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어원의 일본어 단어 - 2023 개정증보판
한창화 지음 / 좋은땅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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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은 유구한 역사를 함께 거쳐 오는 과정에서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이는 언어에서도 그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두 언어는 우랄알타이어족으로 같은 어족에 속하며, 어순이 같고, 한자를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와 같은 특성 덕분에 일본어는 우리가 친숙하게 배우기 쉬운 언어이기도 하다.

그동안 일본어를 배우면서 발음이 유사한 단어를 접할 때마다 그 유래가 항상 궁금했다. '우리말 어원의 일본어 단어'를 통해 우리말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는 일본어 단어 종류에 대해 알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 어원을 알면 확실히 암기하는 데도 도움이 돼 단어 암기로 고민하는 일본어 학습자라면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이 책의 특징은 우리말 어원의 일본어 단어 1,200단어를 JLPT(일본어 능력 시험)의 급수인 N5 ~ N1까지 수준별로 정리한 점이다. 이미지도 함께 실려 있어 단어를 좀 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좋다. 우리말이 일본어로 변할 때 종성 'ㄹ' 변화의 특성도 정리해둬 참고할 수 있다.



우리나라 고어나 방언에서 파생된 단어도 생각보다 많아 흥미로웠다. 특히, 일본어에 녹아 있는 고구려어의 흔적이 신기했다.

고대 한국어는 '신라어·가야어·백제어·고구려어' 네 가지인데, 학자들은 이 중에서 '가야어 - 백제어 - 고구려어' 순서로 일본에 전파됐다고 한다. 나라가 망할 때마다 그 유민들이 열도로 집단 이주하면서 일본인과 일본어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또 한반도에 남은 한국어는 신라어뿐이어서 일본어 속으로 스며든 가야어·백제어·고구려어의 원형을 찾아내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한다. 이 중 고구려는 우리의 고대국가의 하나인데, 고구려 말에 대하서는 자료가 거의 없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런데 일본어 수사(數詞)밀(密=三, みつ), 우츠(于次=五, いつ), 나는(難隱=七, なな), 덕(德=十, とお)과 동물 이름 우사삼(ウサギ, 토끼), 지형을 가리키는 탄(谷, たに)등이 있다. (p.199)



쉬어가는 곳 코너에 수록된 다양한 읽을거리도 일본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의성어와 의태어도 비슷비슷한 발음이 많아 참 헷갈리는데 자주 사용되는 표현을 따로 이미지와 함께 별첨해 두었다.


친숙한 일본어 단어 중 우리말에 어원을 두고 있는 단어를 몇 개 살펴보자.

相撲(すもう): 씨름 [서로 상(相)]

어원은 '씨름'

『씨름 > 씨모 > 쓰모 > すもう』

☞ '구름'이 구모(くも)로 바뀐 것과 유사하다.

[구름 > 구모 > くも]


鳥(とり): 새 [새 조(鳥)]

어원은 '닭'

『닭 > 달 > 다리 > 도리 > とり』

☞ 'とぶ(飛ぶ, 날다)도 'とり'에서 유래



저자는 '도리'가 우리말이기 때문에 '닭도리탕'을 '닭볶음탕'으로 굳이 순화해서 쓸 필요는 없다고 한다.

일본어를 공부하던 초반에 단어는 시험을 위해 일대일 대응식으로 외우기 급급했다. 시험이 끝난 후에는 금방 휘발돼 버려 힘들게 외운 노력이 참 아까웠는데, 우리말과 연관된 어원을 바탕으로 쉽게 설명해 줘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작년에 초판이 출간되고 올해 증보판을 찍는 사랑을 받았다. 다음에는 편집도 살짝 세련되게 업그레이드되면 더욱 만족스러울 것 같다.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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