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토론의 힘 생각의 격 - 교양인을 위한 70가지 시사이슈 찬반토론
허원순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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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선뜻 실행력이 따라주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신문 읽기'다. 학창 시절만 해도 의무적으로 사설을 스크랩해 읽어보고 생각을 쥐어짜 몇 자 적어보기라도 했지만 성인이 된 후에는 자발적으로 신문을 펼쳐든 기억이 거의 없다. 사회적으로 시끌벅적한 묵직한 이슈들을 건조하고 딱딱한 문체로 읽어나가는 과정이 그리 유쾌하지도 즐겁지도 않다. 뿐만 아니라 신문보다 재밌는 것들이 넘쳐나는 시대이다 보니 등한 시 하게 되는 게 사실이다.

주요 이슈야 새털처럼 가벼운 요약본 인터넷 기사로 대충 훑고 갑론을박 서로 물어뜯는 댓글 스캔까지 마치면 나도 어느 줄에 서야 할지 대충 감이 온다. 근데 최근에는 그런 댓글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다 보면 요즘의 대세가 참 위험천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자신과 다른 의견에 서슬 퍼런 날을 세워 비방하고 조소하며 깎아내리는 신기술에 가히 혀를 내두를 지경이고, 내세우는 근거도 어찌나 편협하고 빈약한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승자 없는 진흙탕 싸움이다. 대선 토론이든, 국회 청문회든 나름 대한민국의 교양인이자 지식인이란 사람들이 주고받는 대화 역시 크게 다를 바가 없어 참 안타깝다.

이 책이 더 많은 젊은이들, 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3불(不)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 3불은 불안, 불만, 불신을 말한다. 복잡하고 급박하게 빚어지는 현실과 현상을 제대로 이해 못 하니 불안하고, 앞뒤 좌우 전후의 맥락을 모르니 늘 불만에 가득 차게 되고, 기초 지식도 충분치 않는 데 공부조차 않으니 정부든 언론이든 모두 불신의 대상이 돼버리는 것이다.

서문 중 p.10-11

책을 펼쳐 드니 서문의 이 글귀가 참 마음에 와닿았다. 이게 사실 지금 우리의 현주소가 아닌가. 사유하지 않는 천박함이 모든 악의 근원이란 말처럼 알고자 하는 노력도 마음가짐도 부족한 채 자기 안에 갇혀 늘 불안하고 불평하고, 불신만 가득했던 건 아닌지. 안개로 뒤덮인 시야를 조금이나마 트일 수 있도록 돕고, 나와 다른 생각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는 데 도움이 될 '토론의 힘 생각의 격'

본 도서에서는 1부 가치의 충돌 - 다양한 가치가 부딪치는 사회,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2부 경쟁과 규제 - 시장 개입, 어디까지 용인되나?, 3부 고용과 노동 -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까?, 4부 성장과 복지 - 성장, 복지, 분배, 격차 해소의 정답은 무엇일까?로 큰 카테고리를 나누고, 한국경제신문에서 대부분 사설로 다룬 사회적 논쟁거리 및 경제 담론 주제 70가지를 실었다. 각 주제에는 찬반양론의 형식으로 대립되는 두 의견을 제시한 후 논쟁의 포인트를 짚고 독자의 사고력을 신장할 수 있는 종합적 의견까지 제시한다.

아무리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 해도 카카오 먹통 사고, 지하철 적자와 노인 무임승차, 일반 도로 최고 킬로미터 제한, 이태원 참사로 제기된 국가 무한 책임론, 선거 공약 문제, 최저 임금 인상, 대체공휴일 확대, 주 4일 근로제 도입 가능 여부 등 생활밀착형 주제들이 많아 몰입감 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난민 수용 문제, 안락사, 촉법소년 연령 하향, 여성가족부 폐지, 수술실 CCTV 설치, 인구 감소 문제, 주택 공급, 청년 도약 준비금 지원 등 흥미로운 다양한 주제들도 많이 실려 있어 본문을 읽기 전 문제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본 후 논리 전개 방식에 대해 배울 수 있다. 또한, 어떤 주제든 다른 견해라 할지라도 그 속에서 지식을 습득하거나 의견을 개진해 가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알 수 있어 유용했다.

방대한 양의 신문을 매일 챙겨 읽기 힘들다면 이런 양서를 통해 종합적 시사 상식을 쌓고 사고의 외연을 넓히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더불어 다른 의견에 귀를 기울여 성숙한 토론 자세도 배울 수 있어 금상첨화다. 자신의 철학과 중심을 지키며 시류에 따라 부화뇌동하지 않는 내면의 힘! 결국은 폭넓은 지식 + 유연한 사고력의 힘이다. 다양한 주제를 통해 문제의 본질을 꿰뚫기 위해 다각도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싶은 독자에게 적극 추천한다.

-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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