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 대신 국내산 제철 식자재로 집밥해 먹기, 맵고 짜거나 첨가물 범벅인 가공식품 대신 유기농 자연식품으로 담백하게 먹기, 하루에 한 끼는 꼭 채식 챙겨 먹기! 참 힘들지만 가급적 고수하려는 나만의 밥상 원칙이다. 그런데 집밥의 고달픔 중 하나는 한 번 구입한 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해 모두 소진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고 자칫 게으름과 깜빡증 콤보로 외면이라도 당하면 어느새 생기를 잃어버려 섭취 불능 지경에 이른다. 게다가 매일매일 어떤 음식을 해먹으면 좋을지 밥 때만 되면 맴도는 물음표까지;;
이런 문제 해결과 저비용 고효율 집밥 실천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반가운 신간, 기적의 집밥책! 식비가 줄어드는 똑 소리 나는 식단 구성,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 건강 밥상, 160가지나 담은 풍부한 레시피로 16주 집밥 걱정은 일단 접어둬도 될 것 같다. 아이를 포함한 5인 가족인 저자는 무려 한 달 식비 40만 원으로 규모 있게 영양가 풍부한 식단을 책임지고 있는 주부 9단이다.
먹고 싶은 건 참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구입하거나 냉장고에 남아 있는 식재료가 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두 번 구입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참 반성하게 되는 대목이었다. 건강한 집밥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지출을 줄인 현명한 소비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저자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던 또 다른 점은 냉장고에 남은 재료를 체크해 기입해 둔 이른바 냉장고 지도와 한 주의 식단을 미리 계획해 두는 것이다.
가족의 건강과 먹거리를 담당하는 사령관이 아니고서야 이런 책임감과 성실함은 발휘되기 힘들 것 같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메뉴로, 단백질 메뉴 한 가지와 채소 반찬 두 가지, 국이나 찌개 포함, 채소 충분히, 과일 적당히, 건강한 지방 적당히, 어육류 자주, 단맛은 적게 반영하는 저자의 노력이 정말 대단하다.
일주일 예산은 10만 원 또는 1회 장보기 5만 원, 한 번 장 보기로 평일 5일간 활용하며 냉장고 비우기를 일주일 루틴으로 만들기! 딱 내가 실천하고 싶은 이상적인 내용을 가이드 해줘 정말 유용했다. 한살림, 초록마을, 마켓컬리 등 유기농 식재료를 살 수 있는 여러 온오프라인 마켓 비교 자료도 참고할 수 있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 음식이 자극적이지 않은 점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아침에는 주로 김밥, 샌드위치, 샐러드, 죽, 수프, 주스, 요거트 종류가 포진됐고, 저녁에는 든든히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는 메인 메뉴를 소개한다. 친숙한 한식을 중심으로 피자, 리조또, 파스타, 감바스알아히요, 스테이크와 같은 양식, 일품요리, 디저트까지 즐길 수 있는 식단이 정말 알차다. 실천하기 위해 요즘 냉장고를 파먹으며 일단 정리에 힘쓰고 있다. 덕분에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부족한 재료도 체크할 수 있었다. 계획적이고 알뜰한 소비 계획과 똑 소리 나는 식단 구성으로 건강을 챙기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