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 사람다움이란 무엇인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구태환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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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철학과 사상이 집약된 '논어'는 수천 년의 세월 속에서도 퇴색되지 않고, 동양 고전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논어, 사람다움이란 무엇인가'는 동서양 철학 고전을 쉽고 입체적으로 읽도록 도와주는 안내서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시리즈 중 한 권으로, 한국 철학 사상연구회에서 기획하고 철학박사 구태환 님이 집필했다.

보통 4-5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때문에 책을 펼쳐 보기도 전에 마음의 부담이 장벽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공자의 주요 사상과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며 분량도 많지 않아 논어를 처음 읽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국내에서 다양한 버전으로 출간돼 선택의 폭이 넓기도 한 논어는 공자와 제자들의 언행록이다. 원문을 번역한 후 해설을 덧붙인 것과 저자의 의도와 주제에 맞게 편집된 것이 있는데 이 책은 후자의 형태를 취한다.

춘추전국시대의 시대적 배경, 공자의 출신, 온갖 고초를 겪으며 정치를 통해 혼란스러운 현실을 변화시키려 했던 주유천하, 학문 탐구와 후학 양성, 공자의 제자, 유학을 비판한 사상과 근대화를 거치는 과정에서 부침을 통한 유학의 위상 변화, 공자의 핵심 사상, 묵자·맹자·순자·한비자 등에 대해서도 간략히 다루고 있어 그 시대의 다양한 사상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논어를 통해 사람다움에 대해 고찰한다. 논어의 첫 편 '학이'의 첫 장에서 공자의 주요 사상을 엿볼 수 있는데, '학습, 벗, 군자'가 바로 그것이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은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않은가?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답지 않은가?(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溫, 不亦君子乎.) p.73



잘 배우기 위한 첫걸음은 나의 무지함을 아는 것이다. 학습에서 자주 언급되는 메타인지와 같은 개념이다. 배움을 통해 궁극적으로 성인의 경지에 오르는 것을 이상향으로 삼았다. 이는 단순히 많은 지식을 쌓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지적 수준은 물론 인격적인 성장에 방점을 찍는다.

더불어 벗과의 교우를 통해 즐거움을 알고, 뜻을 함께 하며 같은 길을 걷는 동행자를 통해 서로 성장을 돕는다. 나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 따끔히 비판하거나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삼았던 군자란 내적으로 인간에 대한 사랑인 '인'과 외적으로 그 사랑을 적절히 표현하는 형식인 '예'를 조화롭게 겸비한 인물이다. 썩은 나무에 조각을 할 수 없고, 더러운 흙으로 집을 지을 수 없듯, 형식 이전에 본 바탕을 바르게 갖추어야 하는데 이것이 '인'이며,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뜻한다.


번지가 인에 대해 묻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번지가) 앎에 대해서 묻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을 아는 것이다."(樊遲問仁. 子曰, 愛人. 問知. 子曰, 知人) p.134

'인'이 있어야만 사람이 될 수 있고, '인'은 곧 '사람의 씨앗'이라 비유한 표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늘도 뉴스에서는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사람을 도구로 삼은 다양한 사건·사고를 전한다. 국경 너머에선 자신의 국민을 앞세워 이웃 나라 사람들을 죽이기도 한다. 모두 '사람의 씨앗'이 없는 사람답지 못한 사람들의 전형이다.

논어는 아득한 2,500여 년 전의 가르침이며 시대상이 다르지만, 인간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는 시대를 초월해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인간성이 상실되는 현대 사회에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 진정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지 이 책을 통해 성찰해 볼 수 있었다.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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