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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미꽃체 손글씨 노트 - 손글씨를 인쇄된 폰트처럼, 개정증보판
최현미 지음 / 시원북스 / 2023년 6월
평점 :

인간 프린터기 '최현미 님의 미꽃체'에 반하다.
언젠가 SNS에서 처음 접하게 된 한 영상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매끄럽게 미끄러지는 펜은 반듯반듯한 가로획과 세로획을 차례로 엮어내며 마치 프린트기가 막 활자를 찍어낸 듯한 완벽한 필체를 흰 종이 위에 채웠다. 눈앞에서 보면서도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완성도였다. 이 땅에 태어나 줄곧 읽고 써오던 한글이 새삼 새롭게 느껴졌다. 불멍과 물멍만큼 좋은 게 금손으로 쓴 미꽃체 감상이었다.
좋은 책을 골라 읽고, 감상하면서 필사에도 꽤 열의를 가졌다. 그러면서 만년필과 잉크도 사 모으고, 인상 깊은 글귀를 펜으로 꾹꾹 눌러쓰며 마음에도 차곡차곡 담는 그 시간이 바쁜 일상 속에 큰 위안이 되었다. 필사 시간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줄 미꽃체를 익히기 위해 교본을 펼쳤다.
NEW 미꽃체 손글씨 노트의 특징
이 책은 2021년 출간한 ≪미꽃체 손글씨 노트≫의 '개정증보판'으로 예쁜 손글씨와 악필 교정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본문 구성은 미꽃체 기초, 중급, 고급, 응용의 4개 클래스가 제공되며 글씨 쓰기 팁과 연습 노트가 충분히 수록되어 있는 워크북이다.

친근한 입말글로 자세히 설명해줘 독학용, 선물용으로도 훌륭하다. 종이 재질이 두툼하고 고급스러워 촉이 뾰족한 만년필로 써도 뒤에 글자가 많이 비치거나 자국이 남지 않고, 180도로 굴곡없이 펼쳐지는 제본 방식도 마음에 든다. 추천 필기구 및 만년필 입문자를 위한 필수 정보와 펜 잡는 법, 자세 교정 등에 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손글씨의 매력 속으로!
역시 아직 연습이 많이 부족해 획이 곧지도, 글자의 비율도 조화롭지 못한 데다 평소 습관이 배어나 아쉽지만 어디 첫술에 배부를 수 있을랴! 잡념 스위치 꺼두고, 오직 한 가지에 몰두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참 좋다.

빠른 속도와 편리함을 추구하는 요즘 시대에 펜을 쥐고 느긋하게 한 글자씩 적어내려가는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시대를 역행하는 모습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누군가를 생각하며 편지지와 펜을 골라 정성 가득한 손글씨로 동이 트도록 편지를 쓰고, 새 공책을 펼쳐 막 깎은 새연필로 꾹꾹 눌러쓰며 글자를 배우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소환되는 손글씨는 단순히 쓰는 행위 그 이상의 가치가 느껴진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공병각체나 기주체 같은 필체가 늘 매력적으로 느껴졌는데,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듬뿍 담은 미꽃체로 내 필체도 좀 업그레이드 될 수 있길 바라 본다.
-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