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테이블 - 지나가는 마음들
김종관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영화 더 테이블을 통해서 관계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는 시간이 되었다. 영화의 여운이 아직까지도 남은 지금 내게 가장 기억하게 한 것은 바로 수많은 사람들과의 이어지는 인연이었다. 그것은 헤어진 연인과의 이야기, 오랜만에 만난 각자의 이야기, 새로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결혼식의 가짜 하객으로 참여하는 사람에게 의뢰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 이렇게 4가지의 축으로 해서 진행되는 이야기의 얼개는 우리가 바로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만남은 이별을 통해서 이루어지기도 하고, 새로운 만남을 이어지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의 삶은 회자정리라는 관계라는 요소에 의해 얽히고 그렇게 반복됨을 알려 주는 것이다.

 

 특히나 제일 인상이 깊었던 내용은 한예리가 주연했던 은희라는 배역이 지닌 인물의 상징성이었다. 은희는 숙자라는 사람과 함께 결혼사기를 통해 한몫 단단히 챙기는 어쩌면 4개의 에피소드에서도 가장 나쁜 역할을 담당하는 역할의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오후 5시라는 시간적 배경이 빛이 발하기에 가장 좋은 배경을 갖춰 두 인물 간에 이뤄진 대화에서 우리는 짧게나마 은희는 실제 결혼하고자 하는 사람을 점점 좋아하게 되어 그 사람을 좋다는 생각을 하게끔 해 주는 것이다. 그것이 거짓이라는 이름으로 점철된 그의 삶에서 한가닥 희망을 새롭게 발견해낸 일은 아닌가 반추하게 된다. 거짓으로 삶을 자신까지도 속이면서 사기를 벌이는 그들에게는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하겠다니 어쩌면 참 어이가 없는 일로 밖에 치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은희라는 그 사람에게도 하나의 진실됨을 가지고 있다는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을 자연스럽게 책에서도 행간 내에 읽어낼 수 있었다.

 영화에서도 그렇지만, 책 안에서도 주인공은 하나같이 여성이라는 인물군에서 진행되어 가는 점이 특이하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많은 책들도 있지만 서로의 입장에서 남자와 여자 어떤 우위에 서 있는 입장이 아니라 균등한 입장에서 서로 간에 대화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 아주 돋보인 점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오전 11시, 오후 2시 30분, 오후 5시, 오후 9시  각각의 시간은 서로의 4개의 에피소드가 가장 이야기들이 관계라는 빛을 발휘하는 좋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우리는 관계라는 분명한 길 속에서도 어떤 날에는 다양한 고민과 생각으로 엇갈림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게 만들게 된다. 그것은 선택이라는 답지가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두 개 안에서 택해야 하는 우리의 인생과도 닮아 보인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렇게 <더 테이블>은 우리에게는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을 기억하게 만들고, 솔직한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 사랑한다고 솔직하게 만드는 그러한 공간이 바로 테이블이라는 우리가 앉은 자리일 것이다. 나에게 지금 잘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 이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다면 바로 그 사람에게 따뜻한 말로 그 사람을 만나는 길이다. 그런 점에서 <더 테이블>은 관계를 깊게 반영해 주는 솔직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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