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페이지 영어 어원 365 - 언어학자와 떠나는 매혹적인 어원 인문학 여행, 202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김동섭 지음 / 현대지성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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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공부하면서 그 언어의 뿌리가 되는 역사와 문화를 함께 습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언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한 민족의 문화에 풍덩 빠지게 되면 좀 더 깊이 있고 넓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언어 학습도 훨씬 즐거워진다.

점으로 조각조각 분절된 단편적인 지식들이 선으로 연결되며 더 큰 그림으로 확장되는 것도 이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이다. 그래서 평소에 단어와 문법 공부 이외에도 배경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영미권이나 일본에 관한 도서도 챙겨 보고 있다.

1일 1페이 영어 어원 365는 어원 전문 언어학자 김동섭 님의 신작으로, 365개 영어 단어의 어원과 그에 얽힌 역사, 지리, 문학, 신화, 정치, 경제, 전쟁, 인물, 의학, 과학, 종교, 예술, 음식, 스포츠 등 다양한 이야기로 풀어내 하루에 하나씩 한 페이지 분량으로 소개한다. 순서 상관없이 휘리릭 넘기다 마음에 드는 곳부터 듬성듬성 읽어나가기도 좋다.


책 속의 흥미로운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신화와 관련된 'Smell of the lamp'는 무슨 뜻일까? 달변가가 아니었던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법률가이자 웅변가였던 데모스테네스는 끊임 없는 연습으로 단점을 극복했다. 항상 연설을 앞두고 철두철미하게 미리 연습하는 그를 보며 주위 사람들은 인위적인 연설밖에 할 줄 모른다며 비아냥댄다.

"몸에서 등유 냄새가 나는 걸 보니 문장깨나 고치며 밤잠도 못 잤나 보군"이라는 말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즉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라는 뜻으로 "This work smells of the lamp."라는 문장은 "이 작품은 퍽 공들인 것 같다."라는 의미다.


두 번째는 Knock on wood다. 영어권 사람들은 자기 자랑을 하다 아차 싶어 탁자를 손으로 툭툭 친다. 이 동작을 knock on wood라고 하는데 영국인들은 knock 대신 touch를 사용한다.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네메시스 같은 복수의 여신이 자신을 잡아갈 것 같은 불길한 기운을 날리기 위해서다. 즉, '부정 타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일종의 바람을 담은 행동이라 할 수 있다.

현대사 최대 비극으로 손꼽히는 히틀러의 Holocaust. 대학살로 알려진 홀로코스트는 600만 명의 유대인뿐만 아니라 집시, 슬라브족, 동성애자, 정치범까지 포함해 무려 1,1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리스어 holokauston에서 유래한 이 단어는 '완전히 불태우다'라는 의미로 이 대상은 제사에 바쳐진 희생물이다.




글래머와 그래머의 상관관계, 아즈텍족의 으뜸 과일 아보카도, 오스만제국과 신성로마제국의 전투에서 파생된 크루아상, 켈트족의 축제에서 비롯된 할로윈 등 흥미로운 어원 이야기가 가득하다. 정확한 의미를 모른 채 사용하던 많은 단어와 표현의 유래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문화적 배경지식을 확장할 수 있어 유익했다. 관련 파생어와 선정된 단어가 평소에 자주 접하는 일상적인 표현들이 많아 지인들과 대화할 때 소재로 사용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각 표현마다 일러스트가 한 점씩 삽입돼 있어 빽빽한 활자 속에 윤활유 역할을 해주며 이해를 돕는다. 단어를 좀 더 효율적으로 암기하고 싶은 학생이나 영어권 문화에 대한 상식을 쌓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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