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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할 수 있게 되면 ㅣ I LOVE 그림책
잭 웡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7월
평점 :

한여름 무더위의 터널을 지나며 시원한 물속에 풍덩 빠져 시원함을 만끽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음은 물론, 각종 물놀이의 재미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수영은 다양한 운동 중에서도 꼭 추천하고 싶은 운동이다.
개인적으로 성인이 된 후 서핑과 스킨 스쿠버의 매력에 빠지게 돼 수영을 늦은 나이에 배운 편이다. 근무 시간을 피하다 보니 한정된 시간대밖에 선택지가 없어 항상 새벽에 분투해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2년여의 수영과 함께 한 시간은 나를 부지런한 새벽형 인간으로 환골탈태시켰고, 신세계로 인도했으며, 물에 대한 두려움도 설렘과 즐거움으로 바꿔 주었다.
물속은 호흡이 불편하고, 신체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지상과 다르다 보니 성인이 된 후에도 물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더욱이 어릴 적 물과 관련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극복하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그 두려움의 한 발짝 너머 자유로운 유영의 즐거움을 모른 채 살아가는 것만큼 아쉬운 건 없는 것 같다.
그 멋진 세계의 매력을 한 권의 그림책으로 담은 신간이 있어 소개해 본다. '수영을 할 수 있게 되면' 어떤 점이 좋을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차가울 텐데... 소독약 냄새도 별로고... 숨쉬기도 불편하잖아... 물에 빠지면 어떡하지? ... 나도 수영 잘할 수 있을까?
일단 물에 들어가기 전에는 오만가지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일렁이는 나무 꼭대기를 올려다보면서

물속에서 떼구루루 굴러갈 거야

끝내 우리는 해내고 말 거야.
수면을 바라보며 머뭇대던 첫 장면의 주인공이 첨벙첨벙 물장구를 치면서 물살을 가르는 마지막 장면에 참 흐뭇해진다. 인기 K드라마 못지 않게 잘 짜여진 엄마의 각본에도 피식 웃음이 난다. 가로로 줄곧 진행되다 세로로 구도를 바꾸거나 질감과 생동감이 넘치는 터치감도 인상적이다.
이 책은 '보스턴 글로브-혼 북 상’과 ‘캐나다 총독상’ 아동문학 부문 수상을 수상한 잭 웡의 데뷔작이다. 캐나다 이민자의 자녀로 자란 그가 수영을 시도한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일종의 도전이자 모험이었다.
차가운 물속에 뛰어들어야 하는 물리적 두려움 보다 백인들 사이에서 유색 인종인 그가 유년 시절에 느꼈을 심리적 압박이 훨씬 컸을 것이다.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통해 물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자신을 극복할 수 있는 도전 정신과 용기를 심어주고, 토닥토닥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작은 도전과 성공들이 쌓이다 보면 삶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견뎌내는 힘도 강해질 것이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 즉 자기효능감과 자존감도 쑥쑥 자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 같다.
영어 원서는 When you can swim으로 출간됐다. 번역서는 번역가의 언어적 감각이 무척 돋보여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재미를 흠뻑 느낄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두 권 모두 즐기면서 두 언어의 매력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