고 아이들과 이야기하거나 책을 읽다보면 서로 책 이야기도 하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나 친구들 이야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텔레비젼이 켜져 있으면 서로 아무소리 안하고
화면만 쳐다볼때도 많으니까요
아이의 방에는 신문지가 쌓여있어요
형편이 어려워 헌옷수거함에서 가져온 옷을 입고 가지고 놀 장난감이 없지만 아이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나중에 어른이 되면 돈을 쏟아내는 기계를 만들거야 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요
아이는 신문을 보며 재미있는 기사도 오리고 여행을 못가지만 신문지속에 있는 세상으로 늘 여행을 떠나곤 하는데 공룡과 놀기도 하고 소방차가 출동하기도 해요
하지만 곧 엄마의 사르륵 하는 소리가 들리면 자루속으로 신문지들이 빨려들어갑니다
벽에 붙어있는 기사도 사진도 모두 쓸어서 가져가 버려요
그리고 분리수거함에서 새로운 신문지들을 가져오는데 아이는 힘들게 오려서 붙이고 놀던 것을
엄마가 가져가시지만 아무렇지 않게 바라봅니다
뭔가 무덤덤한 듯한 시선으로요
그러던 어느날 신문에서 풀숲의 사냥꾼 사마귀 라는 글을 봐요
아이는 늘 심심하고 부모님과 놀수 없었기때문에 스스로 놀이를 만들곤 했는데
이번엔 사마귀가 되었어요
방은 사마귀가 사는 풀숲이 되고 나비와 먹잇감 그리고 숨을수있는 나뭇잎들도 충분하다 생각해요
여기는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신문지 정글이 된거예요
문득 들여다본 아빠는 아이가 이상하다 생각해요
여긴 방이라고 정글이 아니고 넌 사람이라고 하죠
하지만 아이는 여기는 사마귀가 사는 정글이고 난 사마귀라고 해요
아빠는 정신없다 하며 나가버리시지만 곧 아이의 놀이에 동참하게 돼요
아이와의 놀이에 발을 담그게 된 것이죠
무의미하고 아무런 대화도 없던 가족사이에 교감이 시작된 거예요
엄마는 그 순간 뭘 하고 계셨을까요?
의자에서 뿌리를 내리는 중이었어요.
텔레비젼과 돈이 없는 각박한 생활속에서 아이와 대화없이 보내던 이 가족에게
이젠 아이의 버팀목이 되고 아이와의 놀이에 동참하게 된 모습이 왠지 모르게
서로 할일만 하고 무늬만 가족인 많은 집들이 생각나게 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학원 다녀와서 밥을 먹고 나면 숙제에 공부에 지쳐 평일에는 제대로 쉴 시간도 없고
부모는 부모대로 일을 하고 돈을 버느라 지쳐서 집에 오면 그냥 씻고 자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점점 부모와 아이간에 교감이 오가지 않는 집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죠
같이 있는 시간에도 책이나 대화보다는 텔레비젼을 보느라 대화없이 모여있는 경우도 많구요
그렇다보니 아이들이 커갈수록 대화부족에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은것 같아요
아이와 짧은 시간을 같이 있어도 아이가 요즘 좋아하는 것은 뭔지 생각하고 있는 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
가벼운 대화라도 즐거운 놀이라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게 좋을것 같아요 .
사진과 함축된 짧은 글만으로도 현대사회 가족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는 것 같아 아이와 읽으면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