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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하시 명언 일력 365 - 일본 국민 캘린더 한국어판 출간
타카하시서점 지음, 김나랑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10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함.

이맘때가 되면 새해에 쓸 다이어리나 캘린더를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올해 미처 이루지 못한 소망과 계획에 대한 아쉬움은 가는 해에 실어 보내고, 다가올 날들에 대한 기대로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 본다. 그런 와중에 만난 '타카하시 명언 일력 365'는 새해를 기다리는 마음을 한층 설레게 한다.
'타카하시 명언 일력 365'의 타카하시는 일본의 다이어리 브랜드다. 1939년 서적 유통업으로 출발해 오랫동안 수첩과 일기장, 달력을 만들어 온 곳이다. 이 일력의 바탕에는 1996년 작품 모집을 시작한 '수첩대상'이 있다. 일상에서 듣고 기록해 두고 싶었던 말과 그 사연을 모으는 공모전으로, 응모작 가운데 365편을 골라 일력에 싣는다. 가족이나 친구, 동료가 건넨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여는 문장이 되는 셈이다.
위인들의 묵직한 명언도 깊은 울림을 주지만, 이 일력의 매력은 평범한 사람들의 말에 담긴 다정함과 따뜻함에 있다. 가족과 친구, 이웃과 직장 동료, 때로는 우연히 마주친 사람이 건넨 말들이 한 장 한 장을 채운다. 우리 주변에서 들을 법한 이야기라 더욱 친근하고, 내 이야기처럼 느껴져 자연스레 공감하게 된다.
팍팍하고 고된 세상살이에도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위트와 온정은 마음을 환하게 밝혀 준다. 소소한 격려와 위로 속에서 일상의 행복을 새삼 발견하기도 한다. 특히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이 반짝이는 페이지가 많아 읽는 내내 웃고 감동했다. 그야말로 취향 저격! 월간지 '좋은생각'을 짧게 압축해 놓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
매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일터로 향하는 반복된 일상 속에서, 아침마다 일력을 한 장씩 넘기는 일이 작은 즐거움이 될 것 같다. 하루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웃음과 긍정의 비타민을 채워 주는 셈이다. 무심한 듯 쓱쓱 그린 삽화도 귀엽고, 짤막한 일본어 문장까지 곁들여져 있어 일본어 학습자에게는 더욱 반갑다.
마음이 한없이 뾰족해지고 화가 불끈 솟아오르는 날에도 한 장씩 읽다 보면, 들끓던 감정이 조금씩 가라앉고 마음에 온기가 돌 것 같다. 내년에는 일본어 원서로 사서 읽어 봐도 좋겠다. 이제는 주변에서 쉽게 보기 어려워진 일력이라 아날로그 특유의 정취도 반갑다. 어릴 적 매일 한 장씩 뜯어내던 얇은 종이 달력이 떠올라 잠시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한 번 읽고 버리기에는 매 장이 너무 아깝다는 것이다. 뜯어내는 재미도 좋지만, 넘겨 가며 두고두고 다시 볼 수 있는 스프링 제본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렇게 좋은 말들을 어떻게 버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