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스페셜 에디션 - 영혼의 시 100선이 추가된,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헤르만 헤세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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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버둥거린다.

그 알은 새의 세계다.

알에서 빠져나오려면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의 곁으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라 한다.

p.161, 데미안

자각이 없는 한 그것은 나무나 돌이나 사고력이 없는 동물에 지나지 않아.

인식의 불꽃이 튀어야 비로소 인간이 되는 거야.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두 발 달린 것들이 몸을 꼿꼿하게 펴고 걷는다는 점과

열 달 만에 태어났다는 점, 그 두 가지 조건만을 갖추었다고 해서 인간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p.184, 피스토리우스

주인공 싱클레어는 제1세계로 대변되는 밝고 희망적이며 평화와 질서, 안녕, 의무, 양심, 관용과 사랑이 충만한 상류 사회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가끔씩 더럽고, 무섭고, 추악하며, 불안과 강압, 양심의 가책을 수반하며 어둠으로 대변되는 제2의 세계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만다. 관계를 맺을 때 좀 더 우위에 서거나 자신의 실수를 무마하기 위해 혹은 기존 질서에 대한 회의감이 내면에서 움틀 때,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일 때 등 유혹의 손길은 도처에 널려있다. 전적으로 선의 세계에 속하는 그의 부모가 믿음으로 인도하는 길을 따라 선해지려 노력하지만, 내면에서 꿈틀대는 금지된 욕망을 억누를 수 없다. 에밀 싱클레어는 자신이 '빛의 세계'에 속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느끼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배웠지만, 여전히 스스로 만족할 만한 답을 찾지 못한다. 이 격렬한 내적 갈등은 책의 주요 주제와 닿아 있으며,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 스스로 탐구해 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어린 싱클레어가 크로머에게 작은 약점을 잡혀 악의 구렁텅이에서 마수가 그의 목을 조르거나 쾌락을 탐닉해 자책감에 빠져 번뇌와 깨달음을 반복하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 누구든 자신의 유년 시절이 투영됐을 것이다. 순탄치 않은 인생의 여정을 걸어가며 데미안이나 피스토리우스 같은 정신적 멘토를 만나 감화되고, 지적, 의식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모습을 통해 독자 역시 공감하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안온한 자신의 세계를 깨고, 더 넓은 세계로 비상할 준비를 할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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