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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
히토쓰바시대학교 사회학부 가토 게이키 세미나 지음, 김혜영 옮김, 가토 게이키 감수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3월
평점 :
책 제목만 봤을 때에는 무슨 내용일까 궁금했는데, 일본대학생이 한일관계에 대해 쓴 책이라고 하니 꼭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된다니.. 받고 나서 보니 몇 년 전에 일본에서 나온 책이었고 이번에 한국에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2020년 히토쓰바시대학교의 사회학부에서 진행한 세미나에서 일본인 대학생들과 한국인 대학생이 나눈 이야기들과 각자가 공부한 한일역사에 대해 나오는 책인데, 한국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대학생이면 당연히 한국어학과 학생이겠거니 했는데 사회학부 학부생들이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고 그들이 위안부, 군함도, 일제강점기, 독도 등 한국에 대해 배운 것 들과 왜 일본은 한국과 사이가 안 좋은지 질문하고 답을 찾는 책이었다.
평소에 여러가지 이슈로 뉴스를 접하다보면 일본 사람들은 어느정도의 역사 교육을 받는지 궁금했는데 어느 정도 이해가 갔고, 그에 반해 이렇게 연구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대학생들이 있다는 것에 어느 정도 희망이 보였다. 어떤 구절에서는 사이다를 마신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p.29 하지만 '한반'이든 '친한'이든 일본인이 한국인과 역사 인식이 같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공통된 역사인식을 공유하지 않는 한, 한국인과 일본인이 허물없는 사이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아닐까.
p.50 이렇게 생각해보면 '사죄'와 '해결'이란 일시적인 사죄나 배상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계속해서 사죄의 뜻을 밝히고 '해결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자세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즉 '사죄'와 '해결'은 점이 아니라 선이다. 그러므로 사실과 법적 책임조차 충분히 인정하지 않고 있는 현재로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결코 해결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p.233 안타깝지만 일본 사회에는 연구 성과를 무시하고 역사 사실을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문제점을 깨닫는데에도 이 책을 활용해 주기를 바란다.
위안부, 군함도, 일제강점기, 독도에 대해 나도 좀 더 알게되었고, 일본사람들보다 더 무지했다는 것에 부끄러워졌다. 며칠 전 아이와 서울역에 갔다가 강우규 의사의 동상을 보고 누구인지 정확히 설명해 주지 못했는데 이 책에서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었다. 아이에게 다시 잘 설명해 주어야 겠다.
이 책이 21년에 일본에서 나왔을 때 어떤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또 얼마나 읽혔을지 궁금하다. 많은 책들 중에서 다시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출간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들었다. 3년이 지난 지금, 일본인들의 인식이 조금 더 나아졌을까 궁금하다. 이 책의 저자들은 지금은 다들 뭐하고 계신지도 궁금하다. 이 책이 많이 팔려서 저자들이 한국에서 북토크를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p.192 그는 일본의 역사와 차별에 대해 '일본인으로서 면목 없다'라고 사과하기보다 함께 차별에 맞서주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물론 무지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니 무지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단순히 일본인이 가해 역사를 반성하는데서 그친다면, 피해자의 존엄을 지키거나 차별을 없앨 수는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다.
p.212 피해자를 이해하는 행위에 끝이란 없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