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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짧은 소련사 - 러시아혁명부터 페레스트로이카까지, 순식간에 사라진 사회주의 실험의 역사적 현장
실라 피츠패트릭 지음, 안종희 옮김, 허승철 감수 / 롤러코스터 / 2023년 9월
평점 :
소련은, 아니 러시아는 ‘1917년 러시아 혁명’이란 이름으로 내 삶에 크고 굵은 획을 그은 국가이다. <아주 짧은 소련사>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내가 그동안 소련을 러시아와 거의 동일시하고 무척 긴 시간을 인류와 함께했던 국가로 느껴왔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었다. 이 책을 내가 어디에서 보았냐면, 중학교 2학년 교실이다. 어떤 학생이 책상 위에 올려 놓은 책이었다. 눈을 의심하고 내 느낌을 의심했다. 다 읽었다면서 선뜻 빌려주었다. 러시아, 러시아 역사에 끌렸다나. 자기가 읽던 책을 빌려준 중학생은 처음이다. 눈에 띄는 책을 읽고 있으면, “내게 빌려주면 안 될까?”라고 물으면 어물거리거나 ‘예’라고 답한 후에는 더 이상 학교에 가져오지 않은 학생이 몇 있었다. 다른 사람 손타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나이 탓이겠는데, 러시아 역사에 관심이 있어서 직접 구매해서 읽었다는 그 학생은 사회주의 소련의 공유 관념 유전자가 있었을까, 선뜻 빌려주었고, 나는 오래 읽었다. 돌려주면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도서상품권 2장을 내밀었다.
159쪽, 미국인들이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한 날을 기억하듯이 소련 시민들은 자신이 어디에서 스탈린 사망 소식을 들었는지 항상 기억할 것이다.
위 문장은 5장 ‘집단지도체제’에서 흐루쇼프까지, 첫 문장이다.
위 문장을 읽고 나는 김일성 주석의 사망 소식을 어디에서 들었는지 내가 항상 기억하고 있음을 떠올렸다. 1994년 7월 8일, 나는 열대야를 겨우 보내는 중, 점심 설거지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 후덥지근한 열기, 환한 여름 낮, 그리고 최악의 여름 밤을 보내면서 기진맥진하다가 8월 15일 지나면서 생기를 찾기 시작했다.
세계 시민들은 많은 악행을 저지른 소련의 붕괴를 기뻐했다. 일부 사람들은 적어도 소련이사회주의를 위한 역사적 시도였다고 평가하며 애석해했다. 하지만 소련에서 태어난 많은 러시아인에게 역사적 서사는 달랐다. 러시아는 후진국에서 벗어나 20세기에 기적적인 위상을 차지했다. 러시아는 처음으로 세계가 사회주의를 지향하도록 이끌었고, 나중에는 초강대국이 되었다. 그 뒤 세계의 존경과 차르 체제로부터 물려받은 제국과 함께 모든 것이 불명확한 이유로 갑자기 사라졌다. 설상가상으로 서방은 199년대의 짧은 휴지기 이후 냉전 시기의 적대적 초강대국일 때와 똑같은 정도의 적개감으로 러시아를 대했다. 이것은 러시아의 눈으로 보기에 외국인 혐오증이나 다름 없었다. (예전에는 그들은 우리가 공산주의라자라서 미워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공산주의를 포기한 뒤에도 여전히 미워한다.)
소련의 향후 복원과 관련하여 푸틴은 다음과 같은 경구로 일축했다. “소련의 붕괴를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심장이 없고, 그것을 복원하려 하는 사람은 머리가 없다.” 하지만 미래가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머리가 있는 지도자(푸틴 같은 사람?)는 비록 ‘완전한 회복’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잃어버린 것의 일부를 회복하는 방법을 찾을지도 모른다. 푸틴은 2020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왜 러시아와 분리되어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탈산업화’ 피해를 입어야 하는가? ‘우리는 같은 민족으로서’ 언제 글로벌 주자로 함께 다시 뛸 수 있을까?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가까운 미래에는 그런 일이 실현될 가능성이 극히 낮아졌지만 이것이 헛된 말이 아니었음을 보여주었다. 소련의 유령은 소련 자체만큼이나 빠르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레닌에서부터 고르바초프까지 소비에트 지도자에게 영감을 주었던 역사적 사명 의식은 회복 불가능해졌다. 학교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배운 훌륭한 소련 시민으로서 푸틴은 한때 역사적 합법칙성을 확고하게 믿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믿지 않는다. 1989~91년에 발생한 비상사태는 억누를 수 없는 결정적인 힘을 본 이후로 그는 달라졌다. 그는 2000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알다시피, 불가능하고 믿기 힘든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쾅! 소련에서 일어난 일을 보세요. 소련이 그렇게 간단히 붕괴할 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
<결론> 장을 두 번 읽었다. 실라 피츠패트릭의 책을 곧 읽을 예정이다. 훌륭한 옮긴이, 안종희 님에게 감사 인사를 보낸다.