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그림책 수업 - 원고 한 편이 완성되는 금요일의 기적
채인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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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자주 그림책을 찾아서 읽는다. 그림책이 아이들의 전유물이라는 낡은 인식의 전환을 맞은 계기는 10여 년 전 한 유기견의 관점에서 쓰인 그림책을 만나면서부터였다. 어른이 읽어도 따뜻한 감동과 묵직한 메시지를 느낄 수 있어 그때부터 좋은 그림책을 참 많이도 찾아 읽었다. 더욱이 외국어에 심취해 공부하면서부터는 국내보다 그림책 시장이 훨씬 넓은 영미권과 일본의 그림책을 접하며 외국어와 작품성 있는 문학 작품,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그림책에 점점 빠져들다 보니 이제 읽는 독자에서 쓰는 작가로 관심이 옮겨졌다. 그림책 작가들이나 그림책 집필 안내서 관련 도서를 찾아 읽다, 국내 대표적인 그림책 작가이자 후학 양성으로도 힘쓰고 계시는 채인선 선생님의 신간을 만날 수 있었다.

도서는 저자가 다년간 그림책 글쓰기 워크숍에서 진행했던 '일주일 그림책 수업'의 내용을 글로 엮어 그림책 작가를 꿈꾸는 예비 작가들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준다. 첫째 날부터 다섯째 날로 촘촘히 밀도 있게 구성돼 있는데, 그림책 글쓰기에 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을 다룬다. 그림책의 요건과 정의, 픽션 그림책의 내력과 종류, 중심 내용, 주제, 이야기의 효능, 플롯, 구조, 문체, 주인공의 요건, 이야기의 유형, 시점, 글과 그림의 상보성, 그림책 쓰기의 최종 기술, 원고 제출과 계약, 그림책이 완성되는 과정과 같은 이론 수업 및 실제 계약 체결 방법과 이야깃거리를 모으는 방법, 비평의 안목 기르기, 서두 시작 방법, 중반의 지루함을 날리는 장치, 문장과 단락 쓰기, 결말 맺는 방법 등 실제 습작을 해보며 예비 작가들이 겪을 만한 고충에 대한 세세한 꿀팁과 자상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글쓰기에 관한 유용한 지식적인 면도 흡수할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그림책에 대한 저자의 철학과 애정을 충만히 느낄 수 있었던 점이다. 또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제시된 작품성 높은 그림책의 예시를 보며 좋은 작품을 많이 접할 수 있어 행복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실려 있는 책에 소개된 그림책과 저자의 저서 그리고 참고 서적도 틈틈이 시간 될 때마다 찾아서 펼쳐보고 싶다.

가 어릴 때만 해도 대부분의 그림책은 착한 사람은 보상을 받고, 죄를 지은 사람은 벌을 받는 이른바 권선징악이 뚜렷한 천편일률적인 내용이 많았다. 늘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선과 악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단순 논리에 길들여져 있었던 점이 늘 아쉬웠는데, 요즘 신간 그림책을 보면 외국은 물론 국내 작가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창의력, 새로운 관점에 감탄이 터질 때가 많다. 이 도서는 그런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며 그림책을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만드는 매력을 듬뿍 담고 있다. 저자가 그림책을 사랑하는 만큼이나 두툼하고 견실히 양적, 질적 내용을 만족스럽게 담고 있는 이 도서를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 곁에 꽂아놓고, 자주 읽어보며 언젠가 내 이름으로 출간될 그림책도 꿈꿔 본다.

-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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